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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3일 파리 테러의 숨겨진 영웅, 소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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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제보 덕분에 또 다른 테러를 막을 수 있었어

-그 후 소니아의 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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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작 시리즈 <11월 13일, 소니아의 선택> 화면 캡쳐


2015년 11월 13일 파리 테러는 프랑스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연쇄 테러로 기록된다. IS 테러 조직이 저지른 공격으로, 파리 전역에서 거의 동시에 벌어졌다.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자살폭탄 테러, 파리 10·11구 카페·식당에서의 무차별 총격, 바타클랑 콘서트장에서 인질극 및 대규모 학살로 132명이 목숨을 잃었고, 4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프랑스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테러 공격이었다. 


파리 테러 10주기를 맞이하며 프랑스 방송은 생존자, 부상자, 그리고 유가족을 인터뷰했다. 그런 와중에 테러의 끔찍함에 가려져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한 인물을 프랑스 미디어들은 알렸다. 프랑스2(France2) 방송의 간판 앵커, 레아 사라메(Léa Salamé)는 인터뷰에 응하는 이와 장벽처럼 베일을 중간에 둔 채 한 인물을 인터뷰했다. 베일 너머 인터뷰에 응하는 이는 후드티에 달린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있었고, 썬 글라스를 끼고 있었으며, 마스크 마냥 천으로 눈 아래까지 얼굴을 모두 가리고 있어 알아볼 수가 없었다. 진행자는 그녀의 목소리는 AI를 활용해 변조했다고 전한다. 바로 11,13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를 발견하고 경찰에 제보해서, 당시 예견되었던 또 다른 테러(라데팡스 지역)를 막는 역할을 한 소니아(Sonia 가명)다. 그녀의 제보가 없었다면 더 큰 희생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소니아는 프랑스에서 ‘신변 보호 증인(témoine protégé)’이라는 전례 없는 신분을 가지게 되면서, 그녀의 이전 삶은 없어졌다.

목숨의 위협 때문에 생년월일은 물론, 태생지 및 이름을 바꾸고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야만 헀다. 그날 이후 그녀는 행정적으로 죽었다.  


소니아, ‘나는 영웅이 아니에요’ 

레아 살라메는 가명, 소니아라는 것만 안 채 베일을 두고 약 7분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떻게 제보를 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소니아는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거라고 한다. 진행자는 소니아에게 ‘나는 영웅이 아니라고 했다는데, 또 다른 테러를 막을 수 있었던 영웅적인 행동이었고, 목숨의 위협까지 있었지 않았냐, 이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하니, 소니아는 '용기'가 아니라 '교육'이었다고 답한다. 테러범들의 행위를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소니아는 10년 전부터 다른 신분으로 살고 있다. 가족과 함께 살던 아파트를 떠나 새로 운 삶을 꾸려야 했다. 진행자는 소니아에게 어떻게 지내는지 물었다. 예민한 질문이었지만, 소니아는 자신의 상황을 차분히 설명했다: 지금의 삶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프로그램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슬프거나 화나는 일이 있더라도,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 밖에 또 하루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여전히 기쁘다고 했다. 질문과 대답이 이어졌다. 소니아는 테러범들이 무섭지 않다고 한다. 그들을 무서워하는 것은 그들의 행동에 정당성을 주는 것이라고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아직도 협박을 받고있다는 그녀는 또 다시 이런 일이 있어도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며,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만약에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11월 13일, 소니아의 선택 (13 novembre, le Choix de Sonia)> 

소니아의 이야기 4부작 시리즈로 제작 

소니아의 이야기가 4부작의 다큐-픽션으로 제작되어, 2025년 11월 13일 21시, 프랑스의 대표적인 공영 방송 France 2에서 방영되었다. 소니아가 당시 테러범과 어떻게 접촉했는지, 그리고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를 다큐-픽션을 중심으로 조명한다.  다큐-픽션이라 소니아가 직접 얼굴을 가린 채 출연을 해서, 소니아 역을 맡을 배우, 카리마 아마루슈(Carima Amarouche)와 베일로 가려진 채 그녀가 겪은 일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제작진 어느 누구도 소니아를 보지 못한 채 제작했다는 자막이 나온다. 


 2015년 11월 13일 저녁. 소니아는 그녀의 동반자, 아이들, 그리고 몇 년째 함께 살고 있는 젊은 여성, 하스나와 함께 프랑스–독일 축구 경기를 보고 있었다. 그때 경기장 주변에서 폭발음이 울리고, 카페 테라스에서는 총격이 벌어진 것을 알게 된다. 소니아와 가족들은 일어난 일에 대해 충격에 빠지지만, 하 스나는 잠시 그 공격을 기뻐해서 가족들에게 크게 비난을 받는다. 당국은 최소 두 명 이상의 테러범이 아직 도주 중임을 파악한다. 


테러가 일어나고 난 이틀 뒤인 15일, 하스나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녀의 17살 사촌이 가출했다는 것이다. 그 청소년은 고속 도로 근처에 숨어있다고 했다. 하스나는 소니아를 설득해 그를 데리러 가자고 한다. 26세의 하스나는 소니아를 엄마처럼 따랐다. 아동보호 시설에 있던 하스나를 소니아가 데리고 와서 4년을 함께 지냈다. 가족과 다름 없었다. 


테러리스트를 눈앞에서 맞닥뜨리다 

하스나의 간절한 부탁으로 소니아는 그녀의 동반자와 함께 17세의 하스나의 사촌을 찾으러 나선다. 현장에 도착해 숨어 있던 사람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그는 17살 짜리 사촌이 아니라 서른이 훌쩍 넘은 남자였다. 바로 11월 13일 공격을 지휘한 테러 지휘자, 압델하미드 아바우드(Abdelhamid Abaaoud)였다. 아바우드는 소니아에게 테라스 총격이 자신의 소행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그는 자신이 한 짓에 행복해 했다고 소니아는 회상한다. 하스나는 소니아는 우리편이라고 테러범에게 걱정말라고 하고, 그는 은신해 있을 아파트를 찾아달라고 했다. 소니아는 ‘테러범이 어떻게 나를 신뢰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시리즈는 2015년 11·13 테러 관련 핵심 인물들의 인터뷰와 자료를 종합해 구성됐다. 반테러 수사국(SDAT99) 간부들과 당시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내무부 장관 베르나르 카즈네브, 프랑스 국가경찰 최정예 대테러·특수작전 부대 대장, 2015년 증인·협력자 보호위원회 위원장, 11·13 테러 희생자 대변인 등이 출연했다. 여기에 당시 실제 사진과 영상, 재현 영상까지 교차 편집해 사건의 전말을 보여준다. 

하스나는 정신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아니었다. 아동보호시설(ASE) 출신으로, 여러 시설에서 자랐고, 성폭행·구타·성매매를 겪었다. 하스나는 테러범들의 은신처를 찾아 헤맨다. 


경찰에 제보 

11월 16일, 아바우드의 이름이 테러의 배후로 떠오른다. 하지만 정보기관들은 그가 사망했거나 시리아에 있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소니아는 진실을 알고 있었고, 빠르게 결단을 내린다. 기회가 생기자, 그녀는 경찰이 마련한 핫 라인으로 전화를 건다. 처음에 조사관들은 소니아를 믿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을 뒤집을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아바우드가 주황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보는 경찰만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정보국은 소니아에게 집으로 돌아가 하스나에게서 추가 정보를 빼내라고 요구한다. 소니아는 하스나에게 술을 먹여 말을 끌어내려고 한다. 결국 하스나는 사촌, 아바우드가 라데팡스(La Défense)에서 테러를 저지르려 한다는 것, 그리고 특히 보육원과 경찰서를 공격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하스나는 소니아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며 더 이상의 정보 제공을 거부한다. 결국 하스나는 소니아에게 그들이 은신해 있는 곳의 주소를 준다. 하스나가 위험에 처 해 있으면 찾아와 달라고 하는 의미였다. 소니아는 바로 주소를 경찰에 넘기게 된다. 


11월 18일, 테러 핵심 인물 제압 

11월 18일 새벽, 대테러 수사국은 프랑스 국가경찰 소속 대테러·특수작전 부대에 지원을 요청하게 되고, 테러 핵심 용의자들이 숨어 있는 생드니 아파트를 기습하게 된다. 이 기습 작전으로 3명의 테러 용의자가 사망한다. 핵심 인물인 아바우드, 그리고 자살 테러용 폭탄 조끼를 착용한 다른 테러 용의자가 방아쇠를 당겼고, 그 폭발로 인해 옆에 있던, 소니아를 엄마처럼 따르던 하스나가 사망했다.


테러 공범으로 몰리기도

핵심 인물 아바우드는 죽었지만 경찰은 공범을 찾는다. 소니아는 가차 없이 체포되어 수갑이 채워진 채 유치장으로 연행된다. 소니아는 자신이 테러범을 신고할 용기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의심을 받는 상황에 분개한다. 수사관들은 곧 그녀가 완전히 무고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보호 조치를 시행한다. 이후 소니아는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야 했다. 테러범들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였다. 2015년 11월 13일 이전의 그녀의 삶은 흔적도 없이 지워져야만 했다. 영화 마지막에 소니아는 시민 사회가 테러리즘에 이렇게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이야기한다. 


소니아는 이야기한다: ‘11월 13일 이후로 나의 삶은 없어졌어요. 나의 보금자리, 나의 일, 나의 일상의 평온을 원했는데, 이게 11월 13일 테러가 나에게 남긴 유산이에요’ 라고… 


소니아에게 레지옹도뇌르를 

11.13 테러 희생자 대변인은 그녀에게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도뇌르를 수여해야 한다고 했다. 영예로운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니아의 변호사는 ‘그녀는 어떠한 기대가 없다. 나는 프랑스의 한 시민으로, 변호사로서 그녀에게 ‘고마워요, 마담(Merci Madame)’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신분을 드러낼 수 없는 이에게 어떻게 레지옹도뇌르를 수여할 수 있을까 했다. 하지만 그녀가 위협을 무릅쓰고 한 행동에 대해서는 비밀리에 레지옹도뇌르 감으로 공화국 문서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 시리즈가 나간 이후 프랑스 누리꾼들을 그녀에게 감사하며 레지옹도뇌르를 주어야 한다고 했고, 소니아가 경제적으로 힘든 샹황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모금 운동을 벌이자고 했다. 


영화의 마지막은 소니아가 그녀를 연기할 배우와 베일이 가로막힌 채로 깊이 포옹을 하고 나간다. 소니아는 아주 감격스럽다고 하면서, "내 삶을 너에게 맡길게(Je te prête ma vie)"라고 한다. 그리고는 "나는 내가 한 일에 대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1월 13일, 소니아의 선택(13 novembre, le Choix de Sonia)> 

(France.tv에서 2026년 5월 20일까지 다시보기(무료) 가능)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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