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국립 기메 박물관(Musée GUIMET)에 한국식당이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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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넘어선 한국 문화가 들어간 격'
파리의 동양 박물관인, 국립 기메(GUIMET) 박물관에 한국식당이 들어섰다. 파리 13구에 위치한 미소(MISSO)식당의 이용경 셰프의 미소(MISSO) 2호점이 기메 박물관 안에 지난 토요일 6월 8일에 개업을 했다.
지난 5월 초 우연히 만난 이용경 셰프는 곧 미소 2호점이 들어설 것이라고 귀뜀을 해주었는데, 그 장소가 파리 국립 기메 박물관 안이라는 것을 알고는 좀 놀랐다.
미소 식당 대표 이용경 셰프(좌)와 미소 2호점을 맡고 있는 한규성 셰프(우) -미소 2호점이 입점해 있는 기메 박물관 루프탑 테라스에서
문화 예술의 자존심이 강한 프랑스의 국립 박물관에 한국식당이 들어섰다는건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는 그만큼 프랑스 내 한국의 위상과 한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이고, 단순히 음식을 넘어서 한국 문화가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상징성이 있다.
그리고 입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루어낸 이용경 셰프의 열정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는 현재 프랑스 한식문화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기메 박물관(Musée GUIMET)은 유럽에서 가장 큰 동양 미술 전문 박물관으로, 리옹 태생의 사업가 에밀 기메(Emile GUIMET 1836년 ~ 1918년)가 세웠다. 평소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기메는 개인 소장품을 모아 리옹에 세웠던 박물관을 파리로 옮겨 왔다. 총 3층 규모의 박물관으로, 1층에는 인도, 동남아시아, 크메르 미술품이, 2층에는 히말라야,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작품들, 3층에는 한국, 중국, 일본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개업을 한지 하루가 지난 6월 9일 기메 박물관 내의 미소 2호점을 찾았다.
미소 2호점은 3층 루프탑 테라스와 지하 1층에서 한식 서비스를 하게 되는데, 현재 지하 1층은 공사 중으로 7월 중순에 완공하게 된다. 루프탑 테라스는 3월부터 9월까지 문을 열고, 한식 스트리트 푸드 코너로 서비스 중이고, 지하 1층은 계절에 저촉받지 않고 오픈하며 정통 한식을 선보이게 된다. 또한 기메 박물관의 케이터링을 하게 된다.
‘기메 박물관에 청사초롱을 다는 날이 오다니’
해볕 좋았던 지난 일요일, 에펠탑과 파리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기메 박물관 3층 루프탑 미소 2호점에 도착하니, 박물관을 찾은 이들이 한식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이용경 셰프가 테이블을 돌면서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음식에 대한 반응을 물어 보는 듯 했다. 나이 지긋해 보이는 여성이 만두가 좋다고 한다.
테라스 난간에는 청사초롱이 달려 있어 한눈에 한국식당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했다.
이용경 셰프는 한국에서 주문해서 받은 청사초롱을 하나하나 매달면서, ‘내가 기메 박물관에 청사초롱을 다는 날이 오다니’ 싶었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미소 2호점의 공사 및 장식을 위해 한옥 전문가인, 양한모 건축사가 와서 함께 자리를 했다. 미소 2호점 부스의 양 옆에는 양한모 건축사의 작품이 걸려져 있다. 한국 고택의 고즈넉하면서 단아한 분위기에 바람에 차양이 날리고 있는 풍경이었다.
건축 컨셉을 묻는 질문에 양한모 건축가는 ‘음식이 들어오는게 아닌 문화가 들어오는 거’라고 하면서 거기에 맞춘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물관을 찾는 이들이 한옥과 장 문화, 툇마루 같은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음식을 맛보고 갈수 있는 장소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1월 말 이용경 셰프는 기메 박물관 내 식당 입찰 공고 메일을 받았다. 후보자들은 미슐랭 셰프급들, 그리고 파리 시내에 식당을 7, 8개 가지고 있는 이들이었다.
39개 나라들 중 15개 나라를 선정했고, 이 중 6개 나라가 최종으로 경합을 하면서 한국식당이 입점이 된 것이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서류 마감 3일을 앞두고 꼭 필요한 추천서 부분에서 막힘이 있었다. 하지만 20년된 현지 단골 고객들이 기꺼이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한 것이다. 이 셰프는 안될 줄 알았다고 한다. 기대가 없었던 것이다.
‘한식을 먹는 공간에 한국이 보이게 하자’
미술을 전공한 이용경 셰프는 제안서를 포트폴리오처럼 만들어 제출했다. 한식을 먹는 공간에서 한국이 보이게 하자는 모티브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 셰프는 음식하고 문화는 함께 가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사명감이 들었다고 한다.
한식당, 미소 2호점이 들어서 있는 기메 박물관 루프탑 테라스
개업하기 며칠 전 이 셰프는 야닉 린츠(Yannick Lintz) 기메 박물관 관장과 미팅을 가졌다. 관장은 2026년이 한불 수교 140주년이 되는 해라고 수차례 강조를 하면서, 측근의 현지 인사들에게 한국식당에 들어왔다고 하니 아주 좋아했다고 이 셰프에게 전했다.
루프탑 테라스를 문화 공간화시킬 것
그동안 많은 케이터링을 한 이용경 셰프는 한식을 통한 기획에 익숙해져 있다. 그는 한국 문화가 외국인들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메 박물관에서 문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박물관 측에서는 1년 전시와 행사가 다 계획되어 있는데, 비는 날짜에 한국 문화 행사 넣으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재즈 공연, 판소리, 사물놀이뿐만 아니라 전시 등도 계획하고 있다.
12시부터 14시까지 입장권 구입 없이 식당 이용 가능
예전에 박물관 내 식당을 이용하려면 입장권을 구입했어야 했는데, 작년에 관장이 바뀌면서 12시부터 14시까지 식당 이용을 원하는 이들에 한해 입장권 구입을 없앴다. 그리고 루프탑 테라스 식당 오픈 시간은 월, 수, 일(휴관 화)는 10시부터 17시까지, 목, 금, 토는 10시부터 23시까지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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