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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람의 옷’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를 만나다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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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광장편집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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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원, 이영희 한복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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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  한복전에서 인삿말중인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가 지은 옷을 일컬어 일명 ‘바람의 옷’ 이라고 한다. 이 말은 지난 1993년 파리 패션쇼에서 이영희 작품을 처음 본 프랑스 기자, ‘르몽드(Le Monde)’지 수석기자에 의해 ‘명명’된 것이라 한다. 이 행사 이후 탄생한 ‘바람의 옷’은 이영희의 대표작으로, 한국패션이 프랑스와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23여 년이 흐른 오늘,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 한복 디자이너일 뿐만 아니라.한복의 모던화와 세계화를 주도해온 인물이자, 일명 ‘K-패션(K-Fashion’)으로 요약된 동시대 한국패션의 세계화 속 선두주자 중 한사람으로 평가될 수 있다. 

패션 디자이너 이영희는 1936년 생으로,한국 전통의상을 ‘기모노 꼬레’가 아닌 ‘한복’ 이라는 고유단어로 세계에처음 알린 인물이다. 1976년 ‘이영희 한국 의상’을 개업한 이후, 지난 40여년간 한복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위해 매진해오고 있다. 1993년 한국 디자이너로 최초로 파리 쁘레따 뽀르떼(Pret-A-Porter)*에 참여하였으며, 2004년 뉴욕 맨허튼에 한복 박물관 개장, 2007년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한복 12벌 영구 전시, 2008년 구글 ‘세계 60인 아티스트에 선정,2010년에는 한복 최초로 파리 오뜨 꾸뛰르 무대에 오르는 등 한복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디자이너이다.


그리고 지난 7월 4일 (2016년) (월)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Centre Culturel Coréen (원장 박재범)에서는 ‘풍기인견의 세계화’를 주제로 세번째 파리 오뜨 꾸뛰르를 성황리에 마쳤다. 친환경 소재인 풍기인견의 명품화·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온 영주시와 함께, 이번 오뜨 꾸뛰르에서는 풍기인견만의 특성을 살린 풍기인견 한복 시제품을 개발·제작한 것으로, 총 11명의 패션 모델을 통해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서, 지난 7월 6일 (수) 한국문화원에서는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1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 Les Hanbok de LEE Young Hee: 이영희의 한복 > 展 이 개최되었다. 18시에 시작된 특별전 개막식에서는 미니패션쇼가 기획되어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행사 개막전 디자이너 이영희씨와 잠시 인터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난 월요일 파리에서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 제작 발표회를 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번이3번째 오뜨 꾸뛰르 쇼로 알고 있는데요,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영희 : 이번 오뜨꾸뛰르는 이곳 (파리주재) 한국문화원에서 했어요. 한국-프랑스130주년 기념 행사도 겸하면서… 내가 이곳에서 쇼를 하기로 결정한거예요. 우리문화를 좀 더 알리고자…장소가 (패션쇼를 하기에는) 조금 협소하다고들 했는데, (내 스스로) 자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진 않았어요). 한데, (행사 취재온) 파리 기자들이 (장소가 너무 협소해서) 옷이 너무 아깝다고 하면서 많이 아쉬워 하더라고 … 그 기자들과 내일 (기자)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어요. (웃음)


1980 년대 이미 국제 무대에 데뷔하셨지요 ? (이영희는1983년 워싱턴에서 ‘미국 독립 축하쇼’에 참여하면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이영희 : 워싱턴에서 쇼 이후 LA올림픽 개막 기념쇼도 하고, 일본 쓰쿠바 EXPO축하쇼에도 참여하고….1993년 쁘레따 뽀르떼(Pret-A-Porter)로… . 한국인 처음으로 한복을 들고 파리에 왔어요.당시 보는 사람마다 마담 리는 오뜨 꾸뒤르 쇼를 해야한다고들 했는데 그때는 내가 그 어려운걸 어떻게 하나 했지… 이제는 (힘이 조금 부쳐서) 쁘레따 뽀르떼는 못하고, 오뜨 오뜨 꾸뛰르는 계속하고 싶어요.


선생님께선 초창기부터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를 많이 하셨습니다. 원피스형 한복이나 모시로 만든 웨딩드레스 등… 말씀하신 명언도 기억에 남구요. 한복하면 여유로운 옷이라는 의미의…. 


이영희 : 한복은 길면 긴데로 짧으면 짧은데로 입는 옷, 폭이 넓으면 넓은데로 쫙 펴서 입을 수 있고, 좁은면 좁은데로 치마폭을 펴서 입을 수 있는 옷이에요. (이런 한복이) 세계적인 옷이 될지는 몰랐어요. (당시엔) 왜 그렇게 좋아할까… […] 그래서 ‘바람의 옷’이라고 해요. 93년 파리 무대에를 본 프랑스 기자들이 ‘바람의 옷’이라고 타이틀을 지어준거에요. 파리에서 탄생한거에요2008년 구글 아티스트 캠페인에서 ‘세계 60인 아티스트’로 선정된 것도 구글 회장이 ‘바람의 옷’ 전시를 보고 (내린 결정이에요).

이번에는 ‘속옷바람’, ‘속치마 바람’ (웃음) 치마는 흰색 인조(천으)로 하고…, 저고리만 (색상이 있어요) […] 이곳 사람들은 이 옷을 웨딩드레스로 할거라고 해요. 색이 너무 곱다고들 해요. … 지금 생각해도 (내가) 한복을 들고 어떻게 파리에 왔는가… 싶어요. 지금은 한복 바람이 불었어요. (내 생애 가장) 제일 잘한일은 한복을 들고 파리무대에 선 것이에요.  

요즘 (서양)드레스들은 한복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지금 잡지를 보세요. 예전에는 드레스의 허리가 잘록했지만, 요즘은 (한복처럼)가슴에서 부터 (풍성하게) 떨어진다고. 이거 내가 유행시킨거에요. 우리 한복 치마처럼…  

 

처음에 어떻게 파리에 오실 생각을 하셨어요 ?


이영희 : 1993년 한불수교 100주년 기념 행사를 위해 파리에 오게 되었어요. 그 전부터 LA, 일본, 벨기에, 밀라노 등등 많은 곳으로 쇼를 하러 다녔지요. 이후 파리에는 한복을 들고 매년 두번씩 (패션쇼를 하러) 왔어요. 디오르, 발렌티노 쇼도 계속해서 보고… 와서 보니 내가 하는 것이랑 별 차이가 없더라구요. 색상도 다 비슷하고… 무척 고생하며 (첫 패션)쇼를 했는데… 첫 쇼 이후 르몽드 신문이며, 프랑스 방송 등에서 난리가 났지. 이런 옷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나도 (그런 반응에) 놀랬어요. 용기도 많이 얻고[…] 93년 파리 첫 쇼 이후 94년 가을에 파리에 (한복) 부띠끄를 오픈했을 정도니까요. […] 파리 오뜨 꾸뛰르 쇼를 잊을 수 없어요. (한국) 모시를 세계화 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두번 쇼를 했어요. 이번에 세번째. 여기서(한국문화원) 오뜨 꾸뛰르와 이번 (이영희의 한복) 전시를 동시에 진행해서 정신이 없어요. 


선생님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색상이 정말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색상을 내세요 ? 


이영희 : 파리 기자들이 ‘색의 마술사’다. 내가 직접 염색 다해서 색감 다내요. 염색을 붓으로 다 한거예요.


‘개량 현대 한복’을 처음으로 만드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이영희 : 개량한복이라는 것을 내가 처음으로 만들었어요. 저고리를 벗고 치마만 입고 맨발로 (무대에 섰지)  […] 처음에는 (전통이 아니라는) 비판도 많이 받았지. 그런데, 작고하신 석주선 박사님께서, 옷은 시대에 맞아야 한다. … 파리에 갔으면 파리에 맞아야지. 그래서 파리에서 탄생한 ‘바람의 옷’ 이지. 이 옷은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어디든지 가면 다 알아요. 


치마뿐 아니라 저고리에서 고름도 떼는 등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셨지요 ?


이영희 : 저고리도 짧게하고, 고름도 얇게하거나 옆으로 매거나…. 고구려 삼국시대에 보면 이런것이 다 있어요. 이걸 보고 내가 조금씩 변형시킨 것이에요.


선생님께서는 영감을 주로 어디서 얻으세요 ?

 

이영희 : 나는 언제나 우리의 전통, 전통이 내 참고서에요. 박물관도 가고, 옛날 옷에서 (영감을 받아요). 내가 비치는 옷을 주로 하는데, (이런 스타일이) 옛날 우리옷에 다 있어요. 속이 비치는 옷 실패 후 다시 (여러겹으로) 덮었는데 성공했지. 우리나라는 섬유가, 특히 내가 원하는 섬유가 좀 부족해요. 그래서 그런식으로 색을 내고… 모시도 섞어서 짜고, 실크도 […] 한복 대중화는 못했어요. 꼭 필요한 사람만 찾는거지… 대신, 외부 업체와 협력 작업을 많이해요. 잠바, 교복, 자동차 시트, 한국도자기, 에이스 침대보 디자인 등등…


선생님, 바쁘신 와중에 오늘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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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한복 패션쇼


미니패션쇼에 앞서, 문화원 박재범 원장의 축사, 그리고 이영희 디자이너의 소개가 이어졌다. 그는 23년 전부터 파리 쁘레따 뽀르떼 한복 쇼를 하였으며, 오뜨 꾸뛰르 쇼는 이번이 세번째 선보이는 것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서로 마음과 얼굴이 다른 사람들이 우리 한복 조각보, 보자기 처럼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산다면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램을 전했다. 아울러, 전통옷을 선보일 미니패션쇼에서는 두어명의 전문 모델을 제외한 아마추어 모델들로 런웨이가 약간 서툴지라도 한복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옷만 봐주십사 하는 양해도 잊지 않았다. 


미니패션쇼에 등장한 작품들은 디자이너 이영희씨가 대학원에서 배운 파라핀 염색법을 이용해 색감을 낸, 세상에서 한벌밖에 없는 색상의 천으로 만든 치마에서 부터, 남자 아기의 태자의상, 여자 아이의 공주의상, 덕혜옹주의 의복을 재현한 의상 등 다채롭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한복을 선보였다. 


이번 오뜨 구뛰드에서 선보였던 의상도 등장했다. 한삼 모시로 제작한 치마와 저고리는 붓으로 직접 날염한 작품이었다. 특히, 검정색상 치마는 아래 겹쳐 입은 흰색의 치마가 은은하게 비치면서 한데 어우러져 정갈하면서 모던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이밖에도, 저고리를 간편화 하거나, 한복 치마를 서양 드레스화 시킨 옷 등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영희 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우아한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등장하며 관람객들의 감탄과 탄성을 자아냈다. 

한쪽 부스에는 디자이너 이영희의 대표작 ‘바람의 옷’ 시리즈가 마네킹에 전시되어 감상할 수 있다. ‘바람의 옷’은 저고리 없이 색색별의 얇은 원단으로 된 치마로만 구성된 옷이다. 자연스럽고 우아한 발색이 돋보이는 색상들의 치마는 붓으로 염색한 것이 특징. 바람이 불때마다 치맛자락이 날릴 만큼 앏은 원단으로 지어졌지만, 발아래로 쭉 길게 뻣은 긴 치맛자락에서는 ‘외유내강’적인 힘이 느껴진다.


패션쇼 도중 이영희씨는 본인이 직접 염색한 천으로 작품 제작을 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색의 마술사’ 라는 찬사를 받을만큼 옷의 색감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 의상에서 색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80-90% 라고 말할 정도다.   


패션쇼를 관람후 디자인을 전공한다는 프랑스 학생은 «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복을 알게 되었는데, 오늘 한복 패션쇼를 보니 텍스틸과 재료, 흘러내림이 훌륭하다 » 면서, « 디자인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 는 감상을 전했다. 어떤 프랑스인 남자 관객은 « 좋았는데 (오늘 패션쇼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여자 한복에 비해 남자 한복이 적었다 » 는 아쉬움을 전했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이 주최하고 메종 드 이영희(대표 이영희)와 CS COMPANY 가 주관하는 이번 < Les Hanbok de LEE Young Hee : 이영희의 한복 > 전(展)은 7월 6일(수)부터 오는 10월 28일(금)까지 한국 문화원에서 만날 수 있다. 


*쁘레따 뽀르떼(Pret-A-Porter) : 1960년부터 파리에서 개최되고 있는 기성복 박람회. 이 기성복 박람회는 파리, 뉴욕, 밀라노, 런던 등지에서 봄, 여름 의상을 선보이는 춘하컬렉션(2월 중순)과 가을, 겨울 의상을 보여주는 추동컬렉션(7월 중순)을 연 2회 개최하고 있다. 이 박람회를 통하여 세계의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창작의상을 소개하여 세계의 패션을 이끌어간다.

**오뜨 꾸뛰르(Haute Coutre) : 파리에서만 펼쳐지는 맞춤복 패션쇼. 소수의 고객만을 대상으로 고객의 모든 요구 맞춰 제작된 맞춤복으로, 특히 ‘고급 여성복 제작’ 을 의미한다. 제작 발표회는 1년에 2회가 열리는데, 샤넬, 디올, 지방시 등이 참여하고 있다. 디자이너 이영희는 지난 2010년 호텔 모리스에서 첫 오뜨 꾸뛰르 쇼 개최해 찬사를 받았다. 당시, 충청남도와 서천군의 한산모시 세계화의 일환으로 기획, 이루졌다. 한복이 파리의 오뜨 꾸뛰르 쇼에 선것은 처음으로 한산모시와 한국 문화의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로 평가받는다. 


 < 파리광장 / 현 경, dongsimijs@gmail.com >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3-01-20 18:13:12 인터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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