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3 테러’ 10주기, 파리 전역서 희생자 추모 행사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0 추천
-
목록
본문
마크롱 대통령, 테러 현장 방문 추모 후, '기억의 정원' 개장식 참석

2015년 11월 16일, 파리 ‘공화국 광장 기념비’ 앞에서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르몽드(Le Monde)
파리·생드니, 11월 13일을 다시 걷다.
2015년 11월 13일 밤, 파리와 생드니에서 벌어진 참혹한 연쇄 테러로 132명이 목숨을 잃고 35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10년이 흐른 지금, 프랑스는 다시 그날의 현장을 기억하기 위한 특별한 여정(commémoration particulière)에 나선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11월 13일 목요일(현지 시각), 당시 공격이 벌어졌던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 포부르 뒤 템플 거리(rue Faubourg-du-Temple), 알리베르 거리(rue Alibert), 샤롱 거리(rue de Charonne), 볼테르 대로(boulevard Voltaire) 바타클랑(Bataclan)공연장을 차례로 찾아 헌화와 묵념을 올릴 예정이다. 엘리제궁은 수요일 공식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유가족과 피해자 단체 대표들과 함께 각 장소에서 추모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 시청 앞 ‘11·13,기억의 정원(Jardin mémoriel’)’ 개장
희생자 132명 이름 새겨 이날 추모 행사의 마지막 일정은 파리 시청(Hôtel de ville de Paris) 맞은편 생-제르베 광장(Place Saint Gervais)에서 열리는 ‘13·11 기억의 정원 (Jardin du souvenir du 13-Novembre)’ 개장식이다. 이 정원은 조경가 질 클레망(Gilles Clément)과 와곤 랜드스케이핑(Wagon Landscaping)이 설계했으며, 테러가 발생한 여섯 곳을 상징하는 화강암 블록이 배치되어 있다. 각 블록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바닥에는 파리 시내의 거리 지도가 새겨져 있다. 돌과 식물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매년 생명이 다시 피어남을 상징한다”고 ‘13Onze15’ 피해자협회 회장 필리프 뒤페롱(Philippe Duperron)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파리 시장 안 이달고(Anne Hidalgo)는 “파리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언제나 다시 일어서는 도시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잇는 ‘기억과 회복의 시간’
이번 추모식의 주제는 ‘음악’이다. 오후 6시부터 7시 40분까지 진행되는 공식 추모식은 파리올림픽 개막식 연출을 맡았던 티에리 르불(Thierry Reboul)과 토마 졸리(ThomasJolly)가 총감독을 맡는다. 르불은 “테러가 파괴하려 했던 ‘축제의 정신(sens de la fête)’을 다시 일깨우는 것이 이번 행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의 절정에는 작곡가 빅토르 르 마스네(Victor Le Masne)의 레퀴엠(Requiem)이 연주되어 희생자들을 위한 마지막 헌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프랑스는 끝까지 기억하고,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
엘리제궁은 이번 10주기 행사의 의미에 대해, “국가는 희생자들의 기억을 기리고, 유 가족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보낼 것이며, 테 러 대응에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무엇보다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시 다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번 10주기 행사는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프랑스 사회가 “공포 이후의 삶”을 어떻게 재정의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 으로, 테러리즘이 겨냥했던 ‘자유와 축제의 정신’을 되찾으려는 노력은, 단지 과거를 기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의 회복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11월 13일 테러 10주년에도 테러 위협은 “여전히 있다”
프랑스 국가 반테러 검찰은 11월 13일 테러 발생 10년이 지난 지금도 테러 위협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올리비에 크리스텐(Olivier Christen) 국가 반테러 검사는 프랑스 엥테르(France Inter)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테러 위협이 매우 현실적인 단계에 있다”며, “(국가 반테러 검찰에서) 진행 중인 사건 수는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위협은 여전히 살아있다”면서도, 그 양상이 변화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테러 계획에 관여하는 개인들이 점점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기존 테러 조직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크리스텐 검사는 특히, ‘(테러)피의자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1 월 1일부터 현재까지 테러 관련 혐의로 17명의 미성년자가 기소됐으며, 이는 2024년 19 명과 맞먹는 수치다. 또한 그는 ‘지난 3~4년간 극우 테러 위협이 새롭게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 들어 이 분야에서 이미 5건의 사건 수사 절차를 개시했으며, 이는 정치적 표현의 폭력적 급진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파리서 희생자 추모 달리기·걷기 행사 치유와 희망, 공동체 연대
한편, 2015년 11월 13일 파리와 생드니를 뒤흔든 연쇄 테러 사건 10주기를 맞아, 11월 9일 테러 피해자 프랑스 협회(AFVT)가 희생자와 생존자를 기리는 특별한 추모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13-UNIS’ 행사는 달리기, 걷기, 문화 체험과 추모 프로그램이 결합된 종합 이벤트로, 시민들에게 기억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했다. 바타클랑 테러 생존자이자 테러 피해자 프랑스 협회 부회장인 카트린 베르트랑(Catherine Bertrand)은 “생존자로서 스포츠와 공동체 활동이 제 삶의 회복을 도왔듯, 이번 행사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치유와 희망의 힘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 달리기와 걷기 행사는 단순한 스포 츠 이벤트를 넘어, 테러의 상처를 기억하고 공동체 연대를 강화하는 사회적 의미를 가진 상징적 행사로 평가된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프랑스 사회는 여전히 테러의 흔적과 맞서며, 피해자와 생존자를 기억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에게 평화와 안전의 중요성 을 알리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 경 기자 dongsimjeong@gmail.com>
관련자료
-
다음
-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