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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꼬르뷔제 Le Corbusier, 인체비례 ”Mesures de L’Homme” 특별전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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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광장편집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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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국에서는 영화 “건축학개론”이 개봉해 인기몰이를 했다. 필자는 프랑스에서 그 영화를 보았고 몇 개월 후 포아시 Poissy(파리에서 30km)에 위치한 근대건축의 상징이며 르 꼬르뷔제와 그의 조카 피에르 잔느렛Pierre Jeanneret이 설계한 “빌라 사보아Villa Savoye, 1928~1931”저택에 방문하였다. 이곳을 둘러보며 놀랐던 것은 우리의 일제강점기에 여기엔 이렇게나 모던한 건축물이 지어졌다는 사실이다. 이곳은 그의 건축이론인 “근대건축의 5원칙”이 잘 반영된다.

1. 필로티(Pilotis;기둥): 도시와의 연계를 위해 지상층을 개방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개방된 1층은 주차장이나 휴식처로 사용한다.

2. 옥상정원: 옥상에 정원을 만듦으로 대지의 기능을 수행하며 주거공간을 추위와 더위로부터 막는다.

3. 자유로운 평면: 기존엔 실내의 칸막이 벽이 구조적인 하중에 의해 결정되었다. 허나 철근 콘크리트 덕에 칸막이 벽은 자유로워졌다. 실내 공간을 자유롭고 독립되고 융통성 있는 평면으로 구성한다.

4. 자유로운 파사드(Façade;외벽): 기둥과 벽을 독립적으로 분리시켜 자유로운 입면구성이 가능하다.

5. 연속된 창: 수평으로 길게 연속된 창을 설치하여 자유로운 외관을 연출하고 건물 내부에 햇빛을 골고루 들어오게 한다.

이 5원칙으로 인해 필자의 머리 속엔 번쩍 "건축학개론"에서 나오는 제주도의 한가인 집이 연상되었다. 르 꼬르뷔제의 설계 개념 중 하나는 대양에 떠 있는 유람선 같은 집을 짓는 것으로 빌라 사보아가 그런 느낌이 충만한데 포아시에는 넓은 바다는 없다. 하지만 영화 속의 집은 아름다운 제주바다가 펼쳐져 있지 않은가. 그의 건축개념을 이어 받아 오늘날 우리네 건축가가 충실히 표현해 내었다면 다소 억지스러운 이야기일까? 르 꼬르뷔제는 많지 않은 건축물을 남겼고 그의 집들은 간혹 큰 결점을 가지고 있으며, 비록 그의 시도는 당시 좌절되었지만 친나치 비씨(Vichy)정부에 차세대 도시계획안을 제안하는 등 파시스트 운동과 가까운 행적을 보여 비난을 받고 있다. 그래도 그는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들을 남겼고 그의 건축과 이론은 이후 건축가들에게 무한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의 디자인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르 꼬르뷔제는 그의 나이 77세인 1965년, 지중해에서 수영 중 익사했다. 루브르궁 뜰에서 거행된 그의 장례식에서 당시 문화부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는 그의 관 위에 갠지스강의 물을 부어 추모했다. 앙드레 말로는 인도대사 시절, 그에게 인도의 샹디가르Chandigarh(펀잡주의 수도) 행정도시 전체의 설계를 의뢰하며 세계의 끝에 프랑스 건축을 실현화하여 빛나게 했다. 올해는 그의 사후 50주년을 맞이하는데 그의 작품은 여전히 모던하다. 1887년,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이자 도시 계획가 그리고 작가(화가, 조각가, 가구 디자이너)로 선구적인 근대 디자인 이론가이다. 그는 건축을 제대로 공부했다기 보다는 나름의 수련을 통해 건축가가 되었다. 본명은 샤를 에두아르 잔느렛Charles-Édouard Jeanneret이며 스위스 아르누보의 영향으로 10대에 화가의 꿈을 꾸었다.

그는 자신의 전 생애 동안 매일 4~5시간씩 그림을 그렸다. 그의 그림은 색이 살아있고 강렬하다. 20대에는 유럽각지를 여행하며 건축과 도시를 연구했다. 1911년, 프라하, 이스탄불, 아테네, 이태리를 잇는 “동방여행”은 이후 그의 미술적, 건축적 작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유럽, 인도, 러시아, 아메리카에 자신의 건축물을 만들면서 20세기의 거주개념과 건축적 창조물에 놀랄만한 공헌을 했다.

퐁피두의 이번 전시는 그의 300여점의 작품; 모형, 설계초안, 그림, 오브제, 조각, 사진, 기록문서를 그의 전체적인 작품 안에 관통하며 흐르는 인체비율의 개념을 통한 구성으로 관객들에게 그를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1943년, 그는 모듈러Modulor (실내에서 사람이 생활할 때 팔을 벌리고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최소공간)라는 건축개념에 도달한다. 그는 건축에서 실내공간을 인체에 내재하는 황금비율을 반영하여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기존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비례도와 동일한 비례를 보여준다. 이 비례는 또한 다빈치가 그림을 그리기 1800년 전에 정리됐다. 이렇듯 기존에 있던 비율을 르 꼬르뷔제가 현대건축에 맞게 새롭게 다져낸 개념인 것이다. 이것은 근대사회를 보는 그의 관점에 바탕을 둔 것인데 근대건축이 수행해야 할 과제가 표준화와 조립방식을 통해서만 해결 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전쟁 후 주택의 대량생산이라는 사회적 당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편적 적용이 가능한 치수개념인 모듈러를 1950년에 발표했다. 1952년, 프랑스 남부도시 마르세이유에 360가구가 거주 가능한 집합 주거단지인 “유니떼 다비따시옹L’Unité d’habitation”을 모듈러 개념에 의거해 짓게 된다. 이곳엔 그의 5원칙이 적용되며 주거시설을 복합화, 도시화해 수영장, 놀이터, 사우나, 상업시설 등의 공용시설이 포함된다. 오늘날에도 이곳은 기능하고 있으며 파리의 트로까데로Trocadéro에 위치한 Cité de l’architecture에 이곳의 내부공간이 전시되어 있다.

르 꼬르뷔제는 창조와 혁신으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주거,건축,도시를 고안해 낸 당대의 비저너리Visionary였다. 건축은 발주자와 건축가 그리고 공급자(거주자)가 함께 만들어간다. 시대적 필요를 해결하기 위한 발주자(정부)의 리더십과 혜안은 역사적인 건축물을 잉태한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디자인은 우리네 생활의 품격을 높이고 풍성하게 한다. 시대에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와 삶에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기를 꿈꾸어 본다.

*파리에서 르 꼬르뷔제와 함께 걷는 산책길 제안  1. Le Corbusier’s studio-apartment, Immeuble Molitor :매주 토요일 10시~13시, 13시30~17시 개방. 메트로 Michel-Ange Molitor역, 9호선/01 42 88 75 72/ 24, rue Nungesser et Coli 75016 Paris 2. Masion La Roche : 월 13:30~18시, 화~토 10~18시/ 메트로 Jasmin역, 9호선 /10, square du Docteur Blanche 75016 Paris/ 01 42 88 41 53 3. Cité Universitaire International de Paris 내 *Swiss Pavilion: 매일 10시~12시, 14시~17시/ 01 44 16 10 16 *Brazil Pavilion :월~금 8시~12시,13시~18시, 토 10시~13시, 14시~20시/ 01 58 10 23 00  : 7, boulevard Jourdan 75014 Paris/ RER B, Cité Universitaire역


<파리광장 / 이은정, mesi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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