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화당 대표 경선 1차 TV 토론, 경직된 분위기 속 ‘탐색전’(2016년)

                                                                                         (사진 출처: LCI) 

지난 13일, 공화당(Les Républicains) 대표 경선 1차 TV토론회가 TF1에서 생중계됐다. 경직된 분위기속에 이루어진 이번 토론회는 서로에 대한 ‘탐색전’ 성격이 강했으며 여러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정책에 대한 치열한 ‘공방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17년 4월 23일, 5월 7일 양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RTL, Le Figaro, LCI의 주최로 공화당(Les Républicains) 대표경선 1차 TV토론회가 열렸다. 공화당 후보들에게는 자신들의 정책을 대중에 알리는, 사회당 후보들에게는 경쟁자들의 정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이 날 토론에 참여한 공화당 후보는 쟝-프랑수아 코페 (Jean-François Copé), 프랑수와 피용 (François Fillon), 알랭 쥐페 (Alain Juppé), 나탈리 코쉬스코 모리제 (Nathalie Kosciusko-Morizet),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쟝-프레데릭 쁘아송 (Jean-Frédéric Poisson), 브뤼노 르매르 (Bruno Le Maire) 등 총 7명이었다.

        르몽드는 경직되고 차분했던 이번 토론회에 대해 ‘서로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가진 것을 지키려고 하는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고 평했다. 후보들은 서로의 정책을 놓고 토론을 벌이기 보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데 그쳤고 정책에 대한 새로운 내용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공화당 경선 토론회는 텔레비전으로 방송된 첫 토론회였다. 11월 20일로 예정된 1차 경선까지 아직 두 번의 TV 토론회가 더 남아있다. 사실 공화당은 지난 2011년 사회당 경선 TV토론회를 거세게 비판했던 장본인이었다. 토론회를 통해 후보들간의 의견 격차만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화당 역시 자신들의 주요 정책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TV토론회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알랭 쥐페와 니콜라 사르코지이다. 알랭 쥐페는 온화하고 안정적인 이미지로 많은 중도 우파 프랑스인들에게 지지를 받는 인물이지만 이번에는 그다지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가장 ‘잃을 것이 많은’ 후보인 만큼 방어적인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이다. 반면 니콜라 사르코지는 그보다는 더 에너지 넘치는 인상을 주었는데, GOV 지표에 따르면 니콜라 사르코지는 프랑스와 피용, 쟝-프레데릭 쁘아송과 더불어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후보 중 하나로 비춰졌다.

       쟝-프레데릭 쁘아송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었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명확한 의견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18세 이상의 프랑스인 1003명을 대상으로 한 Odox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토론회 이전에는 9%의 프랑스인만이 쟝-프레데릭 쁘아송에 대한 신뢰를 보였지만 토론회가 끝난 밤 11시에는 신뢰도가 이전의 두 배인 18%로 급상승했다. 프랑스와 피용 역시 편안하고 설득력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나탈리 코쉬스코 모리제는 TV토론의 유일한 여성 후보자로 브뤼노 르매르와 함께 ‘혁신’, ‘근대성(modernité)’을 내세운 인물이다. 나탈리 코쉬스코 모리제는 디지털 사회, ‘우버(Uber)’와 같은 새로운 경제 모델에 대한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 경제 분야에서 서로 거의 차이가 없는 다른 후보들의 의견에 비해 그나마 신선했다는 평이다.

한편, Odox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TV토론 이후 알랭 쥐페가 2017년 프랑스 대선을 우파의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하는 프랑스인은 55%에서 60%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광장 / 김연수 rachelle.kim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