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작품 다비드 상 미술 수업 후 음란물 논란으로 불거져 美초등 교장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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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Renaissance) 조각 작품 ‘다비드(David)’ 상의 예술적 의미
미술 수업 후 음란물 논란으로 불거져 美초등 교장 해고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르네상스(Renaissance) 미술 수업시간 교재로 ‘다비드(David)’, ‘비너스의 탄생(Birth of Venus)’ 등 당대 이탈리아 예술의 걸작 사진을 보여준 것에 관해 항의를 받은 일이 벌어져 주목을 끈다. 특히 전신 누드로 표현된 다비드 조각상 사진을 교재로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학부모들이 (초등학생인 우리)‘아이들이 이런 작품을 보면 안된다’ 며, ‘부적절한 수업’이라는 거센 항의로 결국 초등학교의 교장은 해고됐다. 다비드 조각상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다윗 왕을 소재로, 미켈란젤로(Michelangelo)가 1501년부터 1504년까지 제작한 것이다. 이 조각 작품은 서양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BBC 보도(3월25일)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Tallahassee)에 있는 기독교계 공립초등학교 탤러해시 클래시컬 스쿨(Tallahassee Classical School)의 교장 호프 카라스키야(Hope Carrasquilla)씨가 지난 17일(현지 시간) 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르네상스(Renaissance) 미술' 수업 시간에 이탈리아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소장된 '다비드 상'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 수업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The Creation of Adam)',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Birth of Venus)' 등도 다뤄졌다.
그러나 전신 나체로 표현된 다비드 조각상을 교재로 활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학부모가 “우리 자녀가 이런 작품을 봐서는 안 된다”며 학교 측에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지역신문 탤러해시 데모크라트는 “일부 학부모들은 다윗상을 ‘포르노(pornographic material)’라고 부르며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카라스키야(Carrasquilla) 교장이 학부모들에게 충분한 사전 공지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사실 카라스키야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공지 이메일을 보냈고, 학부모들에게 메일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행정의 실수로 이메일이 전송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다비드상과 같은 고전예술 작품을 보여줄 때는 사전에 학부모에게 알려주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전달이 잘못돼 메일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고, 이에 학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한 것은 내 책임이지만 솔직히 (우리는) 르네상스 예술에 관한 편지를 보낼 필요가 없다” 고 NPR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두 명의 학부모가 편지를 받지 못 한 것에 화가 났고, 한 부모는 누드상 자료를 포르노그래피와 동일시 하며 특히 불만을 제기했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는 남성의 전신 나체를 표현한 다비드 상이 11~12살 아이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지적하며, 조각상은 음란물이라며 분노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스키야는 10년간 고전(순수미술)을 가르쳤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예술에 대해 (선정적이라며) 화를 내는 부모들이 있다는 것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 이사회는 지난 20일 카라스키야 교장에게 사임 또는 해고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결국 그는 해고됐다. 카라스키야는 "많은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나를 해고한 학교 이사회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주변에 도움을 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니 비숍 이사회 의장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그것은 심각한 실수였다 […..] 부모는 자녀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주제나 작품을 배울 때 언제든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비숍 의장은 또 다비드 상을 음란물로 볼지는 다른 문제라며 수업에서 꼭 다룰 필요가 없었던 자료 사진이었고, 카라스키야 교장이 이를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부모님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강력한 보수 정책을 펴고 있는 론 드샌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 주지사(Governor of Florida)는 지난 23일 공립학교에서 성교육과 성 정체성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정당한 가정 교육"의 일환으로 이를 결정할 권리를 부모에게 부여하고, 학교에서 성적인 내용을 다루는 강의나 교재 사용을 금지한다. 또한 학교에서 성 정체성을 가르치는 것도 금지한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 법안을 지역 사회의 가치와 신념에 대한 존중으로 설명하고, 부모가 자녀의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권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법안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한하고, 성적인 폭력, 성차별, 성적 신변성 문제 등을 다루는 교육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다. 한편, 이 법을 위반한 교사는 정직 되거나 교원 자격을 잃을 수 있다.
◀ 다비드 조각상은 미켈란젤로가 29세 때에 완성한 가장 유명한 초대형 조각(1501-1504)이자, 이탈리아 피렌체 공화국의 자유를 상징한다. 최고의 조각품이라는 찬사를 받는 걸작 중의 하나인 이 조각상을 단순히 성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예술사라는 큰 흐름, 즉 맥락에서 벗어나 단순 오브제 직관’하기 때문이다. "예술은 맥락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조각품이 만들어진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이야기를 놓치게 되죠." 피렌체의 조각가이자 교사, 미술사학자, 팟캐스트인 ‘조각가의 장례식(The Sculptor's Funeral)'의 진행자 제이슨 아클스의 말이다. 그는 그 당시 예술 작품은 항상 의뢰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한다. 현대예술처럼 단지 순수 미(美)에 대한 탐구, 즉 아름다움이나 작가의 자기표현 수단이었던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는 또 "성기가 보이는 것만 빼면, 다비드상엔 성적인 면이 없다"고 평가한다. 사실 다비드상의 성기는 의도적으로 성적 이미지를 약화한 것이라 해석되기도 한다. 전체 몸보다 비상식적으로 성기를 작게 만든 것은 성적인 특징을 의도적으로 억제하려는 시도였다는 것이다. 사실 인체을 모방하거나 재현함에 있어 비율의 문제는 중요하다. 두꺼운 머리카락과 강한 턱 선, 탄탄한 몸매를 재현함으로써 남성미를 뽐내는 듯 보이지만, 신체 비율에 있어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성기가 작을 뿐만 아니라, 손과 머리는 상대적으로 크다. 나체의 다비드상은 단순히 이상적인 신체와 성적 매력을 표현했다기보다는 고대 이후 볼 수 없었던 예술 기법을 선보이는 동시에, 인체와 르네상스 시대에 인체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하게 되었음을 찬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아클스는 "토가(고대 로마 시민이 입던 헐렁한 겉옷)는 많은 오류를 숨길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옷을 걸친 인체 표현의 경우 가려진 부분의 느낌만 자연스럽게 (혹은 부자연스럽지 않게) 표현하면 되지만, 누드 상의 경우 인체의 모든 부분을 해부학적인 측면에서 정확하게 표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아클스는 "누드 상을 만들 때는 신체의 모든 부위를 다 만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부위들이 다른 부위와 함께 어우러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당시) 누드 상을 만든다는 것은 이러한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다는 표현이기도 하죠." 라고 설명한다. |
<파리광장/ 현 경 dongsim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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