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프랑스인들이 즐겨먹는 파이, 갈레뜨 데 후와
작성자 정보
- 파리광장편집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0 추천
- 목록
본문
어김없이 갈레트 데 후와 Galette des Rois의 계절이 왔다. 연말부터 프랑스 슈퍼 마켓 한 쪽에서는 갈레트 데 후와들이 즐비하게 진열되고 있다. 이는 프랑스인이 1월초에는 주로 먹는 전통적인 후식으로, 직역하자면, <왕들의 파이>다.
프랑스의 1월의 대표적인 풍습으로 1월의 첫 번째 일요일 주현절[Epiphanie]에 주로 먹는다. 주현절이란 동방박사 세사람이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러 왔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기원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신화속에 존재하는 12월말에서 1월초의 사투르누스 축제에서 주군들과 노예들이 식사를 나누었는데 잠두콩을 빵안에 넣어서 잠두콩이 있는 부분을 먹는 사람이 그 축제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이 전통은 기독교가 국교가 된 후에도 계속 이어졌고 예수의 탄생시 마굿간에 찾아온 동방박사를 축하하는 축제에 연결되었고. 지금 모양의 갈레트가 된건 훨씬 이후인 17세기라고 한다.
예전에 식탁에서 가장 나이 어린 이가 파이를 나누어 주었는데, 나누어준 파이안에서 투표용지가 나오는 사람이 그날의 왕이 되는 것으로, 이는 가족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왕들의 파이>라는 이름 때문에 왕정을 무너뜨린 혁명당시에는 위험하다고 금지되어 당시 이름이 <평등의 파이>로 바뀌었다. 그리고 나서 한동안은 완전히 없어져버리기도 했다가, 상황이 나아지면서 다시 프랑스 가정 식탁에 등장했다.
나누어진 파이 조각의 의미
프랑스인들을 종교를 떠나 가족 혹은 친구들과 모여 갈레트 데 후와를 나누어 먹는데, 예전에는 나누어진 파이 조각의 의미는 <예수님 조각>, <성모님 조각>, <가난한 자 조각>으로 상징되고 있는데, 가난한 자에게 제일 먼저 파이를 주었다.
이 파이안에는 손가락 반마디만한 사기 인형(fève)이 들어있는데, 이는 아기예수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둥근 갈레트를 모인 사람 수대로 잘라 먹는데, 사기 인형이 들어있는 부분이 할당된 이는 그날의 왕이 되어 갈레트에 들어있는 종이 왕관을 쓰게 된다.
종이 왕관은 50년대 프랑스의 어떤 빵집 주인이 착안한 것이다. 사기 인형인 페브fève는 동방 박사에서부터 동물 모양, 각종 음식 모양 등, 다양하고 예뻐서 수집하는 이들도 있다.
갈레뜨[Galette]는 종이처럼 얇은 반죽을 겹겹이 쌓고 그안에 아몬드 크림이나 과일 쨈을 넣어 둥글게 구운 빵으로, 12월 성탄절이 지나고 나면 프랑스 빵집에서는 사기인형을 넣은 갈레트 데 후와와 종이 왕관을 함께 만들어 팔고 있다. 그리고 갈레뜨 데 후와는 1월 프랑스의 학교 식당들에서 후식으로 한번은 나오게 되는데, 테이블마다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사기인형이 나온 아이는 그날의 왕이 되어 종이 왕관을 쓰게 된다. 이는 구유에서 탄생한 아기 예수를 의미하며 평등, 겸손, 소박을 재미있게 구체화 시킨 것이다.
바삭한 겹겹의 반죽안에 독특한 향기의 부드러운 크림이 가득 채워져 있어 먹는 순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만약 갈레뜨가 맛있다고 한입에 꿀꺽 삼켜서 그속의 사기인형까지 뱃속으로 직행하면 큰일, 갈레뜨 데 후아를 먹을때는 반드시 입안에서 살살녹여 먹어야 한다.
극우파, 마린 르펜 모양의 사기 인형이 나와 곤란
한편 얼마전 프랑스의 루와르에세르Loire-et-Cher 지방의 블루와 Blois의 한 빵집에서 갈레뜨를 사서 가족들과 나누어 먹던 한 여인은 그에게 주어진 갈레뜨에서 사기인형이 나왔는데, 왕이 될줄 알고 좋아했던 그는 인형을 보고 놀랐다. 왜냐하면 인형 모양이 극우 정당의 당수인 마린르펜이었던 것이다. 이에 그는 지금 같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어떻게 이런 문향의 사기 인형을 갈레뜨에 넣을수 있냐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 되냐고 항의했고, 빵집 주인은 니콜라 사르코지, 올랑드 대통령 문향도 있었는데 하필 마린 르펜에 떨어졌냐고 하면서, 몇해전에 꽤 비싼 가격으로 사기인형을 사놓았기에 사용했어야 되었다고 했다. 이미 프랑스에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담긴 갈레트용 사기 인형이 시중에 판매되었다고 한다. 시쳇말로 웃프다는게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1월에 사람들과 어울려 갈레뜨데후와를 먹으면서 나눔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면서 즐겁고 따스한 한해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파리광장 편집부>
관련자료
-
다음
-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