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터뷰 분류

북한의 로미오와 줄리엣 소설 발간한 프랑스 작가, 니콜라 고드메(Nicolas Godemet)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 해외홍보원 코리아넷의 명예기자인 나탈리 피즈(Nathalie Fisz)씨가 planet-coree.com에 게재된 프랑스어 인터뷰 기사를 번역, 편집하여 게재했음을 알립니다. 


e1b80cf96c38f566b0d226c522ad1a41_1766430310_8086.jpg
지난 9월 파리 라마르틴 서점에서 사인회를 진행 중인 니콜라 고드메 작가


지난 8월 북한을 배경으로 한 프랑스 작가의 소설이 소개되었다. 이 소설은 사랑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었다. 관련 게시물에는 다양한 독자들의 댓글이 달렸다. 젊은 독자들도 있었고, 한국과 특별한 관련이 없었던 연령대가 높은 독자들도 있었다. 작가의 약력과 관심사, 그리고 그의 경력에 대해 조금 더 찾아본 뒤, 나는 직접 그를 만나고 싶어졌다. 이 작가는 니콜라 고드메(Nicolas Gaudemet). 


그의 소설, « Nous n’avons rien à envier au reste du monde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다)»는 지난 8월 L’Observatoire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제목은 무엇을 암시하는 걸까?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 중 하나인 북한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당연히 소설의 주제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의 자유가 설 자리가 거의 없는 공간에서, 니콜라 고드메의 서사적 재능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는 북한 시민들의 일상을 묘사하며, 사회적 계급이 극명하게 다른 두 고등학생, 미란과 윤기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모든 역경을 뛰어넘어 두 주인공이 경험하는 사랑은, 비록 가장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누구나 평생에 한 번쯤 겪어보고 싶을만한 강렬하고 순수한 감정이다. 니콜라 고드메는 자신이 표현한 ‘소비에트적 세계’를 잘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에도 익숙하다. 그는 남한과 북한을 방문하면서 그곳에서 보고 느낀 모든 것들을 작품에 녹여냈다. 작가는 지난 9월 6일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니콜라 고드메 작가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여러 직업 가운데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가족의 응원 속에서 개인적 취향을 정립하고 열정을 키워나갔고, 이것이 오늘날 다재다능한 그를 만든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프랑스 명문 폴리테크닉(École polytechnique, 일명 X) 출신인 니콜라 고드메는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고위직을 역임했다. 첫 직장은 프랑스 경제·재정부 산하 재무총국(Direction générale du Trésor)에서 시작했으며, 이후 오랑주(Orange) 그룹과 프낙 다르티(Fnac Darty)에서 문화 부문 이사(Directeur du pôle Culture)로 활동하는 등,  폭넓은 영역에서 활약해 왔다. 


그는 아주 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8~9세 무렵 러시아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의 부모는 자신들이 좋아하던 러시아 고전 문학을 그에게도 읽어 주었다. 러시아 고전을 접하면서 그는 세계의 변화, 특히 자신의 소설에서 다루는 러시아 및 소비에트 세계의 흐름을 생각하게 되었고, 일본 문학을 좋아하게 된 것을 계기로 다른 나라의 문학도 섭렵했으며, 그중 특히 한국 문학과 문화 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넓혀나갔다. 이후에는 한국 드라마, K-팝, 웹툰 등 한류가 본격적으로 밀려오면서 그의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니콜라 고드메는 2018년 Tohu Bohu 출판사에서 출간된 첫 소설『La fin des idoles』(우상의 종말)로 쥘 르나르(Jules Renard)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가는 1999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이후 2018년, 2022년에도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그가 부산(Busan) 에 매료되어 있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그는 특히 부산항의 규모와 분위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부산 외에도 대구, 목포(전라남도), 서울, 제주 등 여러 도시를 방문했다.


북한 방문 

니콜라스 고드메(Nicolas Gaudemet)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소수 방문만을 허용하는 전문 여행사에 의뢰해야 했고, 비자를 받는 데에는 몇 달이 걸렸다고 한다. 그는 5일간 머물렀으며, 평양과 개성을 방문했다. 니콜라스 고드메는 개성을 아주 아름답고 흥미로운 도시라고 평가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도시는 고려(918 1392) 왕조 권력의 기반을 보여주는 역사적 건축물과 무덤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외국인은 북한 시민과 직접 접촉할 수 없으며, 안내원이나 운전사 등 당에서 지정한 사람만 만날 수 있다. 다만 운전사는 외국어를 할 줄 몰라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북한 방문이 더 어려워졌거나,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이제 그의 소설을 통해 북한을 간접적으로 만나볼 차례라고 말한다.


-소설은 어디를 배경으로 하나요?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나라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야기는 한 지방 도시에 펼쳐지는데, 이 도시는 중국과의 교류가 많아 당에서 매우 감시하는 곳입니다. 이 도시는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의 항구 도시 단둥(Dandong)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요. 


e1b80cf96c38f566b0d226c522ad1a41_1766431064_2621.jpg
니콜라 고드메(Nicolas Gaudemet)의 소설 « Nous n’avons rien à envier au reste du monde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다.) 표지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하나요?

소설을 시작할 때 극적인 장면이 필요했기 때문에 공개 처형 장면을 선택했습니다. 


-소설 제목이 “북한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기도 하네요. 셰익스피어 비극 중 어떤 버전을 참고했나요?

기본 참고는 원작 연극입니다. 여러 각색 중에서는 바즈 루어만 감독의 영화 “Romeo + Juliet”(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클레어 데 인스)이 영감을 주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몬태규 가와 캐퓰릿 가 사이의 증오가 극적으로 표현되죠. 로미오는 줄리엣에게 사랑에 빠지고, 그들의 사랑은 위험을 불러옵니다. 또한 저는 동양권에서 가장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도 참고했어요. 바로 직녀와 견우 이야기입니다. 중국의 4대 민속 전설 중 하나로, 매년 수억 명이 축하하는 전통이죠. 일본에서는 타나바타, 한국에서는 칠석이라 부릅니다. 이 전설을 차용해 독자에게 보편적인 기준점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어린이에게도 전해지는 이야기라, 낯선 북한 배경 속에서도 독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독자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저는 일반 시민의 시선으로 북한을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생 두 명을 주인공으로 삼았죠. 미오와 줄리엣처럼 젊은두 사람을, 우리가 잘 모르는 지방 도시에 배치했습니다. 제 목적은 북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거리에서 직접 보았으니까요. 독자는 처음부터, 제목에서부터, 그리고 첫 페이지에서 이미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 민의 시선으로 이야기에 참여하게 됩니다. 


-북한의 일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요?

네, 아무도 듣지 못하는 특별한 목소리, 지방 도시 고등학생 두 명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관심 있었던 것은 북한의 일상이었습니다. 학교는 어떻게 다니는지, 방과 후에는 무엇을 하는지, 어디서 자고, 어떻게 만남이 이루어지는지, 사랑은 어떻게 하는지,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담배는 피우는지, 경제 교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런 모든 것을 소설 속에서 탐구했습니다. 


-자기비판과 밀고가 흔하다고 하는데, 그 역전된 사고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북한 시민들의 행동, 노동, 심지어 생각까지 모두 당을 섬기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자기비판을 해야 하고, 당에 반하는 행동은 신고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윤기가 미란과 그녀를 향한 사랑을 떠올리며 마음을 자유롭게 흘려보내려 할 때마다, 그는 ‘역전된 사고’를 실천하며 당에 대한 헌신이 라는 ‘올바른 길’로 되돌아와야 하는거죠. 


-요즘 전 세계에서 독재 이야기가 많습니다.

맞아요. 요즘은 사소한 일에도 독재라고 말합니다. 서구에서도 독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죠. 저는 독재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아주 어둡고 지루한 세계 속에서도 작은 사랑의 빛이 피어나도록 하고 싶었어요. 



<파리광장편집부>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