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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작가 <프로방스 여행> 연재(12)-마농의 샘물이 흐르는 라 트레이으(La Tre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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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광장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재형 작가의 프랑스 르퓌 산티아고 순례길 저서

<프랑스를 걷다>와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연재 이후, 

<프로방스 여행-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연재합니다.

연재를 허락해 주신 이재형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바스티드 뇌브 남쪽의 라 트레이으(La Treille) 마을은 《아버지의 영광》과 《어머니의 성》의 주 무대다. 마르셀의 절친한 친구가 된 릴리가 여러 차례 마르셀을 기다리고, 그의 아버지 조제프가 사냥해서 잡은 바르타벨이라는 아름다운 자고새를 동네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신부가 바르타벨을 안고 있는 조제프의 사진을 찍어주는 곳이 바로 라 트레이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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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트레이으(La Treille)마을 전경


이 마을에서 마르셀 파뇰이 연출한 영화 〈조프루아〉(1934) 와 〈시갈롱〉(1935)도 촬영되었다. 지금도 문이 열려 있는 시갈롱 식당(Le Cigalon de la Treille)의 테라스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저 아래 펼쳐진 전망을 감상하는 것도 프로방스 여행이 안겨 주는 수많은 즐거움 중 하나다. 

〈마농의 샘〉(1952) 역시 여기에서 촬영되었다. 이 영화에는 그의 아내 자클린 파뇰이 마농역을 연기했다. 지금도 교회 앞 작은 광장에 있는 작은 마농의 샘에서는 졸졸 물이 흘러나온다. 마르셀 파뇰은 이 영화의 줄거리에서 영감을 얻어 1963년 〈장 드 플로트〉와 〈마농의 샘〉으로 이루어진 2부작 소설 《언덕의 물》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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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농의 샘> 영화 포스터


그는 이 마을의 묘지에 어머니, 아내, 딸과 함께 묻혀 있다. 그의 묘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그는 샘과 친구들, 아내를 사랑했다.” 

라 트레이으는 마르세유 지하철 1호선 라 티몬(La Timone)역에서 12S번 버스를 타면 50분 정도 걸린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 이프성 

마르세유 앞바다의 프리울 열도에 속한 이프섬에 있는 이프성(Château d’If)은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1494~1547)의 지시에 따라 건설되었다. 1516년 마르세유를 찾았던 프랑수아 1세는 마르세유 주변의 섬 중에서 가장 작은 이섬의 전략적 중요성을 알아차렸다. 그는 프랑스 해안을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고 왕의 갤리선 선단을 보호하며 마르세유를 감시하기 위해 이 섬에 성채를 짓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프성이 왕의 결정 뒤에 곧 바로 건설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마르세유 사람들은 자신들을 감시한다고 알려져 있고 왕권을 상징하는 이 성이 건설되는 것을 환영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31년에 완공된 이프성은 주루와 3개의 탑, 높은 벽, 해자,도개교 등 중세 시대 성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당시만 해도 이 성은 ‘북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랑스 왕국의 창구’로 여겨졌다. 그러나 원래의 군사적 목표에서 서서히 멀어져 금세 감옥이 되었다. 1540년, 첫 번째 죄수들이 섬에 도착했다. 도둑과 강도, 살인자, 마르세유에서 추방당한 자 등 모든 범죄자가 이 감옥에 갇혔다. 죄수들은 그들의 지위에 따라 감방을 배정받았다. 가난한 죄수들은 빛조차 안 들어오는 1층 감방에 수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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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 이프성 전경


너무나 비위생적이어서 길어봤자 9개월밖에 생존할 수 없을 정도였다. 부유한 죄수들은 창문과 벽난로가 있는 더 넓은 감방을 배정받았는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내야만 했고, 돈을 안 내면 1층 감옥에 갇혀야만 했다. 


이프 감옥에는 1720년 마르세유에 페스트를 퍼트린 장 바티스트 샤토나 미라보 백작, 사드 후작,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처럼 유명한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히트작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에드몽 당테스는 파리아 신부와 함께 이프 감옥에 투옥된다. 


하지만 그는 이 감옥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어린 시절 나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읽으며 당테스가 친구들로부터 터무니 없는 모함을 받아 체포되자 분노했고, 이프섬 주변의 바닷속에 내던져지자 가슴을 졸였으며, 이탈리아 선박에 의해 구조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가 보물을 발견했을 때는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노트르담들라가르드 성당에서 저 멀리 이프섬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그때의 기억이 아스라이 떠오른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글 사진: 이재형 작가>


1, 이재형 작가와 함께 하는  "파리구석구석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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