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줌마 단상> "안다고 다 쓰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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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보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우 고(故) 이선균(48)씨 사건과 관련해 봉준호 감독 등 문화예술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과 보도 윤리에 어긋난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개정 등을 촉구했다고 한다.
앞서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반가웠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개정’이었다.
더이상 제 2의 이선균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법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는데에 적극 찬성한다.
연예인의 사생활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가쉽거리가 될수 있고, 이목을 끌수 있다. 하지만 어느 나라도 한 배우를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몰고가지는 않는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마약 테스트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선균 씨의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았고, 일부 유투브 채널은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붙이며 더욱 들끓었다. 죽음은 배우의 선택이었겠지만, 그를 그 지경까지 몰고 간 검경찰과 언론, 그리고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대 배우의 죽음을 접하고 무언가 바뀌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해진 가운데, 봉준호 감독을 위시한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의 성명 발표 소식을 들었다. "바로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무언가 다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지인은 마약복용혐의로 한 배우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그쪽 삶이 너무 힘들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마약복용까지도 받아들이고 있었고, 프랑스 배우들은 그런 경우들이 허다한데 라며 한탄스러워했다.
관심은 ‘사랑’의, ‘좋아한다’의 한 표현일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지나친 관심은 상대에게 독이 될 수 있다.
유시민 작가는 얼마전 한 유투브 채널을 통해 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관하여 언급하면서, ‘알권리로 포장된 언론의 상업성과 폭력성’을 강력히 비판했다. 유시민 작가는 눈자위가 벌겋게 된채, ‘알고 싶지 않다’며 절규하듯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유시민 작가는 고 이선균 배우의 유흥업소 여성과의 관계는 그의 사생활이고, 그건 그와 가족이 해결할 문제이기에 관심가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프랑스는 비교적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예전 이를 가쉽화시켜 논란을 일으키려고 했던 언론사가 있었다.
프랑스의 전 대통령, 미테랑은 나이 50에 불같이 찾아온 사랑이 있었다. 그의 고향 친구의 딸과 사랑에 빠져 혼외 자녀를 둔 것이다.
당시 정계인사들이나 언론사의 고참기자들은 대통령에게 혼외 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안다고 다 쓰는 것은 아니라>면서 암묵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기사화하지 않았다. 그건 대통령의 사생활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싣는 잡지, 파리마치는 파파라치를 고용해서 미테랑과 그의 숨겨놓은 딸, 마자린이 식당에서 나오는 장면을 촬영해서 싣으며 대통령의 숨겨놓은 딸을 폭로했다. 이에 르피가로는 <하수구 저널리즘>이라고 몰아세웠고,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라는 기사를 싣으면서 논란을 불식시킨 적이 있다.
이 세상에 알려 바르게 세워야 될 것들이 있고, 알아도 그냥 지나쳐야 될 것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이른바, « 하수구 저널리즘 »은 언제 그 격을 갖출 수 있을지…
<파리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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