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작가 <프로방스 여행> 연재(7) -텔린 페르시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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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광장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재형 작가의 프랑스 르퓌 산티아고 순례길 저서
<프랑스를 걷다>와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연재 이후,
<프로방스 여행-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연재합니다.
연재를 허락해 주신 이재형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프프로방스에 살 때 생트마리드라메르에서 텔린 페르시아드(Telline persillade)라는 음식을 자주 먹었다. 텔린은 카마르그 지역에서 주로 잡히는 작은 조개로, 텔린 페르시아드는 이 텔린을 파슬리와 다진 마늘로 만든 페르시아드 소스로 양념해서 볶은 음식이다.꼭 과자처럼 생긴 이 조개는 모래 속에서 자라는데,작아서 사람 손으로는 잡기 힘들고 작은 트롤망이 달린 써레로 잡는다. 이 조개는 크기는 작지만 삶으면 헤이즐넛 향을 풍긴다.
텔린 (조개)
텔린 페르시아드 요리
▯ 올리브와 올리브유
올리브와 올리브유, 붉은 포도주가 장수를 보장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세가지를 모두 생산하는 곳이 바로 프로방스 지역이다. 눈부신 태양 아래 초록색으로 반짝이는 올리브나무 잎사귀는 프로방스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올리브유가 빠진 프로방스 요리는 상상할 수 없다. 지중해 유역이 원산지인 올리브 나무는 이미 야생 상태로 프로방스 지역에서 자라고 있었으며, 이 나무를 재배하여 열매를 으깨서 기름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그리스인들이었다. 오랫동안 올리브유는 요리에 사용되기에는 너무 귀한 것으로 여겨졌다. 올리브유는 등에 불을 켜는 데 쓰였고, 고대인들은 이 기름을 몸에 바르고 문질렀다.
올리브 나무
올리브유는 종교와 의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원전 600년경에 지금의 마르세유를 세운 페니키아인들은 프로방스에 올리브를 최초로 심고 재배했다. 로마인들에게 올리브유는 지방질 물질을 제공하는 중요한 기본 식자재였다. 단식을 해야 하는 기독교에서도 올리브유를 사용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프로방스 지방의 수도원들은 올리브 나무를 재배하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
이 나무는 매우 천천히 자란다. 그래서 백 살이 넘어도 키가 3m에서10m에 불 과하다. 올리브 나무는 네 살에서 열 살 사이에 열매를 맺기 시작해 서른 살에서 서른다섯 살 사이에 열매를 가장 많이 맺으며, 일흔다섯 살 이후에는 더 이상 열매를 맺지 않는다. 봄에 잎 근처에 꽃봉오리가 맺혔다가6월 초에 벌어지면서 아주 작은 흰색 꽃이 피면 바람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진다.
올리브 나무는 격년 주기를 따르기 때문에 모든 가지가 열매를 맺지는 않는다. 원칙적으로 첫 번째 해에 열매를 맺으면 다음 해에는 열매를 맺지 않고 자라기만 한다. 품질 좋은 올리브와 올리브유를 집중적으로 생산하는 오랑주 북동쪽 니옹 주변에서는 한해는 많은 열매가 열리고 그 다음 해에는 열매가 전혀 열리지 않고 나무가 성장하기만 하는 탕슈종을 재배한다. 올리브 재배자는 봄에 가지치기를 해서 이 주기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
올리브 나무는 여러 가지 위험에 계속 노출된다. 그중 가장 큰 위험은 냉해다. 프로방스 지방의 기후는 온화하지만, 이따금 영하로 내려갈 때가 있어서 올리브 나무가 견뎌내지 못한다.
올리브
프로방스에서 초록색 올리브의 수확은 대체로 10월에 시작된다. 11월이 되어 올리브 열매가 검은색으로 변해간다는 것은 올리브의 향은 더 강해지고 쓴맛은 덜 느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1월 말과 12월 초에는 조금 더 익은 열매를 딸 수 있고 검은색 올리브는 열매가 완전히 익은 12월과1월에 수확한다.
올리브는 익은 정도에 상관없이 이 상태에서는 먹을 수 없다. 수확한 올리브를 먹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살짝 쪼갠 올리브를10일 정도 물속에 담그고 물을 몇 차례 갈아준 다음, 유리병을 향초(香草)를 넣은 소금물로 채우고 그 속에 넣어두는 것이다.
피콜린이나 프로방스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살로넨크종 같은 올리브는 중탄산소다 10%액에 6~12시간 정도 담근 다음 6일 동안 물 속에 넣어둔다. 그리고 회향과 고수,월계수잎을 넣고 끓인 소금물에 담갔다가 식히면 2주 후에는 올리브를 먹을 수 있다.
니스 주변에서 재배되는 카이유티에종이나 니옹 주변의 탕슈종 같은 검은 올리브는 몇달 동안 소금물에 담가 두기만 하면 된다. 마르세유 주변에서 재배되는 그로산종 올리브는 포크로 찌른 다음 큰 병 속에 한층 씩 집어넣으면서 중간중간 소금을 뿌려준다. 그런 다음 올리브와 소금을 몇 차례 뒤집어 주고 5일 동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밤 중에 밖에 내놓았다 먹으면 된다.
올리브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올리브를 그물망에 떨어트린 다음 손이나 기계로 수확한다. 한 그루에서 10~30kg 정도 생산한다. 방앗간에서 는 올리브를 씻고 분류한다. 그런 다음 올리브를 얇게 펴놓고 화강암 맷돌로 갈아 반죽을 얻고 둥근 나일론 천 위에 펼쳐 놓는다. 이 천을 압착기 밑에 여러 개 쌓아놓고 서서히 압력을 가하면 올리브유가 방울방울 떨어진다. 이렇게 하면 5kg 올리브로 1L의 기름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기름에는 물이 섞여 있다. 옛날에는 기름이 물 보다 가볍다고 생각하여 물과 기름이 저절로 분리되도록 내버려두었지만, 지금은 원심 분리기를 이용하여 1차 냉압으로 올리브유를 얻는다. 가열하지 않은 이 올리브유는 황금색을 띠며 맛이 매우 진하다. 올리브유를 짜는 이 같은 전통 방식은 맷돌을 기계로 움직인다는 것만 제외하면 오랫동안 달라지지 않았다.
<글 사진: 이재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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