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작가 <프로방스 여행> 연재(21) -진정한 자유인 그리스인 조르바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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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광장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재형 작가의 프랑스 르퓌 산티아고 순례길 저서
<프랑스를 걷다>와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연재 이후,
<프로방스 여행-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연재합니다.
연재를 허락해 주신 이재형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진정한 자유인 그리스인 조르바를 떠올리며
피카소 미술관에서 남쪽으로 350m가량 떨어진 사프라니에르(Safranier) 동네에 가면 사프라니에르 광장이 있고, 이 광장 주변에 《그리스인 조르바》와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을 쓴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1883~1957)가 살던 2층짜리 집(8, de la rue du Bas-Castelet, 06600 Antibes)이 있다. 그는 유럽의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니다가 1954년 마지막으로 이 집에 자리를 잡고 아내 엘레나와 함께 살다가 1957년 세상을 떠났다.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 의 한 장면
그는 ‘누에고치’라고 불렀던 이 집에서 자서전인 《그레코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고 《오디세이》를 번역했다. 광장에서는 그가 앉아 깊은 명상에 잠기곤 했던 돌의자를 볼 수 있고, 이 의자 위에 붙어 있는 현판에는 이런 말과 함께 그의 묘비명이 쓰여 있다.
“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난 자유롭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내게 특별한 작가다. 젊었을 때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크레타섬을 찾아간 적도 있고, 이 걸작을 번역해서 세상에 내놓은 적도 있다. 그 많던 관광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나자 나는 바닷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진정한 자유인’이었던 조르바를 생각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살던 집이라는 표식
“고요하고 쓸쓸하다. 바닷가에는 마치 사막처럼 고운 모래알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대기는 분홍색과 푸른색, 노란색으로 부드럽게 진동한다. 그리고 관자놀이는 긴장을 푼 듯 늘어져 헐거워지며, 영혼은 소리를 내지르더니 그 누구도 고함으로 화답하지 않는다며 미칠 듯 좋아한다. 적막함… 적막함… 내 눈에 눈물 한 방울 고인다."
□ 7월에 앙티브에 갈 기회가 있다면, 주앙레펭의 바다가 보이는 솔밭에서 열리는 앙티브-주앙레펭 재즈 페스티벌을 관람하기를 바란다. 1960년에 시작된 이 재즈 페스티벌은 니스 재즈 페스티벌과 쌍벽을 이룬다. 그동안 찰스 밍거스와 레이 찰스, 마일즈 데이비스, 엘라 피츠제럴드, 콜트레인, 페트루치아니, 메코이 타이너, 칙 코리아, 키스 자렛, 스탠리 클라크, 미로슬라프 비토쉬, 카를로스 산타나, 제시 노먼, 디지 길레스피, 스탄 게츠, 소니 롤린스 같은 재즈계의 스타들이 공연했다.
■ 니스 Nice : 마티스와 샤걀이 사랑한 예술의 도시
니스 전경
“화창한 해안을 따라 춤추는 바다
은빛으로 반짝이더니
비가 내리니 색이
가지가지로 변하네
여름 하늘 아래의 바다
하얀 양들과
너무나 순결한 천사들을 뒤섞자
끝없이 펼쳐진 쪽빛으로 변하네
보세요 호수 근처의
물에 잠긴 저 큰 갈대를
보세요 저 하얀 새들과
녹슨 집들을
바다가 화창한 해안을 따라
사랑의 노래로 그것들을 달래주었어요
바다가 사랑의 노래로
삶에 대한 내 마음을 달래주었어요”
-샤를트레네,<바다>(1938)중에서-
니스(Nice)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기후도 매우 온화해서 살기 좋은 도시다. 이 도시에서는 겨울에도 천사의 만을 따라 이어져 있는 영국인들의 산책길(이 길 이름은 옛날 니스에 살았던 부자 영국인들에게서 따왔다) 카페 테라스에 앉아 하염없이 지중해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길 수 있다.
니스는 매우 오래된 도시다. 기원전 6세기에 세워진 그리스인들의 니카이아와 기원전 100년경 로마인들이 세운 세메넬룸이 합쳐져 생겨났다. 중세 때 니스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지금은 공원이 된 산 위의 성에 모여 살다가 14세기부터는 지금 옛 니스(Vieux-Nice)라고 불리는 성 아래쪽에 자리 잡았다.
<글 사진: 이재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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