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회 재외동포재단 문학상, 일반 산문 부분 우수상을 수상한 프랑스 리옹 Lyon 의 채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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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줄 때> 제 24회 재외동포재단 문학상 수필 산문 부분 우수상 수상작
"역경 자체보다는 그 역경을 소화하는 의미화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심사평 중에서
프랑스 리옹에 거주하는 채단비 씨는 제 24회 재외동포재단 문학상 일반 산문 부분 우수상을 수상했다. 심사평에서는 « 우수상 대상 작품 « 소음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 줄 때 »(채단비 프랑스)는 프랑스 유학 생활의 가난한 삶 가운데 얻어낸 사색을 서술하고 있다. 역경 자체보다는 그 역경을 소화하는 의미화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코인세탁소의 소음 가운데 집중이 더 잘되는 심리적 묘미를 드러내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함께 엮어내는 글솜씨가 돋보인다. » 라고 평했다.
각자 삶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프랑스로 왔지만, 외국 생활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누군가들은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고 한다. 글이 매개체가 되어 퍽퍽한 삶이 좀더 매끄러워질 수 있다면 글쓰기는 삶의 아주 좋은 위안이될 것이다. 채단비 씨의 글을 읽으면서, 어려움을 승화시켜 나가는 그의 필력은 놀라웠다. 하나의 높은 산을 올라 넘어가듯 그렇게 극복해 나가는 그가 궁금했다.
-안녕하세요! 수상하신 글 잘 읽었습니다.
먼저 재외동포재단 문학상 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여쭈어 봐도 될까요?
경험 삼아 공모전에 응모하게 되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큰 상을 받게 되어서 참 기쁩니다. 당연히 수상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서 8월 말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도 믿기지 않았었습니다. 글을 써서 상을 받아본 적이 처음이라 이번 재외동포재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더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 고 다짐했습니다.
-본인 소개 좀 해주세요
저는 2012년 프랑스로 유학을 왔습니다.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고 학업을 이어가던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정착을 하게 되었어요. 현재는 프랑스인들에게는 한국어를, 한국인들에게는 프랑스어를 가르치며 틈틈이 번역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상 소식을 리옹 한글학교 인스타 그램을 통해서 알 수 있었어요. 한글학교 선생님이라고 하더라고요.
네 한글학교에서 근무한 지는 4년 정도 되었고요. 청소년과 성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여전히 초보 교사라 수업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지만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한국어라는 낯선 언어에 관심을 갖고 학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저에게 많은 동기부여를 해줬고요. 그래서 한국어 교육에 대해 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싶어서 작년부터 한국어 교원 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채단비 씨
-그러시군요. 그럼
호칭을 선생님이라고 하겠습니다. 선생님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글쓰기는 글자를 한 자 한 자 써가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제 마음을 다듬고 정리하는 방법이에요. 글과 친숙한 삶을 살았고, 제 생활에 글과 책이 없던 적은 없었어요. 말보다 글로 제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훨씬 쉽고, 즉흥적으로 쏟아낼 수 있는 말보다 온 마음을 담아야 지만 한 줄, 한 문단을 완성할 수 있는 글이 마음에 더 와 닿아요. 글쓰기는 글처럼 진지하고 묵직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저의 작은 소망이 투영된 거라고 볼 수도 있겠죠.
-항상 글을 써 오신 거예요? 재외동포재단 문학상에 응모하신 계기가 있다면 요?
어렸을 때부터 틈날 때마다 글을 썼습니다. 거창한 이야기들은 아니어도 일기나 짤막한 생각을 틈틈이 쓰거나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든 문구를 적어 두면서 항상 글과 펜과 함께 지냈습니다. 재외동포재단 문학상에 응모하고자 한 이유는 그동안 써 둔 글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2020년에 처음으로 이 문학상에 응모를 해봤는데 그때는 수상하지 못해서 잊고 있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응모 모집 소식을 보게 되어 다시 도전해 봤습니다.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의 일정 부분을 솔직하게 내보인다는 ‘불편함’이 따르기 마련이죠.. 특히 수필 부분에서요, 좀 예민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선생님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저는 주로 수필을 즐겨 쓰는데 항상 ‘나’를 주제로 써야 해서 글의 첫 줄부터 고민을 많이 합니다. 제 이야기를 제 손으로 직접 쓰는 것임에도 불편한 마음을 떨쳐내기 란 힘듭니다. 더욱이 저는 글을 쓰면서 속마음을 가감없이 털어놓는 편이라 제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거든요. 하지만 나를 위해서만 쓰는 글, 즉 나만 보는 글은 발전이 더디기 마련이라 저를 솔직하게 보여줘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이렇게 불편함을 글을 쓸 때마다 느끼면 그만큼 제 글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다양한 표현을 찾을 수도 있어요.
상패와 수상 작품들이 수록된 책
-심사평처럼 힘든 현실에서 그것에 머무는 게 아닌 긍정적으로 소화해 나가는 게 느껴지는 글이었어요. 선생님의 삶의 가치관 혹은 바라보는 시선 같은 걸 여쭈어 봐도 될까요?
저는 사실 굉장히 부정적인 사람이에요. 특히 프랑스에 와서 학업과 자취를 시작하면서 모든 어려움을 저 혼자 감내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걱정과 불안 속에서 매일을 살았고 자연스레 ‘원래 현실은 힘들다, 녹록치 않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저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이었던 거죠. 좋은 일만 상상하다가 훗날 실망하거나 속상해지기보다는 ‘원래 힘들고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힘들다’ 라는 생각을 품고 하루하루를 버텨낸 거 같아요. 힘든 현실을 마주해도 ‘원래 그러려니…’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글 안에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 취미가 있다면요 ?
독서를 제외한 취미는 퍼즐 맞추기 입니다. 여러 잡다한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면 책상에 퍼즐을 쏟아 놓고 하나씩 맞춰보며 생각을 정리해요.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상을 틀어 놓고 마음이 안정될 때까지 퍼즐을 하다 보면 다시 힘이 생겨요. 이미 한번 완성했던 퍼즐도 다시 맞춰 보기도 하고 퍼즐을 시작해서 완성한 후 다시 하나씩 떼어내서 정리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저에게는 취미를 넘어서서 자기 숙련, 단련의 방법이기도 해요.
-앞으로 계속 글을 쓰실 것 같아요. 수필이 아닌 다른 장르에 도전해 보실 생각이 있는지요?
저의 모습에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수필을 계속 써보려 해요. 평소에 소설을 즐겨 읽어서 소설 창작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데 습작을 해볼수록 계속 저의 이야기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제가 머물고 있는 현실을 벗어나는 상상력이 아직은 저에게 부족한 것 같아요.
-계획이 있다면요?
현재 하고 있는 일 (언어 교육, 번역)에 더 집중할 계획이고 글도 꾸준히 쓸 계획입니다. 글쓰기 공모전에도 틈틈이 응모하며 좋은 경험을 쌓고자 합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재외동포재단은 1999년 이래 매년 한글문학의 창작 마당으로, 동포들에게는
한민족 유대감을 유지하고, 내국민들에게는 재외동포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재외동포재단 문학상을 공모,
수상작을 선정해오고 있다.
수상작 글보기 바로가기 (제24회 재외동포문학상 수상작품집 188페이지)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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