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니스(Venise),‘상상의 보물들’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전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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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0 억원 이상 투입된 기념비적 개인전, 자본과 예술 관계 보여주며 화제 –
현대예술계의‘악동작가(l’enfant terrible de l’art contemporain)’가 되돌아왔다. 지난 4월 9일 부터 12월 3일까지 영국 현대미술가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의 기념비적 전시가 베니스 피노 재단(Fondation Pinault)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미술 축제 비엔날레가 한창인 이탈리아의 베니스(5월13일 개막 – 11월 26일까지)에서는 이와 별도로 전시마다 논란을 몰고 다니는 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블록버스터급 신작 전시회가 동시에 진행되며 미술애호가들과 일반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 믿을 수 없는 난파선의 보물들 (Treasures from the Wreck of the Unbelievable/Trésors de l'épave de L'Incroyable) »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전시는 10년의 공백을 깬 ,‘영국의 젊은 예술가(YBA , young British artists)’를 대표하는 허스트의 복귀전이기도 하다. 이 전시는 허스트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전으로 비엔날레 못지 않은 화제를 뿌리는 중이다.
« Demon with Bowl »
전시비용으로만 약 75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이 투입됐다. 프랑스의 유명 컬렉터 프랑소아 피노(François Pinault)가 소유한 팔라초 그라시(Palazzo Grassi/palais Grassi)와 푼타델라도가나(la Punta della Dogana/Pointe de la Douane)전시관에서 열린다.
« 믿을 수 없는 난파선의 보물들 » 전은 드넓은 아프리카 해안에 걸쳐 수세기 동안 침몰한 고대 제왕의 보물선을2000년 만에 인양해 꺼낸 보물들을 선보인다는 가짜 역사를 전제로 한다. 16m에 이르는 대형 청동인물상과 이집트의 스핑크스, 그리스 조각, 신화 속 괴물, 신상, 보석악세사리, 공예품, 동전 등 작가가 만든 수백점의 작품들을 실제 유물인 것처럼 눈 속임해 놓았다. 400여점의 전시오브제들은, 만든 뒤 실제로 바다에 빠뜨렸다가 건져 올린 가짜 유물들이다.
꿈의 공간에 남겨진 모호성 : 진품 혹은 가짜 ?
하지만, 관람객은 의문이 든다. 팔라초 그라시(Palazzo Grassi) 안뜰에서 관객을 맞이하는18 미터 괴물 조각상은 카탈로그에 명시된 그대로 정말 페인트 수지로 만들어진 것일까 ? 그리고, 이 ‘고대(antiques)’(라고 명시된) 토르소(머리, 손발이 없는 상반신 조각상) 또는‘고대’케르베로스(세 개의 머리와 뱀의 꼬리를 가진 지옥을 지키는 개) 처럼, 모든 보석 컬렉션 역시 정말로 알루미늄과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진 것일까 ? 등등… 또는, 산마르코 종탑과 부두를 배경처럼 거느린 푼타델라도가나(Punta della Dogana) 전시관 테라스의 유니콘 해골 작품 등에서 관객들은 자신들이 보는 이 작품들이 2000여 년간 깊은 물 속에 잠겨 있었는지 작가의 작업 결과물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러한 모호함 속에 결국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돈과 권력만 있으면 세상 모든 사물과 역사를 모두 자기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대 자본과 현대 예술과의 긴밀한 관계성인가 ? 허구의 역사 유물들을 대거 선보이는 허스트의 이번 전시는 자본의 힘 앞에서 가짜와 진짜의 경계가 어떤(무슨) 의미인지, 미술품은 진정성을 지탱할 수 있는지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 마르틴 베테노 (Martin Bethenod, 팔라초그라시와 푼타델라도가나 디렉터)는 « 다양하고 다른 수준의 해석이 서로 겹쳐지고, 이는 기획의 풍부함과 복잡성을 만든다 » 고 평한다.
허스트의 전시는 오는 12월3일까지 팔라초 그라시(Palazzo Grassi), 푼타 델라 도가나( Punta della Dogana)등 베니스 시내의 주요 미술관 2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 : 1965년 생(51세) 영국 현대미술가로 동시대 미술가 중 가장 주목받는 예술계의‘악동작가 (l’enfant terrible de l’art contemporain)’로 영국 현대미술의 부활을 이끈 장본인이다. 유한성(Finitude)에 주목하는 작가로 1980년 대부터 예술과 죽음에 대한 관계를 탐구해왔다. 그의 작품 주제는 죽음. 1991년 첫 개인전에서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가 가득 찬 유리 진열장 속에 매달고 모터를 연결해 움직이게 한 작품 «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 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 »을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4년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 « 일부는 미쳤고, 일부는 달아났다 » 에서는 더 많은 포름알데히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유리 상자 안에 양을 진열한 « 양떼로부터 떨어져서 » (1994)와 반으로 갈라진 소와 송아지를 진열한 « 분리된 엄마와 아이 » (1993) 등 죽음과 부패를 표현한 포름알데히드 작품으로1995년 터너상(런던 테이트 갤러리가 매년 최고의 작가에게 수여)을 수상한다. 직접적이고 충격인 방식과 이미지, 엽기성으로 늘상 논란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설치작품, 회화, 조각을 통해 미술과 과학, 예술과 상품의 경계를 넘나들거나 대중문화의 전통적인 경계에 도전하는 등 현대 미술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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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광장 / 현 경, dongsimijs@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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