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형제 폐지의 주역, 로베르 바당테르(Robert Badinter)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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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9일 새벽(현지시각) 로베르 바당테르(Robert Badinter), 전 법무부 장관이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이후 2월 14일(현지시각) 법무부(Ministère de la Justice)가 위치한 파리 방돔(Vendôme) 광장에서 그를 기리는 국가적 추모(Hommage national)가 행해졌다. 이 자리에서 엠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은 로베르 바당테르의 이름이 "인류의 진보와 프랑스를 위해 많은 일을 이룬 이들과 함께, 팡테옹(Panthéon, 프랑스 명예의 전당)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면서 경의를 표했다.
▶로베르 바당테르(Robert Badinter)는 누구인가?
로베르 바당테르는 프랑스의 변호사로1928년에 태어났다. 그는, 특히 1977년 패트릭 앙리(Patrick Henry)사건 재판으로 알려졌다. 패트릭 앙리는 어린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 사건은 프랑스의 사형제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로베르 바당테르는 패트릭 앙리의 변호를 맡아 사형에 반대하며, 1979년 6월 15일 '르몽드(Le Monde)'지에 "인류에 대한 범죄 심판을 위하여(Pour le jugement des crimes contre l'humanité)"라는 글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이 글은 인권 및 법률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대중에게 알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그의 성공적인 변호가 패트릭 앙리를 마침내 사형이 아닌 유기형(종신형)을 받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로베르 바당테르는 프랑스의 정치와 사회에서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며, 그의 이러한 노력과 공헌으로 인해 사형제도가 폐지되는 데 일조한 주역이다.
▶프랑스의 인권과 정의, 로베르 바당테르의 영원한 유산
프랑스가 로베르 바당테르의 별세로 큰 슬픔에 빠졌다. 프랑스의 법과 정치계의 거인으로 기억되는 그는 인권과 정의를 위한 투쟁에 있어 지워지지 않은 영원한 유산을 프랑스에 남기고 떠났다.
1928년 3월 30일 파리에서 태어난 로베르 바당테르(Robert Badinter)는 자신의 일생을 민주주의 가치와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를 지키는 데 헌신했다. 인정받는 유명한 변호사로서, 그는 시대의 상징적인 사건들을 변론하며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이들의 권리를 열렬히 옹호하고, 모든 형태의 불의에 맞서 싸운 인물로 평가된다.
법조인으로서 로베르 바당테르의 ‘역사적인 공헌’은 두말할 나위없이 프랑스에서의 사형제도 폐지(Abolition de la peine de mort)와 관련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François Mitterrand) 대통령 시기 법무장관으로, 로베르 바당테르는 이 ‘무자비한 관행’을 종료하기 위한 강력한 캠페인을 이끌었다. 1981년, 그의 이 같은 노력은 결실을 맺어, 프랑스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 사회가 더 인간적이고 올바른 정의를 향해 한 걸음 더 진보하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되었다.
▶왜 로베르 바당테르는 사형제(Abolition de la peine de mort) 폐지를 원했나?
로베르 바당테르는 사형이 범죄 예방에 미치는 효과가 없으며, 오직 폭력만을 초래한다는 생각 아래,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며, 인간적인 신뢰(Confiance en l'humain)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는 인권과 존엄성, 사법제도의 한계와 오류의 위험 및 처벌의 목적과 효과에 대한 의문, 유럽인권 협약과 관련이 있다.
인권과 존엄성: 사형제도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권)와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인간이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며, 사형제도가 이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사법제도의 한계와 오류의 위험: 사형제도가 사법제도의 한계나 오류로 인해 무고한 사람이 처형되는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판결로 인해 무죄자가 사형되는 것은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처벌의 목적과 효과에 대한 의문: 사형이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양심적인 범죄자에게는 교정과 재사회화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봤다. 그는 범죄에 대한 효과적이고 공정한 대응이 사회에 더 나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었다.
유럽 인권 협약: 프랑스에서 사형제도가 폐지된 것은 로베르 바당테르가 촉구한 인권과 관련된 국제 협약과도 관련이 있다. 그는 유럽 인권 협약과 같은 국제적인 틀 안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하고자 노력했다. 그의 이러한 투쟁은 프랑스가 1981년 사형제도를 폐지하는데 성공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러한 그의 이념적 기여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로베르 바당테르의 정의에 대한 헌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1986년부터 1995년까지 프랑스 헌법재판소의 의장직을 맡아, 국가법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적극 옹호했다. 또한 정치인으로서 (정치적 활동을 통해) 평생 죄수들의 사회 복귀(Réinsertion des détenus)를 지원하며, 형법(Code pénal)과 관련된 여러 변화를 촉진하고, 반 유대주의(l'antisémitisme)와 동성애 혐오(l'homophobie)에 대한 투쟁을 적극 지지했다. 그는 이러한 공식적인 역할을 넘어, 공공의 논쟁에서 끊임없이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내며, 인권, 표현의 자유, 그리고 사회 정의를 옹호한 이 시대의 지성으로 손꼽힌다.
<파리광장/ 현 경 dongsim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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