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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파리에서 일 저지른 한국 젊은이들, 한불문화교류협회, ‘코끼리 Co : Qui 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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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광장편집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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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문화 교류 협회, ‘코끼리 Co : Qui Rit’, 이 단체의 이름을 들으면 저 멀리서 느릿느릿 조심스럽게 걸어오는 한 두 마리의 코끼리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곧 그 한 마리 뒤에 수 십 수 백 마리의 코끼리 떼가 쿵쿵 땅을 흔들며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이제 막 시작하는 이 단체에게 앞으로 어떤 무리의 사람들이 함께 길을 걸을까. 이 과감하고 도전적인 젊은이들은 협회를 설립하자 마자, 2016년 9월 파리 센강 선상 배에서 한국 인디밴드 공연을 개최했다. 한국인, 프랑스인, 외국인 관객들이 함께 한 가운데 열기 가득한 공연을 성공리에 치루었고, 지금은 6월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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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대표인 장가람 씨와 전시 기획을 담당하는 김지영 씨, 김은정 씨를 만나 ‘코끼리 CO : Qui Rit’ 협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코끼리 “Co : Qui Rit’’ 협회에 대해 소개 좀 해주세요.


코끼리 “Co : Qui Rit “는 2015년에 설립된 비영리 협회로, 한국과 프랑스간의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패션, 예술, 건축, 문화를 공부하러 온 이들이 많이 있는데요, 협회의 특징이라면 예술가들로 이루어져 있지만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파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한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함께 모이는 문화예술의 구심점이 되고자 합니다.


-작년에 첫 행사로 콘서트를 개최했다고 들었어요.


2015년에 등록을 마치고 2016 년 9 월에 첫 콘서트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 한국의 인디 음악가를 초청해, 센느 강 위 배에서 콘서트를 열었어요. 부산을 대표하는 음악가 김일두와 « 유발이의 소풍 »으로 유명한 유발이, 이 두 뮤지션이 다양한 관객과 함께한 3시간은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에랄라미엔 배 위에서 한국 인디 음악이 울려 퍼졌는데요, 한국인뿐만 아니라 프랑스, 일본, 중국 관객들이 한 자리에서 어울리며 공간을 가득 채웠어요. 협회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첫 프로젝트로 전시를 할 생각이었는데, 다양한 관객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가까이 소통하고 싶었기에, 콘서트를 먼저 기획했습니다.


-협회를 설립한 어떤 계기가 있었다면요 


저는(장가람 대표) 한국에서 조소를 전공했었는데요 작가로 살아간다는건 돈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게 젊은 예술가들의 발목을 잡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프랑스에서는 외국 작가들이 느끼는 언어 장벽도 있을테고요. 어떻게 해야될지 몰랐어요. 그런 부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파리 3대학 재학시 졸업 과제가 돈없이 문화 행사를 여는것이었어요. 그때 프랑스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무사히 마치면서 좋은 작품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데에 자본이 반드시 필요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예를 들면 친구가 스타쥬하는 갤러리에서 어떤 시기에는 무료로 대여를 해주더라고요, 물론 거기에는 여러 조건들과 제약들이 따르지만요, 우리가 좀 더 바쁘게 열심히 뛴다면 지원과 후원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곳이 프랑스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동안 항상 고민해왔던 문화 예술 기획에 대한 금전적인 문제를 내려놓게 되면서 희망을 가지게 되었어요. 마침 그때 문화 예술 공부를 하고 있는 한국 친구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의 젊은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응원하고 파리에서 그들을 알리자 싶었죠. 이곳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 재능 있는 작가들이 실제적으로 작품을 소개할 장을 만들고,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만나 대화하며 자기 분야를 확장시킬 수 있기를 기대했어요. 또한 함께 하면 더 재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우선이었어요.



'중요한 것은 함께 한다는 것’ 


그렇게 협회를 설립했는데요, 중요한 것은 함께 한다는 겁니다. 협회에 참여할 사람들을 위해 첫 회의를 열었을때, 각각 다른 분야에서 공부나 작업하는 사람들이 열 명 남짓 모였어요.


-협회 이름이 재미있어요. Co : Qui Rit 라는 불어 표기 발음이 한국 발음으로 ‘코끼리’에요.


협회의 이름은 ‘함께’라는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 접두사 ‘co’에 한국어의 ‘끼리’를 덧붙였어요. Qui rit는 ‘웃다(rire)’라는 뜻의 불어 동사를 활용해 ‘함께 웃는 사람’이라는 뜻도 됩니다. 코끼리가 공동체 생활을 하는 동물이라는 것도 연상했어요. 앞으로 진행할 프로젝트의 내용은 무겁게 담되, 이름은 누구나 기억할 만큼 가볍고 친근한 느낌이길 원했어요.  


-임원들 소개 좀 해주세요.


임원은 없어요. 프로젝트에 따라 기획팀이 꾸려지고 있고요, 변치 않은 사람은 저희 장가람 대표님이시고요. 만약 누군가 콘서트 기획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지원할 수 있는 다른 회원들이 함께 모여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구체적인 진행을 맡아요. 


-그럼 회원들이겠네요. 그들은 어떤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요?


문화예술 기획, 사진, 무대미술, 커뮤니케이션, 음향 전공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작년 공연때는 영상하는 친구들이 도와주었고요, 영화 공부하는 이들도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이들이 있어서, 각자 흩어져서 살고 있다가 필요한 때에 모이는거죠. 그리고 회원이 아니더라도, 회원들 친구들이 행사때 도움을 주었어요. 그런데 우리는 회원수를 늘리는데 의미를 두고 있기 보다는 본인이 우리와 함께 했을때 자신이 가진 재능과 역할을 드러낼수 있었으면 해요. 재능있고 훌륭한 친구들이 많은데 프랑스 사회에서 그것을 내보일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코끼리라는 단체를 통해서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을 계획하거나, 권한을 가지고 자유롭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누고 싶어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면 역할 분담이 확실히 되겠어요. 당연히 좋은 점밖에 없을 것 같은데, 혹시 그래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요. 


처음에는 친구나 지인이 대다수여서 서로 대화가 잘 통하리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다 보니깐 이 친구들이 조그마한 실수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뒤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앞에서 이런 과정들이 있었다고 공유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어요. 저는(장가람 대표) 각자의 경험들을 공유할 장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 안되었어요. 내부적인 소통으로 받을수 있는 피드백이 생각보다 많이 없구나 싶었어요. 다들 성인이고 대화는 통할지 모르지만 거기에 대한 가치판단은 다르니까요. 이야기가 잘 되고 서로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지나고 보니 ‘그때 그런건 섭섭했다더라’ 라는 이야기가 나오곤 해요. 협회라는게 만드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그게 단순히 돈 때문만이 아닌 관계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단기적으로 보지 않고, 한 행사를 통해서 다음 행사까지 잘 이어갈수 있게 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6월 전시 준비 중


지난 해 콘서트를 마치고, ‘코끼리 Co : Qui Rit’ 는 현재 첫 전시를 준비 중인데, 예술기획을 전공한 김지영씨와 김은정씨가 전시기획을 맡고 있다. 전시는 < 도시 몽타쥬 - Montage citadin >이란 제목으로, 6 월 3일부터 13 일까지 파리 15구에 있는 퐁데자르 갤러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프랑스, 대만, 한국 출신 작가 전시로, 폴 베르티에, 임정현, 윤민석, 바오산 리가 참여하는 기획전이다. 사진, 영상, 회화 등 다양한 시각 매체를 통해 젊은 작가들이 ‘’도시’’라는 공간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다양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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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 기획을 맡은 김지영 씨는 코끼리의 전시가 단순히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 서비스나 봉사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기 보다 전문성을 가진 예술기획팀의 독립 프로젝트로 인식되길 원하고 이번 전시를 통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한다. 


-그럼 뭔가 특별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나요? 


‘코끼리 Co : Qui Rit에서 하는 전시는 뭔가 특별한게 있어.’ 하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어떠한 방법으로 작품을 보여줄 건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프랑스에서 예술기획을 전공하면서 느낀 것은 예술기획은 단순히 학문, 상업, 혹은 운영체계 중 하나의 방식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거예요. 작가와 작품을 감성적, 이성적으로 잘 이해하는 동시에 예술가들의 의도가 효과적으로 잘 전달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부적인 조건들, 즉 재정확보, 인원관리,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활용 등 다른 많은 분야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일이더라고요. 작품들을 좀 더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슷한 주제로,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과 함께 전시를 하면, 작가들끼리도 서로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번 전시에선 ‘도시’를 주제로 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작가들마다 다르더라고요, 그것들을 잘 묶어내려고 하고 있어요. 


-협회 문은 무엇을 전공을 했건 열려있겠어요. 

   

네. 마케팅, 회계, 웹디자인, 통번역 하시는 분도 필요합니다. 전공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요. 재능기부 혹은 전공 분야의 실력을 열심히 갈고 닦았는데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는가 하는 분들은 환영해요. 지금 회원들이 열정적으로 일을 해주셔서 참 감사한데 봉사라는, 그러니깐 도와준다는 개념 보다는 자신이 무언가 해 보고 싶다 하는 마음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저희가 부담이 돼요. 건네줄 수 있는게 없으니까요. 또 도움이 필요해서 요청을 드렸는데 어떤 분들은 감사하게도 그건 잊으시고 자신의 일처럼 해주신 분들도 계세요.   

그와중에 전시 기획을 하는 김은정 씨가 ‘‘코끼리에게 코가 끼었다’’고 해서 좌중은 웃음 바다가 되었다. 


-김은정 씨는 어떻게 코끼리 협회 일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우연히 장가람 대표를 만나서 협회 일 제안을 받았는데 그때는 입시를 준비를 하고 있던 차라 생각해보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작년에 문화기획 석사과정에 입학하면서 협회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사실 파리가 새로운 곳이라 무엇을 하고 싶어도 능력의 한계 때문에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여기서 공부하고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협업을 하게 되면 여기 환경도 알수 있겠고, 또 내가 무엇을 할수 있는지 파악이 될 것 같았어요.


장가람 대표는 회원들이 일을 잘할수 있게 하기 위해 협회의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하고자 한다. 장 대표는 파리한국영화제 파트너쉽 담당자가 되었다. 올 가을에 한국 인디 음악가 콘서트를 파리한국영화제와 연계하여 다시 열어 볼 계획이 있다. 첫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정 문제를 경험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협회의 처음 뜻대로, 수익성에 목적을 두지 않고, 꾸준히 긍정적인 에너지의 발산을 추구하고자 한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오직 동기와 생각으로 하나 된 모임. 미술, 영상, 음악 등, 장르와 국경을 초월한 아티스트들과의 만남을 꿈꾼다. 그러면서 방랑할지라도, 함께 발전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공유해 나갈 것이다. ‘코끼리’라는 이름처럼, 공동체 안에서 생각을 나누고 그것을 하나씩 실현하는 것이 목표이다. 마지막으로, 장가람 대표는 «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고, 미흡한 부분들에 대해 충고나 조언들을 많이 해주면 좋겠고, 질책도, 응원도 많이 해주시길 바래요. 젊은이들의 열정 혹은 광기, 풋풋함을 함께 즐기면 좋겠어요.»란 말을 덧붙였다. 


예술과 문화는 홀로 외롭게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 코끼리가 그렇듯 함께 웃으면서 걷다 보면, 길을 만들고 흔적을 남기게 될 것이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누구나 '코끼리 Co : Qui Rit'가 될 수 있다.


<파리광장편집부>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3-01-20 18:13:12 인터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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