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청문회’, 진실은 어디에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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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과 연관된 이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됨에 따라 ‘세월호 7시간’의 진상규명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기대치에 미치지는 못했다.
이 날 국회 청문회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상황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서울대병원 원장인 서창석 전 대통령 주치의, 연대세브란스병원 원장인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 김원호 전 청와대 의무실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비선 진료'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영재,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가 소환되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 및 윤전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불출석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의 위기대응 시스템은 전혀 작동하지 않은 듯 하다.
김장수 전 실장은 세월호 신고가 들어온지 1시간이 지난 오전 10시에야 박 대통령에게 서면보고를 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박 대통령의 위치를 정확히 몰랐으며, 그런 이유로 서면보고를 “관저와 집무실 둘 다에 보냈다”고 했다. 이후에는 박 대통령과 7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대면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여건이 좋지 않았다.”고 둘러댔다. 세월호가 완전히 잠긴 오후 2시50분이 되어서야 김 전 실장은 구조 인원의 오류를 파악하고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오후 3시, 박 대통령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지시했으나 5시15분에야 도착한다. 이런 지연이 결국 머리 손질 때문이냐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에 질문에 김 전 실장은 “머리 손질 때문에 늦었다고 생각하기 싫다”고만 답했다.
박 대통령의 머리손질에 2시간이 사용되었다 치더라도, 7시간중 5시간의 행적은 아직 미궁 속에 있다. 따라서 성형 시술이나 프로포폴 주사 관련 의혹을 풀기 위해 의료진들에게도 질의가 진행되었다.
먼저, 대표적 '비선' 의료진으로 꼽혀 온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와 최순실 씨의 단골 병원으로 알려진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이 ‘보안손님’ 자격으로 그 동안 청와대를 자유롭게 드나든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김영재 원장은 대통령 자문의도 아니었다.
김영재 원장은 과거 대여섯 번 청와대에 출입한 적이 있지만, 세월호 참사 당일에는 방문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조위원들이 제시한 세월호 참사 전후 박 대통령 얼굴의 피멍에 대해서는 "필러 같다"고 답하면서도 "박 대통령 안면시술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부인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역시 세월호 참사 당일에 청와대에 방문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전 자문의는 임명장을 받기 전에 관저로 들어가 대통령을 단독 진료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제가 직접 놓은 것은 ‘라이넥’이라는 태반주사 세 번이 전부"라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항산화제, 고용량 비타민C 등을 처방했다고 밝혔다. “처방한 의약품이 중독 또는 의존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유일하게 관저에 출입한 이는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였다. 그는 "점심 먹기 전 오전 중에 의료용 가글액을 갖다 드리러 관저를 갔다 왔다"며 "대통령을 직접 보진 못했고 부속실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이에 특조위원들은 "의료용 가글은 주로 필러를 맞아 입이 마비돼서 양치를 못할 때 쓰는 것으로, 의료용 가글을 가져갔다는 건 (필러 시술을) 의심할 만한 예"라고 지적했다. 과거 신 장교는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조여옥 대위가 참사 당일 "의무실에 있었다"는 증언을 한 일이 있다. 조 대위는 이날 청문회에는 불참했으나 오는 22일 5차 청문회에는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얼굴 사진에는 미용시술 흔적으로 보이는 피멍 자국이 뚜렷했지만 시술자가 누군지는 밝히지 못한 채로 3차 청문회는 끝이 났다.
<파리광장 / 김연수 rachelle.kim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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