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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초의 채식 레스토랑- "Le Grenier de Notre-D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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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부터 문을 연 채식 및 마크로비오틱(자연식)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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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초의 채식 레스토랑, 르 그러니에 드 노트르담(Le Grenier de Notre-Dame)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에 있는 좁은 골목길들을 산책하다 프랑스 최초의 채식 레스토랑이라는 간판을 발견하게 되었다. 1978년에 프랑스에서 최초로 문을 연 채식 레스토랑, 르 그러니에 드 노트르담(Le Grenier de Notre-Dame). 이곳은 채식 및 마크로비오틱(macrobiotique, 자연식) 요리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채식과 비건에 관련된 여러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1978년 에 이 같은 식당을 개업할 생각을 했으니 창업주는 시대를 앞서갔다고 할 수 있다. 


작은 규모의 이 식당은 1. 2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식당은 푸른 식물들로 장식되어 있었고, 휘어진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는데, 마치 시간 여행을 온듯 파리 운치가 물씬 풍기는 낡은 건물을 식당으로 아기자기하게 개조해 놓았고, 군데군데 창업부터 이어진 사진들이 이 식당의 역사와 전통을 말해주듯 걸려있었다. 


직원에 의하면 식당은 창업자가 살던 아파트였다. 그가 안내해 주어 들어간 식당 안쪽에는 작은 액자 속에는 빛바랜 사진이 있는 낡은 신문을 스크랩해 둔 것이 있었다. 


"당신의 몸매와 건강을 신경 써 주는 남자, 다니엘 부와조(Daniel Boiseau)" 

그 액자 속 신문 기사에는「다니엘 부와조 (Daniel Boiseau) : ‘당신의 몸매와 건강을 챙겨주는 남자’」라는 사진 설명이 담겨 있었다. 70년대 스타일로 콧수염이 있는 다니엘 부와조는 식당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 었다. 1978년부터 파리 시민들의 몸매와 건강을 신경 써준 남자, 다니엘 부와조(Daniel Boiseau)는 이 식당의 창업자로, 현재까지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를 잇고 있다. 날짜가 명시되지 않은 액자 속 낡은 신문 기사에는 « 채식과 마크로비오틱 요리를 꾸준히 지지하는 열혈 손님들뿐 아니라, 많은 예술가들과 유명 인사들도 자주 찾는다. 이 곳에는 풀이 죽고 창백한 손님들이 아니라, 싱그럽고 생기 넘치는 얼굴에 슬림한 몸매를 가진 유쾌한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게다가, 예쁜 1층 홀로 올라가는 나선형 계 단을 이용하려면 날씬한 몸매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모두 화학 비료 없이 재배된 유기농 재료로 정성껏 준비한다… »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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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경


또한 기사에는 극단적인 금욕주의와는 거리가 먼 곳이라고 하면서, 엄격한 규율보다는 여유와 포용 의 정신이 살아있다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배는 부르지만 몸은 가벼운 기분으로 이 특별하고 따뜻한 공간을 나서게 될 거"라고 하면서, 유로화가 되기 전에 프랑 가격을 명시하면서 요즘 우리 표현 대로 ‘착한 가격’이라고 했다. 


이곳은 1978년 개업 이래로 호박, 뿌리채 소, 엔다이브, 양배추 등 같은 생산자들로 식 재료들을 보급받고 있고, 이 생산자들은 주로 프랑스 북부(릴 근처)와 노르망디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가족 농장들이라고 한다. 메뉴의 40%는 연 2회 교체되며, 사용되는 식재료의 80%는 유기농이다. 



채식주의자(Végétarien)와 비건(Végétalien)의 구분 

채식주의자와 비건(엄격한 채식주의자)은 다르다. 채식주의자(Végétarien)는 육류는 먹지 않지만, 유제품(치즈, 우유)과 달걀은 섭취한다. 하지만 비건(Végétalien)은 육류, 생선, 유제품, 달걀은 물론이고, 꿀 같은 모든 동물성 제품을 완전히 배제하는 식습관이다. 이 식당 메뉴는 채식주의자와 비건 모두 포함하고 있는데, 비건을 위한 음식일 경우에는 메뉴 옆에 비건(Vegan) 그리고 글루텐 프리(No Gluten)도 별도로 표시해 두었다. 전식만 6가지, 본식은 13가지였다. 렌틸콩으로 만든 버거, 식물성 치즈, 각종 야채, 그리고 밀, 퀴노아 등 곡류를 이용한 음식들이었다. 솔직히 동물성 재료 없이도 이렇게나 다양한 음식이 가능하다는 게 놀라웠다. 주류로는 유기농 맥주들, 그리고 등급이 매겨진 내츄럴 와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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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쿠스쿠스와 버섯 그라탕


본식 가격대는 17-19유로 정도로, 20유로를 넘기지 않았다. 식탁에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채취되는 천연 암염인 분홍 소금이 놓여있었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차가운 풀만 먹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건 기후였다. 오늘의 추천 요리(Suggestion du jour)로 버섯 그라탕(표면에 치즈나 빵가루를 얹어오븐에 구운 요리)이 있어 주문했고, 함께 간 지인은 채식 쿠스쿠스를 시켰다. 신선한 샐러드와 함께 나온 버섯 그라탕은 무슨 소스를 사용했는지 깊은 맛이 우러나와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고, 몸속까지 따뜻하게 데워지는 느낌이었다. 


채식 쿠스쿠스에는 "세이탄(seitan 밀 글루텐으로 만든 대체 고기) 꼬치"가 곁들여 졌다. 쿠스쿠스에 겯들여지는 곡류인, 서물 (Semoule)에서 소스와 어우러진 깊은 맛이 났고, 오랫동안 삶아 고우다시피한 호박과 당근은 먹기에 편했다. 


코코넛 가루가 든 당근 케잌을 후식으로는 주문하면서, 커피처럼 카페인 없는 곡물 (Céréales sans Caféine)을 주문했는데, 커피의 형태와 약간의 맛은 나지만 커피가 아니었다. 마치 식사 후에 마시는 숭늉처럼, 목을 시원하게 타고 넘어갔다. 지인은 아마 볶은 흑보리로 우린 차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저녁 6시 30분 문을 열자 말자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찼고, 21시가 되기 전인데 이 전 손님들은 하나둘 빠져나가고, 그 자리는 금세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다. 오랜 전통과 노련한 맛, 그리고 식당 주인 이 건강을 세심하게 배려해서 레시피 개발에 연구한 흔적이 보였다. 건강한 식사를 한 것 같았다. 그야말로 «배부르지만 몸은 가벼운 느낌»이었다. 


프랑스 최초의 채식 레스토랑 

Le Grenier de Notre-Dame 

18 Rue de la Bûcherie 75005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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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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