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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작가 <프로방스 여행> 연재(16) - 생트로페(지난 호에서 계속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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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광장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재형 작가의 프랑스 르퓌 산티아고 순례길 저서

<프랑스를 걷다>와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연재 이후, 

<프로방스 여행-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연재합니다.

연재를 허락해 주신 이재형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실존주의의 상징 〈신이여자를 창조하셨다〉(지난 호에서 계속)

이 영화가 1957 10월 미국에서 상영되자 가톨릭 교계는 대규모 반대 운동을 벌였다. 미국 제7의 도시 필라델피아에서는 검열관들이 극장에 들이닥쳐서 음란 공연을 금지하는 법을 내세우며 영화 필름을 압수했다. 레이크 플레시드의 대주교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지 못하도록 입장권을 다 사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입장객 수는 프랑스의 두 배가 넘는 8백만 명을 기록하였다.

브리지트 바르도는 이 영화로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그는 1960년대 전 세계를 대표하는 섹스 심볼이었고 언론을 가장 많이 타는 스타였으며, 여성 해방의 아이콘이었다. 천사와 악마의 야누스적인 두 얼굴을 가진 그는 여성성과 성적 자유, 풍속 혁명,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로 대표되는 거대한 실존주의의 흐름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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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신이... 여자를 창조하셨다>의 브리지트 바르도

이 마을은 이제 생트로페가 아니라 생트로(트로는너무 많은이라는 뜻)가 되어버렸을 정도로 늘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1887년에 문을 연 세네키에 카페(Café Sénéquier)는 〈신이여자를 창조하셨다〉의 촬영 장소로 수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 카페의 빨간색 의자에 앉아 이 집에서 직접 만드는 하얀 누가 과자와 커피를 시켜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느릿느릿 시간을 흘려보내거나 마리나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호화 요트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도 좋다.

주변의 40여 개가 넘는 해수욕장에서 바닷물에 몸을 담그거나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에 몸을 태우는 것도 좋다. 아니면 아침 일찍 에르브 광장에서 열리는 시장에 가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꽃을 사거나 유명한 생트로페 샌들을 신고 파스티스를 홀짝거리며 리스 광장의 플라타너스 아래에서 페탕크 경기를 하는 유명인들을 구경해도 좋다.

나처럼 마르세유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며 생트로페까지 오느라 아침과 점심을 건너뛰었다면 이곳의 명물인 생트로페 타르트를 사 들고 허기진 배를 채우며 좁은 골목길 양쪽에 늘어선 쇼핑가를 천천히 걸어도 좋다.

 

아농시아드 미술관

생트로페에는 이 도시가 1890년에서 1950년까지 프로방스에서 이루어진 예술 활동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아농시아드 미술관(Musée de l’Annonciade)이 있다. 이 미술관은 1922년 옛 노트르담 드 아농시아드 예배당에 세워졌는데, 건물 외관은 물론 작은 아치형 문이 연이어져 있는 내부도 매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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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농시아드 미술관 전경

아농시아드 미술관에는 1892년 이 작은 어촌을 처음 찾았다가 매혹된 폴 시냑을 비롯해서 조르주 쇠라, 에두아르 뷜라르, 앙리 마티스 등 그의 권유로 이곳을 찾아 작품 활동을 했던 나비파와 점묘파, 야수파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오르세 미술관에 가면 폴 시냑이 어촌 생트로페의 고요함을 분할 화법으로 그려낸 〈생트로페. 붉은색 부표〉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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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시냑 <빨간 부표, 생 트로페> , 파리 오르세 미술관

 

생트로페 타르트

생트로페 타르트는 설탕을 뿌린 브리오슈빵을 반으로 자른 다음, 그사이에 커스터드 크림과 버터 크림을 채워 넣은 케이크다. 이 케이크의 레시피를 만든 것은 폴란드 출신의 파티시에 알렉상드르 미카다. 그는 이 케이크를 만들어 〈신이여자를 창조하셨다〉 촬영팀에게 제공했고, 브리지트 바르도는 이 케이크에생 트로페 타르트라는 이름을 붙이라고 조언했다. 이 타르트는 2018년 김정은과 트럼프가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할 때 디저트로 제공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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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트로페 타르트


<글 사진: 이재형 작가>


1, 이재형 작가와 함께 하는  "파리구석구석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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