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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 출신 기업인이자 시의원, 필립 호스트(Philippe LHO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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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프랑스 산업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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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호스트(Philippe LHOSTE)


프랑스 한인회는 매년 5월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프랑스의 한인들이 모여 스포츠를 통해 서로 교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다.

지난 2년 동안 프랑스 한인체육대회는 파리 남쪽, 샹피니쉬르마르느(Champigny-sue-Marne)에 위치한 트랑블레 구장(Parc de Tremblay)에서 진행되었다.


이곳을 한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지역 시의원이자 필립 호스트(Philippe LHOSTE)가 한인회와 트랑블레 구장 관계자를 잇게 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프랑스로 입양된 한국인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나서는 먼저 감사함부터 전했다. 이곳에서 한인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선뜻 체육대회 장소를 허락해준 것 때문이다.


이에 필립 호스트는 본인이 사는 시에 한인들을 맞이하게 되어 기뻤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삶의 여정을 이야기한다.


본인 소개해 주세요.

-저는 1985년 프랑스 남서쪽인 지역으로 제 쌍둥이 형제와 함께 입양되었어요. 보르도에서 그랑제꼴 준비반인 프레빠(Classe préparatoire aux grandes écoles)를 하고, 엔지니어 그랑제꼴인 아르에메티(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arts et métiers)를 졸업하고 나서, 회사를 설립해서 사업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최근에는 전자 산업 회사를 인수했고, 스마트 빌딩 사업 쪽 프로젝트를 구상 중에 있어요. (스마트 빌딩(Smart Building)이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건물 내의 다양한 시스템과 설비를 자동화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설계된 건물).

엔지니어 학교 다닐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은 프랑스의 재산업화에 기여하고 싶었어요. 프랑스의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었던 브뤼노 르 메르(Bruno Le Maire)가 프랑스의 재산업화를 위해 창립한 기업가 공동체인 프렌치 파브(French Fab, 첨단기술, 디지털 프로젝트)의 첫 홍보대사들 중의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오래 전부터 산업 쪽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 파브(Fab)가 새로운 산업에 환경적으로나 기술적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어요. 이 새로운 컨셉을 프랑스 다른 대도시의 지역 공동체에 제안을 하고 있어요.

또한 더 나아가 한국과 프랑스 산업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아직 계획 중에 있고요 그래서 프랑스 한인회와 접촉을 하게 되었어요. 한국의 뿌리협회는 있지만, 프랑스 한인 공동체를 알고 싶었어요.

그동안 저에게 한국은 좀 먼 곳이었는데, 그렇게 한국에 대해 알게 되면서, 지금의 한국의 정치, 경제, 발전 쟁점 등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어요. 어떻게 하면 한국과 프랑스 산업을 잇는데 효율적으로 접근을 해서 제가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고 있어요.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진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은거 같네요.

-2년 정도 되었어요. 한인회를 통해 프랑스에 있는 한인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지금의 한국에 대해 이해하는 게 중요했어요. 도전적이고 효율적인 일을 하기 위해 먼저 한국의 문화와 정신, 삶의 가치에 대해 알 필요가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입양될 시기의 한국은 가난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지금의 발전을 가져왔는지도 알아야죠. 프랑스가 본받을 모델들이 있어요. 프랑스의 사업자이자, 전 국영철도청(SNCF)장, 유럽 우주 항공 방위 및 우주 기업 CEO였던 루이 갈루와(Louis Gallois)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가 남한과의 좋은 기억이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또 다른 예로 프랑스 공공 투자 은행(Bpifrance)의 대표 이사인 니콜라 뒤푸르크 (Nicolas Dufourcq)도 남한의 모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어요.


예전에는 남한이 프랑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지금은 반대가 된 격이네요.

-그래요 지금은 정말 반대에요. 저는 한국 교육 시스템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를 통해 누구나 어떤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게 한다고 봐요.


한국에 가보셨어요?

-네. 2004년에 처음 가고 그 이후로는 간 적이 없어요. 개인적인 일로 갔죠.

그때 처음으로 아시아 나라들을 방문했어요. 홍콩, 베이징, 그리고 서울에 도착했어요. 서울만 가보고 제가 발견된 부산은 가보지 않았어요. 다음 한국행에 가볼거에요. 홍콩이나 베이징에서 사람들이 저보고 한국인 같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첫 한국인 남성을 보고는 바로 내가 한국인이라는게 본능적으로 느껴졌어요.

한국 음식을 좋아해요. 제가 자란 프랑스 남서쪽 지역이 미식의 고장이에요. 한국음식이 원재료의 맛을 중요시 여긴다는 점에서 프랑스 음식과 가깝다고 봐요. 한국음식이 단백하고, 영양적인 균형도 있고, 그래서 한국인들이 비만이 많이 없다고 봐요. 지리적으로 한국과 프랑스는 멀지만, 문화적인 면에서 비슷하다고 봐요. 서울 한복판에 절이 있는 등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있는 점에서 프랑스와 공통점이 있어요.


정치인인줄 알았는데 사업가이시군요.

-계속 사업을 했었는데, 그게 공익을 위한 일이었어요. 산업을 이야기할 때 제 개인 업체가 아닌 공익과 나라를 위한거에요. 유용하고, 도움이 되는게(Être utile) 목적이에요. 제 모토가, 한 번인 인생, 다른 이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겁니다. 시의원으로서 지역 공동체를 위해서 일을 해요.


그럼 사업가이자, 시의원, 그리고 졸업한 학교 재단(Fondation Arts et Métiers) 일을 하신다고요. 많은 일을 하시네요.

-대부분의 한국인들처럼요. 제가 만난 한국인들 대부분 많은 일을 하고, 아주 활동적이에요. 아마 우리 유전자 속에 이게 심어져 있나 봐요.


파리 외곽, 일드프랑스의 샹피니 쉬르 마르느(Champigny-sur-Marne)에서 시의원을 맡고 계신데 그거 관련하여 말씀해 주세요

-예전부터 그 지역을 위해 일을 해오고 있다가 2020년에 지방 선거를 통해 시의원이 되었어요. 샹피니 쉬르 마르느 지역은 프랑스 공산당이 있었던 곳이었어요. 공산당 당수였던 조르쥬 마르셰(Georges Marchais)가 이곳에 거주했었고, 그의 지지자들과 아들도 이곳에서 살았어요. 70년 동안 공산당이 이 지역을 맡고 있었어요. 프랑스의 마지막 공산당 지역이에요. 지금은 중도우파로 전환되었어요.


샹피니 쉬르 마르느의 시의원으로서 어떤 활동을 하세요?

-시의원으로서는 시작 단계라 많이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현재 이 지역은 많은 프로젝트가 있어요. 저는 미개발지 정리와 연대 경제를 맡고 있어요. 현재 샹피니가 파리에서 오는 기차 역이 두 군데가 생겨서, 큰 변화가 있기에 프로젝트들이 아주 중요해요.

공산당에서 중도우파로 정치적인 변환이 있었기에 샹피니 쉬르 마르느를 위한 일들이 늘어났어요.


혹시 정치 계획은 있으세요? 예를 들면 시장 선거에 출마를 한다든지…

-솔직히 시장직을 수행하는건 희생이 따르는 거에요. 저희 시장님은 24시간 일해요. 사생활도 없어요. 책임감 때문이죠. 시장님은 정말 진심으로, 전적으로 일을 해요. 이런 시장님과 함께 일하는건 행운이에요. 그렇기에 저 또한 모든 에너지와 의지를 끌여들여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요. 현재 샹피니가 변화하는 시기라 많은 일들이 필요하고요, 그 이후 나라 차원에서 다른 참여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야죠.

한국과 프랑스의 산업을 잇는 다리가 되어, 유용할 수 있기를(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부가 가치를 가져와야겠죠. 어떤 타이틀을 얻는 게 아닌 이게 저의 참여 목적이에요. 저는 항상 도움이 되기 위해(être utile) 노력하고 있어요. 한국과 프랑스의 산업을 잇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인터뷰를 위해 그를 만난 곳은 파리 16구에 위치한 예술 및 공예 엔지니어 협회(Société des Ingénieurs des Arts et Métiers)의 본부로 1925년부터 협회의 친목과 엔지니어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뷰 이후 필립 호스트는 유서 깊은 그 곳을 안내해 주었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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