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샴페인 사업에 뛰어든 Fleur Antique의 신혜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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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향수(Parfum à boire)’라 불리는 샴페인에 대해
<파리광장>과 인터뷰 중인 플뢰르 앙티크의 신혜원 대표
샴페인하면 떠오르는게 축하, 성공, 기념일, 그리고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이다. 얇고 긴 플루트 잔, 팡! 하고 터지는 코르크, 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포도밭, 거기에는 수백 년간 이어진 제조 철학과 장인정신이 깃들여져 있다. 프랑스의 정취 속에서 탄생한 한 한국인의 샴페인 스토리가 시작되었다. 프랑스 현지에서 직접 샴페인 사업을 펼치고, 전통적인 샴페인 하우스의 문법을 배우면서도 자신만의 감각을 더해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 포도밭의 흙 냄새와 오랜 숙성의 시간, 그리고 한 잔의 샴페인에 담긴 장인 정신까지,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샴페인이라는 문화와 세계를 이해하려는 여정이다. 파리에서 한국인으로서 플뢰르 앙티크(Fleur Antique)라는 샴페인 브랜드를 런칭하고 뛰어든 신혜원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신혜원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프랑스인들이 샴페인을 ‘마시는 향수(Parfum à boire) ‘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시는 향수’를 어떤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지 막 조지아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플뢰르 앙티크 (Fleur Antique)의 신혜원 대표를 파리 15구에서 만났다.
파리에서 샴페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파리에서 샴페인 사업을 계획하고 온 건 아니에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프랑스 커플과 친하게 지내다가 함께 샹파뉴로 시음 행사에 갔는데, 한국에서 마시던 샴페인과 달리 종류가 다양하고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맛에 감탄했어요. 이후 즐기던 샴페인 중 한 도메인의 맛이 특히 좋아,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 도메인의 샴페인 맛이 기존에 마셔보던 것과는 맛이 어떻게 달랐나요?
-샴페인은 미묘한 맛 차이가 극명하게 느껴져요. 작은 차이로 훌륭한 샴페인이 되기도 하고, 마음에 안 들기도 하죠. 물론 취향에 따라 선호가 달라질 수 있지만, 제겐 그 미묘함이 큰 차이를 만든다고 느껴져요.
미묘한 맛의 차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저희 샴페인은 처음엔 강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버블이 세지 않고, 달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쓴맛 없는 끝맛이 좋아 선택하게 되었어요.

플뢰르 앙티크(Fleur Antique) 샴페인 사진 제공: 플뢰르 앙티크
샴페인은 어떤 ‘맛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나요?
-샴페인은 버블 덕분에 독특한 캐릭터가 있고, 아페로나 파티에서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들이 즐거운 순간이나 축하할 때 함께 마시며 행복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프랑스에서는 “행복할 때는 샴페인을 마시고, 불행할 때는 더 많은 샴페인이 필요하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샴페인을 ‘마시는 향수(Parfum à boir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플뢰르 앙티크는 샹파뉴의 어느 지역에서 생산되는건가요?
-프랑스 트레파이(Trépail)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어요, 이곳은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 재배로 유명하며, 고급 샴페인 생산지 중의 하나죠. 플뢰르 앙티크(Fleur Antique) 샴페인은 4세대를 거친 와이러니에서 전통과 혁신을 결합해 독창적인 맛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1대는 전통 양조법, 2대는 포도 재배 현대화, 3대는 발효 정교화, 4대는 지속 가능한 농법과 최신 기술을 조화시켜 고유의 스타일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포도 재배·양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은 무엇인가요?
-프랑스인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땅(떼루와, Terroir)의 정체성이에요. 좋은 와인은 양조 기술보다 땅이 더 중요하다고 해요. 상파뉴에 있는 땅들도 등급이 있거든요. 그랑 크뤼(Grand Cru) – 최고 등급, 프 리미에 크뤼(Premier Cru) – 2등급, 빌라쥬 (Villages) – 일반 등급으로, 샹파뉴에서 생산되는 것들 중 그랑 크뤼나 프러미에 크뤼에 들어가면 전체 샴페인 중 5%안에 들어가는 수준이에요. 양조 과정에서 그들의 철학이 있고, 4대 째 이상 제조해 오고 있고, 손으로 직접 다 재배하고, 농약 많이 살포하지 않고, 기계를 최소화해요. 도메인 (와이너리)에서는 테크닉에 중점을 두고 저희는 브랜딩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프랑스 현지 샴페인 하우스들과 비교해 차별화 포인트는?
-샴페인 맛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요한 건 좋은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맛으로 오래도록 사랑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파리의 한 와인바에서 시음을 하다가 소믈리에에게 이거는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했더니, ‘너는 안 좋아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한테는 이게 또 맛이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요. 그건 취향이지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또 모든 사람이 다 싫어하는 건 아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제게 많이 와 닿았어.
플뢰르 앙티크(Fleur Antique)라는 브랜드에 담긴 의미는 무언가요?
-플뢰르 앙티크 디자인은 프랑스 왕실의 상징인 백합(Fleur de lys)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이 문양은 중동에서 시작된 삼엽문(three lily)과도 연결되는 데, 신라 시대 환두대도 장식에도 같은 형태가 쓰였죠. 동서양 모두에 존재했던 공통 문양이라는 점이 흥미로워, 이런 역사적 교집합을 바탕으로 디자인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 플뢰르 앙티크 샴페인이 어느 쪽에서 유통이 되고 있나요?
-지금은 해외 수출로만 진행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프라하, 일본, 미국쪽으로 수출을 시작했고, 좀 더 안정적이 되면 파리에 샴페인바 오픈을 예정하고 있 어요. 그렇게 하면서 프랑스 시장 진출을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오사카에 플뢰르 앙티크 매장이 있어요. 미국 쪽은 MOU 체결하고 최종 계약서까지 주고 받았는데 관세 문제와 최근의 셧 다운 때문에 미국 측 파트너가 진정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리자고 했어요.
한국인이라는 점이 프랑스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샴페인 비즈니스를 하면서 유럽인들을 많이 만나게 됐는데 첫 번째 질문은 항상 외국인이 어떻게 샴페인 브랜드를 런칭을 했냐? 는 것이었어요. 이게 공통적인 질문이더라고요. 신기하게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외국인이 샴페인 사업을 하니깐 더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게 어떻게 보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외국인이 샴페인을? 이런 느낌인데 처음에는 그게 나쁜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지는 않아요.

샴페인 행사에서 플뢰르 앙티크 샴페인을 들고 포즈 취하고 있는 신혜원 대표 사진 제공: 신혜원 대표
샴페인과 한국 음식이 어울릴 수 있지 않을까요?
-샴페인이 한국의 음식과의 조합을 예측해 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프랑스에 수입되는 한국 식제품 관련 회사들과 협업해서 함께 일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샴페인 산업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파리에서 샴페인 바를 계획하고 있어요. 저희 샴페인은 고가 라인이에요. 그래서 조지아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라이선스로 생산해 플뢰르 앙티크의 저가 라인을 만들고, 러시아·중국·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려는 계획입니다. 조지아는 와인 생산 인프라와 기술이 잘 갖춰져 있어 적합해요. 프랑스 샹파뉴에서 만든 것만 ‘샴페인’이라 부를 수 있고, 다른 지역은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해야 합니다. 샴페인은 최소 3년 숙성, 병 내 2차 숙성을 거치지만, 스파클링 와인은 6개월~1년 숙성도 가능해 생산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차이가 있죠.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이나 협업 아이디어가 있나요?
-저희가 한국인이니까 제일 먼저 한국 시장을 많이 두드려봤는데 일단 한국 시장이 요즘 코로나 이후에 와인 소비량이 굉장히 급격히 줄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술 자체에 대한 주류 소비량이 30% 이상 줄었고 요즘 젊은 세대들이 술을 안마셔서 한국의 유흥업이 몰락하고 있다고 그러거든요. 회식 문화가 많이 없어지고 점심 때 술 없이 하는 회식 문화 정도로 정착이 되어가고 있다고 해요.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봅니다. 한 국에서 적당한 파트너가 있으면 저희도 함께할 계획은 있는데 일단 저희 자체 샴페인 브랜드로 해서 여기서 샴페인바를 내고, ‘플뢰르 앙티크 서울’로 샴페인 바 지점을 내는 걸로 생각하고 있어요. 좀 장기적으로 보고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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