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의 김환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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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미술시장의 주목 : 미술품 경매가 1-5위 독점 –
김환기(1913~1974) 화백 작품이11월 27일 저녁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서울옥션 제20회 홍콩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서울옥션의 제20회 홍콩세일 결과 발표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 출품된 김환기의 노란색 전면 점화 « 12-V-70#172 »가 한화 약 63억 3000만 원(4150만 홍콩달러)에 최종 낙찰됐다(약 45억 원에 경매를 시작).
김환기, « 12-V-70 #172 »,1970년,코튼에 유채,236*173cm.
이로써 김환기의 작품은 한국 근현대부문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 기록은 김환기의 « 무제 27-VII-72 #228 »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28일K(케이)옥션 여름 경매에서54억 원에 낙찰됐다. 불과 5개월 만에 10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작품 « 12-V-70 #172 »는 높이가 2미터를 넘는 200호 사이즈의 대작(大作)이다. 김환기 화백 예술의 절정이라 평가되는 뉴욕시대 (1963-1973) 전면점화다. 특히 노란색 작품은 작가의 작품 중 아주 소수로 희소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면점화 대부분이 푸른색이기 때문이다.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를 가리키는‘환기 블루’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김환기의 예술세계에서는 푸른색이 대표작으로 여겨진다. 이런 이유로 애초 미술계 일각에서는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 경신은 어렵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관측을 깨고 노란색 전면점화가 최고가를 차지하게 됐다. 서울옥션은 « 노란색 전면점화는 점, 선, 면과 색감을 동시에 활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 »으로 « 김환기 화백의 점화 중에서도 그 색감 측면에서 희귀한 특성이 있다 » 고 설명했다.
이밖에 출품된 푸른색 전면점화와 십자 구도, 과슈 등도 낙찰 됐다. 푸른색 전면 점화도 다수의 경합 끝에 낙찰된 것으로 발표됐다.
김환기, « 무제 27-VII-72 #228 »,1972 년
: 위 작품은 지난 6월 54억원에 낙찰된 당시 국내 경매사상 최고가 신기록을 세웠고 현재는 2위다.
이번 서울옥션 홍콩 경매 결과로 김환기의 작품들이 한국 미술품 경매가 상위 1-5위를 독점하는 기록을 세웠다. 다섯 작품 모두 대형 사이즈의 ‘뉴욕시대’전면점화다 : 3위는 1970년작 « 무제 » (48억6750만원), 4위는 1971년작 « 19-Ⅶ-71 #209 » (47억2100만원), 5위는 1971년 작 « 무제 3-V-71 #203 » (45억6240만원)이다.
한편, 그동안 5위를 지킨 박수근의 « 빨래터 » (45억2000만원)가 6위를 차지했다.
- 김환기 재조명의 배경 -
« 나는 그림을 팔지 않기로 했다. 팔리지가 않으니까 안 팔기로 했을지도 모르나 어쨌든 안 팔기로 작정했다. 두어 폭 팔아서 구라파 여행을 3년은 할 수 있다든지 한 폭 팔아서 그 흔해 빠진 고급차와 바꿀 수 있다든지 하면야 나도 먹고 사는 사람인지라 팔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 내 그림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인사가 있기를 바라겠는가. » (김환기의 글 중에서)
생전 작품이 팔리지 않음을 한탄했던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작가 사후 40여년이 지난 오늘 국제 미술시장에서 한국 미술 신기록을 갱신하며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 김환기가 재조명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우선, 김환기 화백이 국내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작가라는 점이 그의 신기록 행진의 한 배경으로 설명된다. 동양적 전통을 견지하면서도 파리와 뉴욕 생활을 통해 습득한 서구미술을 접목해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세계를 창조한 것으로 평가되는 그의 작품은 동시대 다른 여러 작가 가운데서도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다시말해, 최근 미술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근대 아시아 작가의 공통점 중의 하나가 동서양 미술의 조화를 시도하며 고유한 영역을 구축했다는 것인데 여기에 김환기가 꼽힌다. 세계적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는 지난 26일 이러한 아시아 작가들만 모아 ‘미술사의 선구자’라는 기획경매를 열어 김환기, 백남준 등 15명을 집중 조명한 바 있다.
여기에 세계 미술시장에서 추상화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 증가와‘단색화’로 대변되는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김환기에 대한 재평가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2014년 이우환의‘점으로부터’가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216만 5천 달러 (약 26억원)에 낙찰되면서 한국 추상화의 인기가 이미 예견됐다.
끝으로, 세계적으로 신설 미술관 수가 급속히 늘어나고 저금리 시대로 미술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도 가격 상승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국내 수요만으로는 이같이 높은 가격에 경매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에서다. 미술품을 투자 포트폴리오의 10-15% 이상 포함시키는 슈퍼리치가 늘어나면서‘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는 세계미술시장의 경향이 이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 파리광장 / 현 경, dongsimijs@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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