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 전시, "시간 너머로(AU-DELA DU TEMPS)" - 경계를 초월한 판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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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목판과 리놀륨에 새겨진 판화 예술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새로운 지평을 엽니다. 판화는 처음 목판화 기법에서 출발했으며, 이는 판화의 가장 오래된 형태이기도 합니다. 고대 아시아에서 시작된 이 기술은 이후 유럽으로 전파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쇄 및 예술 복제 기법이 발전해 왔습니다.
전시, "시간 너머(AU-DELA DU TEMPS)"로는 한국의 김상구(KIM Sang Ku), 안정면(AN Jeong Min), 김억(KIM Eok), 프랑스의 Jean LODGE, Ariane FRUIT, Herman STEINS, Eric FOURMESTRAUX, KIM Myoung Nam, 독일의 Johannes STRUGALLA, Philip ANGERMAIER 등 여러 나라의 판화 거장들이 참여합니다. 이들은 재료를 초월한 예술적 대화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 전시는 5 월 15일부터 28일까지 베르사유 미술대학교 갤러리에서 개최되며, 판화가 다양한 미적 감성과 문화적 유산이 만나는 접점임을 조명합니다.
예술가들은 나무결을 따라 사유를 새기고, 리놀륨 위에 신화와 철학을 새기며, 점과 선, 면이 얽힌 깊이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칼의 날이 남긴 흔적은 단순한 형상에 그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한 예술가들의 시선이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질문이 됩니다.
한국, 프랑스, 독일의 판화 발전 과정
오늘날 목판화(목판 인쇄)는 판화라는 거대한 예술 영역 속 하나의 기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목판화는 가장 오래된 판화 기법으로, 그 기원은 7세기 아시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 중 하나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Le Grand Dharanisutra de la Lumière Immaculée et Pure, 704~751)은 한국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목판화는 수세기를 거쳐 전승·발전하며 현대적 감성과 표현을 수용해 왔습니다.
프랑스 또한 목판화 분야에서 풍부한 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 작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활발히 실천되고 있습니다. 독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판화 기법은 단순한 형식적·주제적 변화를 넘어 기술적으로도 큰 혁신을 이루었습니다. 전통적인 조각 도구인 뷔렌과 조각칼 외에도, 소형 드릴이나 레이저 컷팅과 같은 새로운 장비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필수적이었던 소나무 판재는 이제 합판, MDF, 리놀륨 등의 다양한 재료로 대체되거나 보완되고 있습니다. 일부 예술가들은 판화를 입체 작품이나 설치미술과 결합하여 3차원의 가능성을 실험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판화의 역사는 신라 시대(8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704751)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 중 하나로, 한국 판화의 기초를 형성합니다. 고려 시대(918~1392)에는 불경과 행정 문서를 인쇄하며 판화 기술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조선 시대(1392~1897)에는 실용적 기능과 예술적 표현이 결합되면서 더욱 다양한 판화가 제작되었습니다.
20 세기 초, ‘신문화운동’(새로운 문화운동)의 영향으로 한국 현대 판화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이 운동은 이응로, 박수근, 윤명로 과 같은 주요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이들은 전통 판화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며 새로운 예술적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15 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판화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며, 성서 삽화와 종교적 판화가 대량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목판화가 주를 이루었으나, 이후 뷔렌, 드라이포인트, 에칭 등 새로운 금속 판화 기법이 도입되며 그 영역이 확장되었습니다. 특히 석판화(리토그래피)는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한 기법으로 예술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19 세기에는 우키요에(일본의 다색 목판화, 1615~1868)의 영향을 받은 나비(Nabi)파 예술가들이 판화에 새로운 시각을 도입하며 현대적 해석을 시도했습니다. 20세기에 이르러서는 피카소(Picasso)와 같은 거장들이 혁신적인 기법과 실험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판화 예술을 더욱 확장시켰습니다.
독일에서는 15세기와 16세기에 알브레히트 뒤러를 비롯한 예술가들의 활약으로 판화의 황금기가 열렸습니다.
뒤러의 정교한 판화는 인문주의 정신과 탁월한 기술력을 구현해 냈습니다. 이 시기부터 목판화는 이미지 생산을 지배하며 지식과 사상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6세기부터 18세기 사이에는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풍자적인 팸플릿과 참여적인 이미지들이 활발히 퍼졌습니다. 20 세기에 들어서면서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와 카를 슈미트-로틀루프 같은 독일 표현주의자들은 강렬한 대비와 힘 있는 미학을 발전시켰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하프 그리샤바와 그의 제자들의 풍부한 작업을 통해 목판화가 다시 새로운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각 나라가 서로 다른 발전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20세기 들어 목판화는 리놀륨 판화와 결합하며 더욱 풍부한 표현을 가능하게 했고, 오늘날에는 현대 미술의 중요한 매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전통적인 판화 형식을 넘어, 대형 작품과 몰입형 설치미술로 확장됩니다. 예술가들은 개인적인 신화와 현대 사회에 대한 성찰을 작품 속에 녹여내며, 판화를 단순한 인쇄 기법이 아닌 보편적 언어로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은 단순히 판화를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대를 초월한 예술적 대화 속에서 작품들과 깊이 공명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전시 기획 김명남>
-판화 전시, 시간 너머로(AU-DELA DU TEMPS)-
일시: 2025년 5월 15일-28일
장소: Galerie de l'Ecole des Beaux-Arts
11 Rue Saint-Simon 78000 Versailles(화-토: 15시-19시)
오프닝: 2025년 5월 15일 1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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