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한국 현대 오페라를 알리다 -창작오페라 <처용> 파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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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일) 17시부터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처용>공연이 파리 오페라 코믹 극장(Théâtre national de l'Opéra-Comique)에서 있었다.
국립오페라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 등으로 구성된 한국 현대 오페라, ‘처용’을 현지인들에게 선보였는데, 파리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고 세계 무대에 K-클래식의 저력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공연이었다.
창작오페라 <처용>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작곡가 이영조의 한국 전통음악과 서양음악 기법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각각의 등장인물을 상징하는 음악적 주제가 바그너의 유도동기(Leitmotif) 기법으로 작곡되어 있는 작품이다. 바그너의 유도동기는 음악극에서의 가장 중요한 기법으로 무한선율과 오케스트라의 끝없는 흐름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고들을 청중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음악적 길잡이로 내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작곡가 이용조의 <처용>은 1986년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위촉 초연된 작품으로, 신비로운 조화가 아름다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오케스트라는 홍석원 지휘자, 연출은 이지나가 맡았고, 처용 역에는 테너 김성현, 가실 역은 소프라노 윤정난, 옥황상제 역에는 베이스 권영명, 바리톤 공병우가 역신 역을 맡았다.
<처용>은 신라의 설화다. 신라가 멸망하기 직전, 하늘을 다스리는 신, 옥황상제는 부패한 신라를 멸하기로 결정하지만, 그의 아들 처용은 신라를 구하겠다면서 지상에 내려온다. 하지만 아름다운 여인, 가실과 사랑에 빠지면서 타락한다. 이때 가실을 흠모하던 역신이 나타나 가실을 내어주면 신라를 구할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고민하던 처용은 결국 가실을 역신에게 주게 된다. 처용은 사랑하는 여자조차 구할 수 없었던 자신을 책망하며 하늘에 용서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처음 부분에 비해 갈수록 드라마틱해진 이야기에 몰입감이 있었다.
그리고 아주 낮은 음의 옥황상제는 그 위엄을 나타내고 있었으며, 극 중간에 자주 등장하는 ‘처용’이란 가사로 반복되는 음은 바그너의 유도동기에 해당하는 것인 듯했다.
먼 옛날 신라의 설화라 의상이 화려하고 거추장스러울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주인공인 처용은 광채가 나는 저고리가 아닌 흰 티셔츠에, 두텁고 긴 장화가 아닌 간편한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스타일들도 현대 인물들과 다르지 않았다. 등장 인물들의 의상을 지극히 단순화시켰다. 단순화시켰지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는 색깔 배합이 화려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인에게 공연 관람 소감을 물으니, 컬러풀해서 좋았다는 반응이 있었다.
또한 이같은 등장인물들의 현대적인 룩(Look)에 프랑스 사학자인 관객은 사학자의 입장에서 이 부분을 좀 아쉬워했지만, 고대와 현대를 섞어 놓아 신기와 재미를 더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마지막에 처용이 하늘에 용서를 구하는 장면에서는 그의 복잡한 내면을 뒷쪽 합창단들이 엇갈린 화음으로 표현해 주고 있었던건 인상적이었다. 막이 내리고 난뒤 한동안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공연 이후 리셉션에서는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최재철 프랑스 대사, 루이 랑그레(Louis Langrée) 오페라 코믹 극장 대표의 인삿말이 있었다.
이날 프랑스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한인들이 관람을 했다.
프랑스 학생들에게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한인 교수는 불교와 설화, 여성 희생과 여성을 통한 구원이라는 측면에서, 너무 한국적인걸 어필하다 보니 유럽인들이 동양에 대해 가진 편견을 더 강조한 격이 되었지 않나 하면서 아쉬운 부분이었다고 했다.
‘같은 오케스트라, 다른 음악 성향에 흥미’
협회에서 합창단원으로 있다는 프랑스 여성은 접하기 어려운 동시대 예술이라고 하면서, 역동적이었다고 했다.
부르고뉴 지역에서 주말을 맞이해서 공연을 보러온 한 중학생은 등장인물들의 아름다운 음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함께 있던 친구는 안무와 스토리의 풍부함을 높이 평가했다.
또 다른 현지인은 프랑스에서 자주 접할수 있는 오케스트라 연주였는데, 음악 성향은 아주 달라 그런 차이점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창작오페라 <처용> 팀은 6월 11일에는 독일에서, 13일에는 오스트리아에서 공연을 가진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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