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풍습, 결혼식 앞두고 처녀 장례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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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15구 거리에서 처녀 장례식 중인 프랑스 여인들
날씨 좋은 토요일 오후 파리 15구에서 한무리의 여성들을 마주쳤다. 다들 머리에는 천사 오로라를 달고, 한 여성은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복장이 참 요란스러웠다. 머리카락 색깔은 옅은 보랏빛이고, 괴이하게 진한 화장하며, 현란한 색깔의 스타킹을 신고 있다. 다들 연신 미소를 띄우고 있다. 오로라를 달고 있는 어떤 여성이 사진을 찍길래 다가가 무엇을 하는거냐고 물었더니, 6월 11일 결혼 앞둔 친구가 처녀, 즉 미혼의 삶을 장례식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프랑스의 전통 풍습이라고 한다.
결혼을 앞둔 신부가 약혼자 없이 오로지 여자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미혼 생활 장례식은 18세기 남성들에게서 시작된 것으로 여성으로 옮겨온 것은 1970년대부터였다고 한다. 결혼을 앞두고 날을 정해 친구들과 함께 막바지 미혼의 삶을 최대한 즐겨보는, 일종의 축제 같은 것이다. 이를테면 축제 같은 장례식이라고 할수 있겠다.
옛날에는 프랑스 시골에서 암탉의 알을 꺼내거나, 관 모양의 저금통으로 모금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곤 했는데, 파리의 상류 사회에서도 행해졌다고 한다.
이 풍습 한 형태로는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물건들, 일기, 소품들을 상자에 넣어 정원에 묻는다. 그리고 첫 아이가 태어나면 묻어두었던 상자를 끄집어 내고, 비밀을 드러낸다고 하는데,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인지 그동안 묻어두었던 비밀이 밝혀져도 상관없다는 의미인것 같다.
이 풍습은 지방색이나, 미혼자의 사회적인 환경에 맞게 행해지곤 했다는데, 대부분 술을 마시거나, 밤에 스트립티즈를 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2000년초부터는 주로 신부들을 위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되고 있다고 하는데, 요리, 제과제빵 강습, 미용, 춤 강습 등의 이루어져 있다. 이 의식은 예전같이 힘겹고 우스꽝스러운 것이 아닌 함께 기분 좋게 즐길수 있는 쪽으로 가고 있다.
신부의 친구들 중 한명이 나서서 준비를 하는데, 그날 신부의 복장은 이 여성이 담당하게 된다. 모든게 서프라이즈로 이루어지기에 신부는 어떠한 것도 미리 알수가 없다. 파리 15구에서 마주친 신부의 기이한 차림도 그녀의 의지와 아무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프랑스의 여성 잡지인 코스모폴리탄에서 소개한 미혼 생활 장례식 TOP을 보면, 결혼 예정인 에밀리는 뭔가 전복적인 것을 원한다고 했다. 이에 친구들을 하루 일과를 반대로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 아침 7시에 클럽에 가고, 9시에 나와 저녁 식사때 먹는 슈쿠르트를 먹고, 점심은 전식과 후식을 반대로, 즉 초콜릿 케익을 먼저 먹고, 다음에 타블레를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밤에 자기전에 까페-크롸상과 버터 바른 빵을 먹었다고…
광고회사에 다니는 소피는 고향인 깡 Caen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동료에게 알렸다. 이에 멋진 미혼 생활 장례식을 위해 회사 여직원들 모두 깡으로 내려갈 결정을 했다. 하지만 소피가 걱정스러운게, 어린시절 친구들과 회사 여성 동료들과는 삶의 스타일이 많이 달랐다. 그래서 함께 어울릴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은 함만 Hammam 사우나였다. 사우나안에서 다 벗은채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각자 소피 결혼식때 입을 옷과 머리 장식에 대해 상의하며, 필요한 것을 빌려주겠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결혼식날에는 서로 잘 알고 친숙해졌다고 한다.
사진작가인 나타샤는 좀 남성적이라 여성적인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를 눈치챈 미혼생활 장례식 주관자는 그녀에게 어린 소년 복장을 입혔다. 두와노 사진 작품에 나오는 소년의 모습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반바지에, 모자를 쓰고, 팔에는 바게트를 들게 하고는 차를 타고 그러노블 시내를 드라이브했다. 친구집에 가서는 소년 복장을 벗고, 하이힐에 몸에 붙는 드레스를 입히고 진한 화장을 시켰다. 그날밤 클럽에 다녀온뒤 그 복장 그대로 분수에 퐁당~… 짖궃은 면도 없지 않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미혼 생활을 돌아보며, 친구들과 잊혀지지 않을 추억 만들기가 되는 미혼 생활 장례식일 것이다.
<파리광장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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