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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작가의 <파리의 재래 시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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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앵들은 좋은 상품을 찾아 시장의 통로를 천천히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파리에는 80개가 넘는 시장이 있으며, 이 시장은 파리지앵들이 분주한 도시 생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일종의 짧은 여행이다. 파리의 시장은 다른 파리지앵들과 어울리고, 시장이 자리잡은 동네를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리법과 지역 특산품을 발견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며, 여행자에게는 프랑스 문화를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현장이다. 



1.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앙팡 루즈 (Enfants Rouges)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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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팡 루즈(Enfants Rouges, 빨간색 옷을 입은 아이들이라는 뜻이다) 시장은 1615년 루이 13세 때 생긴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앙팡 루즈라는 이름은 프랑수아 1세의 여동생인 마르그리트 드 나바르가 유니폼 이 빨간색인 고아들을 위해 설립한 고아원이 근처에 있어서 나중에 붙여졌다. 


여기에서는 관광객과 파리지앵들이 쇼핑하거나 식사할 수 있는 약 20개의 스탠드에서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시장의 핵심은 신선함과 품질이다. 북쪽 마레 지구에 위치한 앙팡 루즈 시장은 진정한 알리바바의 동굴이다. 파리지앵들은 이곳에 모여서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유혹하는 가판대를 지나 산책하며 과일 가게와 생선 가게, 꽃집에서 신선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좋아한다. 


점심 시간 동안 사람들은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모로코 와 서인도, 중국, 레바논, 이 탈리아, 일본의 특선 요리나 엄청나게 큰 샌드위치를 맛 보기 위해 모여든다. 나는 이 시장에서 매우 다양한 요리를 제 공하는 식당의 허름한 식탁에 앉아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세비체 요리를 먹었다. 세비체 요리는 절인 흰살 생선(아귀나 농어)에 양파와 레몬을 얹어 만든다. 


2. 무프타르(Mouffetard) 거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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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파리를 점령했던 1세기경에 조성된 무프타르 거리는 의심할 여지 없이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 중 하나다. 


좀 우스꽝스럽게 들릴 수도 있을 무프타르라는 이름은 참기 힘들 정도로 메스꺼운 냄새를 뜻하는 "무프트"라는 표현에서 유래했다. 


왜냐하면 중세 시대에 무프타르 거리는 파리의 더러운 물을 빼내는 수로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파리지앵들은 썩은 냄새가 진동하 는 이 거리를 피해 다녔다. 하지만 지금 이 거리는 완전히 바뀌었다. 한 장의 그림엽서처럼 정취 가득한 이 거리는 아름답고 특색 있는 가게들이 길 양쪽에 늘어서 있어서 늘 파리지앵들로 붐빈다. 


무프타르(Mouffetard) 거리 시장 이 길 양쪽으로는 좁은 골목들이 마치 실처럼 구불구불 이어져 있고, 길을 잃어도 좋으니 이 뒷골목을 꿈꾸며 걸어보라.  총 650m에 달하는 이 거리의 남쪽은 매일 열리는 신선한 농산물 시장으로 활기가 넘친다. 


인근 상점들은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하며 지역 주민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곳의 생선 가게와 정육점, 치즈 가게, 빵 가게, 와인 상점 등이 있어서 파리지앵과 여행자들에게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한다. 이 거리의 북쪽에는 레스토랑과 바, 패스 트푸드점이 즐비하여 인근 대학의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 


쇼핑을 마치고 이 거리의 북쪽 끝에 있는 콩트르스카르프 광장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는 것도 이 시장의 추억을 간직하는 방법이다. 이 광장 모퉁이(74, rue du Cardinal Lemoine)에는 미국작가 헤밍웨이가 22세였던 1921년 12월 20일 아내 헤들리와 함께 파리에 도착하여 처음 살았 던 방 2개짜리 소박한 아파트가 있다.


3. 알리그르(Aligre)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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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유 광장과 나시옹 광장 사이에 있는 알리그르 시장(시장이 열 리는 광장 이름을 딴 것이며, 보보 시장이라고도 불린다)는 일주일에 6일 열린 다. 1789년 혁명 당시 바리케이드가 있었던 파리의 레드루 롤랑과 생 앙투안 지역의 편안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반영한 이 시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기가 있다. 


파리지앵들은 바와 상점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모여 즐거움과 유쾌함을 나눈다. 알리그르 시장은 지붕이 있는 시장과 지붕이 없는 알리그르 광장 및 인접한 거리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지붕이 있는 알리그르 시 장은 좀 더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1843년에 지어졌으며 골조가 마치 배의 선체가 뒤집혀 있는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건축 애호가들이 높이 평가하는 홀에서 열리는 시장에서는 유명한 치즈 장인 랑글 레-아르두앵의 가게, 오일과 향신료를 파는 쉬르 레 케 상점, 스타 푸주한으로 알려진 미셀 뷔르농의 정육점, 조조 엔 코 제과점을 만 날 수 있다. 


광장에서 열리며 알리그르 거리까지 이어지는 야외 시장은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매력적이다. 한쪽에는 식품과 청과물 가게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중고품 상인이 있다. 중고품과 골동품 상인들은 가정용품과 직물, 장신구, 오래된 책, 그림, 중고 옷, 조각품 등을 파는 노점으로 광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재형 작가>


1, 이재형 작가와 함께 하는  "파리구석구석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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