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개막식 퍼포먼스 논란, 신성모독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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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폭우 속에서 4시간 가량 센강에서 있었던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이 있었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경기장을 벗어나 센강 수상 개막식을 치르면서 일부 퍼포먼스들이 논란이 되면서, 7월 29일(일) 파리올림픽 조직위의 안 데상(Anne Descamps)홍보팀장이 기자 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어떤 종교 집단에 대해서도 존중을 결여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고, 오히려 관용과 공감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하면서, ‘만약 불쾌감을 느꼈다면 사과한다’고 했다.
문제의 퍼포먼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연상시키는 장면이었고, 그 식탁 위에는 마치 음식이 담긴 접시 같은 곳에서 꽃에 둘러쌓인 (프랑스 배우이자 가수) 필립 카테린(Philippe Katerine)이 파란 투명 망사 옷을 입고 거의 나체에 가깝게 나타나 노래를 부른다. 이는 술과 욕망의 신 디오니소스를 패러디한 것이고, 같은 퍼포먼스에는 드래그 퀸(성별 기호와 성 역할을 모방하고 과장하는 이들)이 등장하여 춤을 추게 된다.
이에 프랑스 주교회의(CEF)는 "기독교를 조롱하고 비웃는 장면들"이라고 하면서 유감을 표명했고, 프랑스의 주요 복음주의 지도자인 사무엘 페터슈미트(Samuel Peterschmitt)는 월요일, 마크롱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 형태의 청원서를 제출했는데, 이 청원서에는 2만 명이 서명함으로써, 프랑스가 올림픽 개막식에서 "공공연히 이교도적이며 기독교에 반대하는 국가"로 자신을 나타낸 것에 반발하고 있다.
이 장면들이 일부 국가들에서는 문제가 되어 삭제되어 방송이 되었고, 이 부분이 논란이 되자, IOC가 유튜브 채널에서 개막식 영상을 삭제했다는 소문이 소셜 미디오를 통해 나왔고, 주최 측은 삭제하지 않았으며, 단지 일부 국가에서는 방송 권리 문제로 인해 접근이 제한되었고 특정 장면을 삭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했다.
종교 쪽뿐만 아니라, 프랑스 왕족들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오를레랑 가문의 샤를-필립 도를레앙 (Charles-Philippe d'Orléans) 왕자(앙주 공작)는 "프랑스를 위해 부끄러워 울고 있다"며 올림픽 개막식을 비난했고, 루이-필립 1세(1830-1848년 재위)의 후손인 그는 "불일치하고 형편없는 쇼" 라고 하면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고, 루이 드 부르봉 (Louis de Bourbon) 왕자도 개막식 공연을 비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부르봉 가문의 수장인 그는 일요신문 (JDD)을 통해 공연이 "모욕적"이고 "도발적"이며, 더 나아가 "퇴폐적"이라고까지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 같은 논란은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전기차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무례한 행동이다"라며 분노를 표했고,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7월 29일(월) 파리 올림픽 개막식과 특히 테이블에 앉은 드래그 퀸들의 장면을 "수치"라고 했다.
미국의 대형 통신사, 파리올림픽에서 광고 철수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기독교인들에게 신성한 주제인 <최후의 만찬>을 동성애 패러디로, 사도들을 트랜스젠더로 묘사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기업이 이 장면을 불쾌하게 여겼다.
미국의 대형 통신 회사 ‘C Spire’는 개막식에서 최후의 만찬에 비유된 장면이 여러 번 등장하고 이를 그룹이 불쾌하게 여겨 올림픽에서 자사 광고를 전면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일간지, 르 파리지앵(Le Parisien)이 7월 31일(수) 전했다.
논란은 <최후의 만찬> 패러디와 드래그 퀸 등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참수된 이미지는 프랑스 혁명을 공포 정치로 축소시켰다’
프랑스혁명 전문 역사가, 로리 쌰바네뜨(Loris Chavanette)는프랑스 혁명시 마리 앙투와네트가 갇혀 있던 꽁시에르저리에서 마리 앙투와네트로 분한 여성이 잘린 머리를 손에 잡고 우스꽝스런 표정을 짓는 퍼포먼스와 꽁시에르저리에서 피 토하듯 뿜어져 나오는 붉은 띠 관련하여, 일간지 르 피가로(Le Figaro)를 통해 "혁명을 공포 정치로 축소시켰다"고 비난했다.
그는 "평화를 기리는 찬가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던 이 개막식은 결국 피로 물든 채 끝났고, 이로써 1793년의 공포 정치의 기억이 1789년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상을 이겼다"고 했다. 그는 또한 "특히 전 세계가 지켜보는 저녁 행사에서, 비록 상징적으로라도 센강의 물결을 피로 얼룩지게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프랑스 내무부 장관, "프랑스는 성적, 종교적 자유, 조롱하고 풍자할 자유를 가진 나라"
개막식의 예술 감독인, 토마 졸리(Thomas Jolly)는 BFMTV에서 자신은 <최후의 만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코 조롱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를 가진 적이 없다. 치유하고 화합하는 행사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제랄드 다르마냉(Gérald Darmanin) 프랑스 내무부 장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두고 "프랑스는 성적 자유, 종교적 자유, 조롱하고 풍자할 자유를 가진 자유의 나라"라고 했다.
일간지 르 몽드는(Le Monde)는 "파리 2024 올림픽 개막식에서 카톨릭 당국은 바커스의 향연을 그리스도의 최후의 만찬과 혼동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개막식의 한 장면이 많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는 여러 회화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올림포스 신들의 잔치를 참조하고 있었다"고 했고, 한발 더 나아가 리베라시옹(Libération) 신문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하는 것은 신성모독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리베라시옹 신문은 "토마스 졸리(예술감독)가 연출한 쇼의 한 장면이 그리스도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의심하며 분개하는 사람들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이 단지 하나의 표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다. 그 장면을 나타낸다고 해서 모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디오니소스로 분한 푸른 나체의 사나이 사과
논란이 계속되자, 디오니소스로 분장한 푸른 나체의 (프랑스 배우이자 가수인) 필립 카테린(Philippe Katerine)는 CNN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사과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에게 충격이었다면 정말 죄송하고, 용서를 구한다.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이 저를 용서해 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했다.
사이버괴롭힘으로 고소장 제출
한편 관련 퍼포먼스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반면, 테이블 중앙에 있는 DJ 바르바라 부치(Barbara Butch)가 소셜 미디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사이버괴롭힘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죽음, 고문, 강간에 대한 위협을 받았고, 많은 반유대주의적, 동성애 혐오적, 성차별적, 비만 혐오적 모욕을 당해서 법정 조치를 취했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파리올림픽 개막식 일부 퍼포먼스에 대한 논란으로 결국 고소장까지 제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관례를 깨고, 모든 규범을 탈피한 가장 프랑스다운 개막식이었다는 평도 있고, 드래그 퀸이 나오는 장면은 불편했지만 표현의 자유로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부분을 다루면서 정서와 문화가 다른 전 세계인들이 보고 있다는 부분은 간과한 건 아닐지…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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