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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TOP PARIS의 오성호 대표 -패션 세일즈 에이전트 SHOWROOM ROMEO와 니치 향수 오탑(OH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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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 많은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낸 패션 세일즈 에이전트에서, 남성 메이크업 런칭에 이어 오탑 향수 컬렉션 출시까지 


예술, 패션, 문화의 중심지인 파리의 마레 지구에 위치한 오성호 대표의 집무실을 찾았다. 그는 26년 동안 이곳에서 200여명이 넘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만나 소개하고, 전 세계의 신흥 패션 디자이너를 찾아내고 홍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패션과 아름다운 것에 대한 열정은 그를 한 곳에 머물게 하지 않았고, 유니섹스 화장품과 그만의 독특한 철학을 담은 향수 개발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길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오 대표의 쇼룸 앞 진열장에는 OHTOP 향수 컬렉션 중의 하나인, ‘나는 장미를 싫어해 I HATE ROSE’가 강렬한 빨간색을 뿜어내며 놓여져 있었다.


평범한 장미향이 아닌 ‘성깔 있는, 가시 있는’ 장미를 닮은 향이라고 설명한다. 모두가 좋아하는 장미의 대중적인 면이 아닌 그만의 독특한 터치를 넣어 유니크한 장미 향수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평범함을 거부하고 한계가 없는 독창성과 창의적인 세계로 스스로를 몰고 가는 모든 과정이 오늘의 ‘SHOWROOM ROMEO’와 ‘OHTOP’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의 삶과 가치관이 궁금해 쇼룸을 찾았다. 녹록치 않은 외국 생활에서 그는 어떤 노력과 자세로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쇼룸 문을 열고 들어가니 패션 위크 기간 동안 전시 중인 한 디자이너의 외투를 피팅해 보고 있던 오성호 대표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인터뷰에 앞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자신감’을 강조한다. 전라북도 정읍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 파리로 온 한국청년이 ‘자신감’ 하나로 지금의 ‘SHOWROOM ROMEO’를 오랜 시간 동안 이끌어 오고, ‘OHTOP’을 런칭해 전 세계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 국문학을 공부하고 잠시 패션 모델 활동을 하던 그는 패션 홍보와 마케팅 공부를 하기 위해 1989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오게 된다.


유학시절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처음에 유학 와서는 한국말도 거의 하지 않고, 꿈까지 불어로 꿀 정도로 정말 지독하게 공부했어요. 제가 프랑스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었어요. 저는 여기 프랑스인들 하고 일을 하고 싶었어요. PR(홍보)공부를 하고 나서 파리 유명인들을 관리하고 키우는 패션 홍보 회사에서 연수할 기회가 주어졌는데요, 제가 다른 연수생들과는 다르게 주인처럼 열심히 일을 했어요. 문을 열고 닫고, 심지어 손으로 재떨이 청소까지 했죠. 그때에는 사무실에서 모두가 담배를 피우던 시절이었어요.

그랬더니 하루는 사장님이 저에게 ‘너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실력이 있어도 언어의 문제도 있고, 언젠가는 유럽인이 아니기에 어떤 한계든 맞닥뜨리게 될 거야’ 라는 말을 해주셨어요. 그게 저를 더욱 자극했죠. 저는 도전했고 그런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 나름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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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TOP의 오성호 대표                                                                                                                    사진: OHTOP 제공


여기 파리, 그것도 마레 지구에서 쇼룸을 가지시며 로메오 오를 구축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저는 운이 참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라면이라고 하면 농심이나 삼양 라면만 있는 줄 알았는데 파리에 와 보니 일본 라면도 있고, 중국 라면 그리고 베트남 라면도 있는 거에요. 라면은 작은 예이지만 이런 다양한 것들이 있는 곳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개인적인 자유가 주어졌다는 것이 참 소중했어요. 좀 더 넓은 세상에 와서 (물론 혼란도 있었지만), 좀 더 많은 선택들이 주어진 곳에서 나 스스로에게 더욱 집중하면서 저 스스로를 의지했고 저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많이 느꼈어요. 그 모든 과정에 사실은 많은 노력이 있었고 남 몰래 눈물 흘린 일도 많았죠. 선택의 폭이 늘어난 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많아졌고요. 사실은 이 모든 일이 저를 더 익사이팅하게 했어요.

저는 트렌드는 자기가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본인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야의 일을 하던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겠죠. 트렌드는 자신감 아니겠어요 ? 


자신감을 가진다는게 말은 쉽지만 참 어려운거 같아요.

-거기 도달하기까지 사실 우울했었어요. 아티스트들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요? 우울증이라는 것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는데 또 저는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싶어요. 저의 경우는 완벽성을 추구하는 성격에서 오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지나치게 이기적이어서 일것 같기도 해요. 완벽성과 에고이즘적인 성격이, 즉 주변과 타협을 잘 못하는 그런 성격의 사람들이 우울증이 있어요. 사랑을 많이 받은 아티스트, 셀럽들이나 독선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독해 보여도 속은 너무 여리거든요. 

여리기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게 되죠. 우울증이라는 단어로 표현을 했지만, 사실 또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일에 대한 고민, 걱정,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때문에 불안하잖아요. 그래서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기도 하는데, 이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나름 노력해요. 이를테면 지하철 안 창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는 자세를 다시 고친다거나, ‘난 두렵지 않아, 꿀리지 않아’ 라고 스스로에게 확언을 일부러 하는 그런 노력을 해요.


패션 컨설턴트면 당연히 뛰어난 감각과 안목이 있어야겠어요.

-예전에 파리의 한 패션스쿨에서 저희 쇼룸으로 견학을 온 적이 있었어요. 그 중 브라질 학생이 저한테 이런 질문을 했어요: ‘로메오는 어떤 기준으로 좋은 옷과 안 좋은 옷을 구별하나요?’ 좋은 질문이에요. 대답은 ‘나의 취향’에 달려있다고 했어요. 내 취향에 따라 ‘예쁘다, 덜 예쁘다’라고요. 예술이나 패션은 개인적인 취향으로 표현하는 거에요. 정답이 따로 없어요. 그래서 소비자들은 아티스트들의 작업, 즉 그들의 꿈을 돈을 주고 사는 거에요. 디자이너들의 환상이나 창의성을 사는거고요. 이건 정당한 교환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아티스트들은 창의성과 꿈을 가지고 있어야 되겠죠.

서울에 한 부자 친구가 있어요. 그는 호주머니에 돈이 많이 있지만 저는 제 눈에 돈이 많이 있다고 말했어요, 경험과 안목의 부를 제 눈 속에 모았다고 했지요. 제가 만난 수 많은 사람과 여행에서 보고 들은 것, 예술과 문화를 즐기며 느낀 시간과 경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거에요.


이번 향수 출시 전에는 남성 화장품 쪽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남성 메이크업으로 시작을 했어요. 남성 스킨케어를 했다면 더 쉽게 돈도 벌 수 있고, 안전하게 비지니스를 시작할 수 있었을 거에요. 그런데 잘 팔리지 않을 수 있는, 대중적이지 않은 남성 화장품을 했어요. 남자가 무슨 얼굴에 쿠션을 바르고 메이크업을 해요? 그렇게 남들이 가지 않은 어려운 길을 선택했어요. 돈은 더 들어가고 수익은 적고. 알고 있었죠. 그래서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쿠션도 남들은 동그란 모양을 하는데 전 사각 모양의 쿠션을 만들었어요. 쿠션 패키지가 하나의 오브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카페의 테이블 위나 집안 어디에 두어도 자연스레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남들이 이미 하고 있는 스킨케어를 제가 하게 되면 성공할 확률이 적고, 제가 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을 거 같아요. 이미 잘 하고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에요. 그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어요. 돈이 안될 수 있기 때문에, 돈이 될 수 있도록 하는게

사업의 목적이니까 그런 부분을 노력했죠. 서울과 파리에서 판매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K-뷰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 제가 OHTOP 남자 립밤하고 쿠션을 출시했을 때 파리의 프렝땅 백화점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톰 포드와 쟝 폴 고티에 다음으로 로메오가 이걸 들고 왔네’ 라고 하면서 '좋다'고 했어요. 그쪽에서 주기적으로 남자 메이크업 제품과 콜라보하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건 사업적으로 별로 승산이 없으니 다음에는 스킨케어를 만들 것이라고 하니, 프랭땅 백화점 바이어가 한국에서 스킨케어를 가지고 오면 우리는 바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 우리는 지방시, 디올 등 스킨케어가 든든하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유럽에서 그들이 원하는 한국제품은 원숭이나 호랑이 모양의 마스크 같은 오리엔탈을 가미한 키치한 제품이거나 가격이 중저가인 제품을 선호합니다. 내가 고가의 시크한 제품을 가지고 오면 바잉에 있어서 단번에 주저함을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패션을 봐도 비싸고 럭셔리한 한국 제품은 사지 않고, 캐쥬얼 브랜드의 가성비 있는 제품에 관심을 보이죠. 그만큼 바이어들이 한국의 높은 품질의 제품을 사는 데는 아직 벽이 있어요. 다행히 달라진 한국의 위상과 이미지로 인해서 후배들에게 거는 기대감은 훨씬 높아졌지요.


한국의 고급 제품이 유럽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아직은 넘어야 할 것들이 좀 있겠네요.

-하지만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지 말아야겠죠. 한국에서 향수 사업을 하는 성공한 젊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의 제품이 사랑받는 이유는 한국의 조급함, 엉뚱함, 모던함 등을 긍정적으로 가미해서 색다른 느낌의 향수를 만들어낸 거에요. 도발적이고 좀 비정상적인, 그래서 히트를 치지 않았나 싶어요. 

우리 후배들은 정통적인 거와 한국적인 거를 함께 해서 나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고급스러운 접시와 포크 나이프가 있는 서양의 식탁에 우리의 양은 냄비 같은게 놓여 있다면, 좀 부담스럽기는 하겠지만 신선한 충격을 줄 수도 있거든요. 잘 큐레이팅해야 되겠죠. 키치하지만 우아하게, 그게 그 식탁 주인의 안목과 취향이라고 생각해요.


OHTOP향수 컬렉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현재까지 총 5종의 향수를 출시했어요


• FLEUR D’OH: 이것은 어머니의 젖가슴에서 나는 냄새를 만들어 보았어요, 유자 꽃과 깻잎 향이 나면서 조향사 알렉시 다디에가 만들었습니다 


• GREEN FLANNEL: 이것은 30여년 전에 제가 처음으로 받은 향수 선물인 미국의 그레이 플라넬의 오마쥬 한 버젼이며 가장 깨끗하고 '가장 처음으로' 라는 의미를 두었습니다, 갈바넘과 비올렛의 조화를 우디와 머스크 향이 잡아 줍니다, 알렉시 다디에가 만들었습니다


• OHSPHALTE: 이것은 도로 위의 아스팔트 향이어요, 어렸을 때 아스팔트 공사를 하기 시작하면 그 트럭 뒤를 열심히 쫒아 다녔어요. 콘크리트향이 나는 오렌지 블로썸, 가이악 우드, 머스크, 그리고 가죽향이 납니다, 안 소피 베하겔이 만들었습니다


• I HATE ROSE: 평범한 장미향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미 향수입니다, 파프리카, 로즈, 루바브, 패션 프룻, 아멜리 브루조아가 만들었습니다 


• PARANOIAQUE:  완벽성을 추구하며 극도로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향수 입니다. 그레이 프룻, 블랙 커런, 코리앙드이며 500개의 냄새를 두 뇌에 입력 시킨 태국의 이름 없는 조향사가 컴퓨터로 시향해서 만들었습니다. 조향의 미치광이 라고 부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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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TOP 향수 5종 컬렉션                                                                                                                  사진: OHTOP 제공 


파리는 저희가 2월에 프랭땅 백화점에 입점을 하고요, 현재는 방돔 광장의 향수 매장인‘Jovoy’에서 판매 중이에요. 파리에 여행 오는 한국 분들이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한국에는 2월에 청담동의 분더샵과 현대백화점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OHTOP향수 컬렉션은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 시크와 한국의 여러 요소들이 가미되어있어요. 비록 여기 프랑스에서 만들었지만 만든 사람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향기에 한국의 정신이 배어있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한국적인 성급함이나, 서두름을 표현하는 것도 우리 만이 가지고 있는 실력이에요. 그런 부분을 음악이나 운동이나 모든 분야에서 스스로가 고민을 하면 찾아낼 수 있는 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환경들과 파리의 많은 잇점들을 잘 조합해 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완벽하게 프랑스적인 것을 제거하고 우리만의 것을 나름의 방법으로 요리하는 방법도 있고요. 여기에는 ‘호기심’이 중요한 열쇠일 것 같아요.

보통 프랑스는 느리고 불분명하고 게으르다고 하지요. 저는 그걸 다 아날로그라고 표현해요.

저는 파리에 있을 때에는 좀 느리거나 게으르고, 한국이나 아시아 등 다른 나라에 갈 때에는 오히려 더 긴장하게 돼요

그 두가지를 잘 요리할 수 있어야 하겠죠. 파리에서만 산다고 하면 지루할 거 같아요.


창작활동의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나요?

-여행이에요. 여행하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요 반대로 생각을 비워내기도 하죠. 프랑스를 기점으로 해서 제가 자주 왕래하는 나라는 한국과 태국이에요. 태국은 날씨가 따뜻해서 좋고요, 한국은 제가 특히나 좋아하는 나물 반찬이 많아서 좋고요.


대표님에게 파리는 어떤 도시인가요?

-파리는 여유가 있는 도시인 거 같아요. 드골 공항에 도착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져요. 파리에 있는 저의 집, 옷, 가구들이 마구 그리워져요. 파리가 게으른 도시라고 아까 말한 것처럼 생각이 많아지고 계획도 많이 세워요. 파리는 저에게 쉬는 도시에요.


대표님과 비슷한 길을 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절대 남의 말을 믿지 말고 본인만 믿어라. 본인이 생각한 것들이 틀렸을 수도 있고 고민이 많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해서 성공을 하면 그만큼 희열이 클 거고, 실패를 하면 또 그만큼 슬퍼할 거 같은데, 실패하면서 그사람이 성장할수 있지 않겠어요 ? 위험을 즐기라는 것처럼 남을 믿지 말라는 게 같은 맥락 같거든요.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하고 싶어요. 저는 모든게 ‘Love yourself’ 아닌가 싶어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도 100% 사랑을 줄수 있을까요 ?


오 대표의 제안으로 향기를 맡아본 OHTOP의 5종류 향수는 각각 특유의 향기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한국인이기에 어쩔 수 없이, 본능적으로 스며들어간 한국의 향기를 품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OHTOP의 향수는 파리 방돔 광장의 고급 향수 매장(Jovoy)에서 전 세계 최고가의 향수들과 함께 판매되고 있다.

그의 성공에 그는 계속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운도 노력하는 자에게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OHTOP PARIS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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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Ilovekpop님의 댓글

  • Ilovek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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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나 이 향수 사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