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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프랑스로 입양된 자매를 찾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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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본지는 한국으로부터 30여년전 프랑스로 입양된 자매를 찾아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한인신문에 광고를 내고 싶다고 한다. 본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해서 찾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국제 전화 요금이 걱정이 되어, 카톡 연결을 권하니 나이 많은 사람이라 카톡을 할 줄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그분의 조카를 카톡으로 연결해서 자매들 생년월일, 홀트 의뢰 날짜와 입양된 날짜, 그리고 입양된 지역까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사진이 필요하다. 입양된 지 1년뒤에 보내온 사진이라고 카톡으로 받았다.

양부모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었다. 양부모 얼굴은 보이지 않게 처리되어 있었다.

받은 사진들을 편집하고, 자매들 정보를 한국어와 불어로 정리해서 본지 사이트 및 SNS계정에 올렸다. 그리고 파리에 있는 입양인 협회인 ‘한국의 뿌리(Racines Coréennes)SNS 계정으로 연락을 해서 본지의 입양인 찾는 포스팅을 공유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미안하지만 가족이나, 부모가 찾는 경우에는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첫 째로 정확성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했고, 그 다음은 협회의 지침서 같은 불어로 된 내용을 링크 걸어 보내왔다. 너무 길어 자세히 읽지는 않았다. 솔직히 이유 불문하고 섭섭했다.

그리고 입양된 지역 시청에, 입양된 한국 자매를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냐는 메일을 보냈다.

또한 도움을 청하기 위해 인근 지역에 사는 디종의 한글학교 교장인, 노선주 선생에게 연락을 했다. 노선주 선생은 조심스럽게 본인이 10년 전에 겪은 이야기를 해준다.

한국에서 부모가 프랑스 보르도로 입양된 형제를 찾아서, SNS 계정을 통해 알리면서 찾았다. 이후 그 입양인은 왜 함부로 나의 어린 시절 사진과 정보를 올리느냐고 하면서 많이 언쟎아했고, 버릴 때는 언제이고 왜 지금에 와서 찾으려고 하느냐? 면서, 그들은 친부모 찾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비록 친부모를 찾았어도, 만나지 않고, 한국을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개인 정보를 내리지 않으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런 경우가 있는지 생각지 못해서 적쟎이 당황스럽고 놀라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친부모 찾아주었는데 너무한거 아니냐고 했는데, 그건 우리 입장의 이야기고, 입양인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히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다.

노선주 선생은 이는 그들의 선택권을 존중하지 않는거라고 하면서, 그들이 받은 상처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바로 본지 사이트 및 SNS에 올린 글과 사진들을 모두 삭제하면서, 편협한 시선 속에 사로잡혀 무조건 친부모 찾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을 돌아보게 되었다.

노선주 선생은 입양인과 친부모가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을 알려주었다 : 입양인들이 친부모를 찾겠다고 홀트에 DNA및 정보를 등록하고, 친부모 또한 홀트에 같은 방식의 등록이 된 상태라면 30분 안에라도 찾을 수 있는거라고 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지금 본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물었더니,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거는 입양인이 친부모 찾겠다고 홀트에 등록하는 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 정보 유출에 관해서는 나라마다 다르다고 한다. 네덜란드 입양인들은 한국 정부에 정보를 공개적으로 노출시켜 친부모 만나는 것을 도와달라는 입장이고, 한국측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한다.

프레시안 430일자 기사 네덜란드로 입양된 장애인을 보면 그 정보도 정확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입양된 다른 친구들과 달리 사회복지사는 많은 서류를 보여주었지만, 많은 부분이 비어 있었습니다(…) 양부모님의 말씀과는 달리 저는 부산 출신이 아니었고 고아원까지 따라온 노인 아줌마도 없었습니다(…)너무 많은 사람들이 입양 관련 배경 정보가 없거나, 거의 없거나, 조작된 채로 입양되었고 그로 인해 가족, 국가, 언어 및 문화와의 분리로 인한 트라우마로 고통 받아왔습니다

프랑스 입양인 단체 ‘한국의 뿌리(Racines Coréennes)’에서 추산한 한국 입양인은 약 1 1,000명에 달한다. 입양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어쩔 수 없는 사연들과 상황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친부모를 찾기 위해 홀트에 등록하기를 기다리는 수 것 외에는 더 이상의 방법은 없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그들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의미가 어떤건지 새겨볼 수 있는 기회였다.


<파리광장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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