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 그리고 고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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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콜리어의 <고디바 부인>
2월14일 일요일은 발렌타인 데이였다. 지난주 장을 보러 동네 슈퍼마켓에 들어서니, 철이른 딸기, 생크림, 핑크레이디 사과, 아리따운 꽃다발 뭉치들을 함께 배치해 놓아, 눈길을 끌었다. 발렌타인 데이 디스플레이였던 것이다.
이날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알려져 있는 이야기는 가톨릭 주교 성 발렌타인의 이야기로, 기원은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기 269년,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고트 족, 아라망 족 정벌에 나서는 병사의 결혼을 금지했다. 출병 직전 결혼을 하면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젊은이들이 은밀히 결혼해서 병역을 피하기도 했다. 그래서 클라우디우스 2세가 군사력의 약화를 막기 위해 아예 결혼을 금지시킨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황제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이들이 있었다. 발렌타인 주교는 몰래 찾아 온 연인들의 비밀 결혼식을 치루어주게 된다. 나중에 이를 알아챈 황제가 발렌타인 주교를 궁궐로 불러 로마신을 믿으라고 회유했지만 주교는 이를 거부해서 사형당하게 된다. 발렌타인 주교가 순교한 날이 2월 14일이다.
연인들의 사랑을 수호했다가 죽은 성인 발렌타인을 기념하면서 이날을 지키게 됐다고 알려졌는데, 초콜릿을 보내는 관습은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됐고, 동양에서 이것이 퍼진 것은 1936년 일본 고베의 한 제과업체가 발렌타인 초콜릿 광고를 시작, 그러다가 1960년 일본 모리나가 제과가 여성들에게 초콜릿을 통한 사랑고백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일본식 발렌타인데이가 정착된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80년대부터 발렌타인데이가 급속히 퍼졌는데 언제부턴가 3월 14일은 화이트데이라 해서 여자로부터 초콜렛을 선물받은 남자가 사탕 등으로 답례하는 날이 생겼는데 일설에 화이트데이는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 생겨난 신풍속도이고 달콤한 상술에 재미들린 우리의 제과업계가 11월 11일 빼빼로데이라는 것도 창조해냈다고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몇해전부터 2월 14일을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날로 삼자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이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2월 14일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이었다는 사실을 전한 것을 계기로 네티즌 사이에 안중근 데이로 하자는 여론이 확산되었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의장대 사열을 마치고 환영군중에게 향하는 이토 히로부미에게 3발을 명중시킨 후 현장에서 체포되어, 뤼순감옥으로 옮겨져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1910년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처형되었다.
지난주부터 한국의SNS상에서는 발렌타인 데이라기 보다는 안중근 의사 사형 선고일임을 상기시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초콜렛중에서 유명한 벨기에 ‘고디바’에 얽힌 이야기가 있었다. 브랜드의 이름은 바로 11세기 영국 중부지방의 전설을 따서 만든 이름이다.
고디바 부인(Lady Godiva, 990년경 - 1067년 9월 10일)은 영국 코번트리의 귀족부인이다. 전설에 의하면 레오프릭 영주의 무리한 세금징수로 인해 백성들이 고통받자, 그의 부인인 고디바는 세금을 감면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이에 영주는 부인에게 "벗은 몸으로 마을을 한 바퀴 돌면 생각해 보겠다"고 조롱하였다. 고심하던 고디바는 영주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하였고, 이 소식을 듣게 된 마을 사람들은 부인이 마을을 돌 때 아무도 내다보지 않기로 하였다. 고디바의 나체를 본 주민들은 없었다. 고디바가 그 일을 실행할 것이라는 것을 듣고 주민들은 고디바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문과 창문, 그리고 커튼을 닫고서 그 모습을 보지 않기로 약속한 때문이었다. 그 일로 코벤트리 지역의 세금은 줄어들었다.
그 와중에 그 모습을 본 단 한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재단사 ‘톰’이라는 사람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고디바를 훔쳐본 톰은 고디바의 알몸을 보자마자 눈이 머는 벌을 받았다고 한다. 그 전설을 계기로 관음증을 이야기하는 말로 Peeping Tom 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파리광장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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