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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 이-팔 차례로 방문하여 중재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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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지도자들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본부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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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의 수반 마무드 압바스(Mahmoud Abbas)와 만난 프랑스 엠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

(사진 Sipa / Nicolas Messyasz)


엠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무력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차례로 방문한 뒤 요르단에 이어 이집트 등을 연이어 방문했다. 전통적으로 중동정세 민감한 프랑스가 정치적 균형을 위해 선택한 '균형외교'의 일환이다. 르피가로 등 프랑스 주요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의 유대인과 무슬림 공동체는 유럽에서 가장 크다.


먼저, 지난 24(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오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Tel-Aviv)에 도착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를 시작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주요국 정상이 차례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며 연대를 표명하기 위해 방문한 이후다

'유럽의 지도자'를 자처하는 마크롱 대통령이 '조건'을 붙이며 이스라엘 방문을 주저해 왔다. 이렇게 마크롱 대통령이 뜸을 들이며 다른 국가의 정상들보다 한발 늦춰 이스라엘을 방문한 이유는 (이번 이스라엘 방문이) 최근 들어 가뜩이나 불안한 프랑스 국내 정세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 도착 직후 첫 행보로 벤구리온 공항에서 이번 충돌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프랑스(franco-israéliennes) 국적자 가족을 만났다. 그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는 국가적 연대를 표했다"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번 사태 이후 사망한 현지 프랑스인은 30명에 이른다. 아울러 현재 9명의 프랑스 국적자들이 하마스에 억류되었거나, 실종상태다.

, 마크롱 대통령은 이삭 헤르조그(Isaac Herzog) 이스라엘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친구 나라(un)pays ami’)" "안타까움(‘condoléances’)"에 대해 표현하면서도 요구사항 등을 제기함으로써 보다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하려 노력했다. 그는 최우선 목표로 인질 석방을 강조하는 한편, ‘이번 분쟁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점에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뜻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헤르조그 대통령과 만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모든 인질들의 석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에서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모든 인질을 차별 없이 석방하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마스의 공격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이었다. 어린이, 노인, 민간인, 군인의 생명을 갖고 장난을 치는 끔찍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혼자가 아니다” 라며 연대·지지를 표하면서도, “분쟁을 확대해선 안된다”며 확전을 경계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최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가세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태를 경계한 것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같은 입장을 취한 것이다

이에 헤르조그 대통령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무력충돌은 원하지 않는다며 공감을 표했다. 그는 “우리가 북부 국경에서 누구와도 무력 대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하지만 헤즈볼라가 우리를 전쟁에 끌어들인다면 레바논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한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헤즈볼라는 하마스보다 화력과 자금력이 훨씬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지난 7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분쟁에 헤즈볼라가 개입하면서 이스라엘 북쪽에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되는 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분쟁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포와 박격포를 발사하면서 하마스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하마스, 그리고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 고위급 인사들을 만났다고 헤즈볼라 측이 25일 밝혀, 이번 이팔 전쟁이 확전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헤즈볼라는 시아파,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는 수니파다. 이슬람교는 이 두 종파 간 대립과 갈등이 대를 이어 계속되고 때로는 외부의 적보다 더 치열하게 대립할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두 종파가 팔레스타인을 위한 투쟁이라는 단일 기조 아래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이들은 회동 후 공동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진정한 승리와 이스라엘의 기만적이고 잔혹한 침략 행위를 중단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라고 천명했다.

이와 관련해, 24일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헤즈볼라가 불장난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누구와도 북부 국경에서 무력 대치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확전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헤르조그 대통령은 “만일 헤즈볼라가 우리를 전쟁에 끌어들인다면 레바논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와 하마스, 여기에 이슬라믹 지하드 고위 지도부가 회동했다는 발표가 나와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 ‘두 국가 해법제안 

마크롱 대통령은 24일 이스라엘 예루살렘(Jérusalem)에서 베야민 네타냐후(Benyamin Netanyahou) 이스라엘 총리(le Premier ministre israélien)를 만나, 하마스에 맞서기 위한 국제적 협력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맞서는 동맹(coalition·반IS 동맹)이 하마스 대항까지 포함하도록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의 안정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정치적 접근도 허용할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두 국가 해법’을 시사한 것이다

'두 국가 해법'이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국경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를 건설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사회는 대체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하는 것은 두 국가 해법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해 왔다. 

이번 이스라엘 방문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단순한 연대 표명을 넘어 확전 방지와 인질 석방, 이스라엘의 안전보장, 나아가 '두 국가 해법' 협력을 위해 '최대한 실행 가능한 제안'을 하고자 노력했다고 알려졌다.


요르단 서안지구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 "팔레스타인 국가 없인 평화 없다" : 이·팔 공존에 대한 프랑스의 입장 재확인

이어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마무드 압바스(Mahmoud Abbas)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회동을 마쳤다.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해외 지도자들 가운데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본부를 방문하는 건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이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마무드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자치정부의 세력은 요르단강 서안에 제한돼 있으며, 가자지구는 그의 정적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다.

우선, 마크롱 대통령에 앞서 발언한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이 “야만적 공격으로 모든 민간인을 학살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 마크롱 대통령에게 “군사적 해결책이 아닌 정치적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바스 수반과 회담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영토와 국가를 갖지 못하는 한 역내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바스 수반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는 "영토와 국가에 대한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권리가 인정되지 않고, 팔레스타인 국민과 당국이 이스라엘의 존재와 안보를 인정하지 않는 한 지속적인 평화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군사적이 아닌 정치적 프로세스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스라엘 총리 베야민 네타냐후와의 만남에서 강조한 것처럼) ‘양측이 정치적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 “평화를 지향하지 않는 안보 추구는 실패할 수밖에 없고, 이는 각 당사자의 정당한 열망에 대한 인정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이는 두 나라의 공존에 대한 프랑스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간의 선을 명확히 그었다. 이어 “하마스 테러 공격은 이스라엘인들에게 비극이지만,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재앙”이라며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목숨은 프랑스인, 이스라엘인의 목숨과 똑같이 가치 있다”며 애도했다.

230만명이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현재 이스라엘에 의해 국경이 봉쇄된 상태로 물·전기·식량·연료 등이 심각하게 모자란 상황에 놓여있다. 이에 병원 시스템도 마비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 내 전력 공급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오늘 네타냐후 총리와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보호에 대해 논의했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말에서 수용적이라는 느낌을 받은 만큼 가자지구 병원의 전력 복구 작업 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특별전세기(Airbus A400M)“ 띄워 가자에 구호품 54t 전달 

한편, 프랑스 외무부는 지난 26일 목요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긴급 구호를 위해 특별 전세기를 띄워 54t 규모의 구호품을 전달할 것”이라 발표하며, "이번 수송은 가자 지구의 인도주의적 긴급 상황에 대응(aide humanitaire d'urgence)하기 위한 프랑스의 새로운 기여"라고 말했다.

10 28일 토요일(현지시각) 54t 규모의 구호품을 싣고 이집트에서 출발한 비행기에는, 최대 500명 분량의 긴급 의약품 및 병원 장비, 500명 분량의 의약품 58상자, 비상용 호흡기 18, 태양광 램프 1000개 및 발전기 10, 텐트 336, 식품 보충제 28t 및 식수 정수제 7만개 등이 포함됐다. 이어 당국은 “가자 지구 민간인들의 필요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인도적 휴전을 거듭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정치적 균형 선택 : ‘균형 외교’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중동 현안과 관련해 영미권보다는 아랍 친화적인 노선을 걸었으나 최근 영미권 노선으로 방향을 틀면서 이 지역내 영향력이 제한됐다는 평가를 일각에서 받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지역 정부에 모든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하도록 했다가 법원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프랑스에는 현재 대규모 유대인과 무슬림 공동체가 있고, 수년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잇달아 발생했던 만큼 프랑스 사회에 중동 현안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다만 프랑스 당국자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중동 외교정책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와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 "이는 프랑스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파리광장/ 현 경 dongsimjeong@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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