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석학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별세에 부쳐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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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2016년)우리시대 최고의 지성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출신의 기호학자이자 철학자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2016)가 별세했다.향년 84세. 암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는40대 후반부터 쓰기 시작한 소설로 대중에게도 매우 친숙한 인물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로 전 세계 지식인들의 찬사를 받은‘장미의 이름’기호학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푸코의 진자’등이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그는 특히 철학 이론을 소설의 형태로 쓰는 것에 탁월함을 보인 인물로 평가 받는다
(출저 : 르몽드,lemonde)
움베르토 에코는 절대성을 부정한 포스트 모던 학문의 태도를 견지해 왔던 인물로, 절대적 진리라고 믿어지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고 탐구하라고 말해왔다. « 교육받은 인간의 첫번째 의무는 백과사전을 언제나 다시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 « 책은 믿기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질문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 등 그가 남긴 몇몇 명언들은 그의 생전 학자로서의 관점을 잘 들어내 준다. 에코는 또한 문학은 죽는 방법까지 가르쳐 준다고 말할 정도로 문학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 인물이다. 그는 ‘움베르토 에코의 문학 강의’라는 책에서 문학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리고 문학이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들어낸다. 그의 문학에 대한 이러한 입장을 '문학의 몇 가지 기능에 대해'에서 열정적이지만 단호하고 설득력있게 드러내며, 이를 시작으로 마르크스, 단테, 네르발, 와일드, 조이스, 보르헤스 등의 작품에 대한 비평과 문체, 상징, 형식, 아이러니 등 문학 이론의 핵심적인 개념들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 등을 담고 있다.
1954년 토마스 아퀴나스에 관한 논문으로 토리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움베르토 에코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에서 퍼스널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전문적인 지식을 갖췄던 학자로 또한 명성을 떨쳤다.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들며 경이로운 저술 활동을 펼쳤던 에코는 지식계의 티라노사우르스로 불릴 만큼 엄청난 양의 독서에서 비롯된 깊이 있는 비평과 수필글로도 유명하다.기호학·철학·역사학·미학 등 뿐 아니라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라틴어, 그리스어, 러시아어, 에스파냐어까지 통달한 언어의 천재였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생전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이래 최고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역사, 철학, 미학, 건축학, 기호학 등 다방면의 학문에 통달한 시대의 지성이자 세계최고의 석학으로 불렸던 움베르토 에코는 볼로냐 대학에서 미학과 건축학, 기호학 등을 가르쳤으며, ‘시간 박물관’, ‘기호학 이론’, ‘언어와 광기’ 등 다양한 학술 저서들을 남겼다. 또한, 세계 명문대학의 객원 교수로 활동하였으며, 특히 파리 제 4대학 소르본에서의 강의활동과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 폴 드 만 (Paul de Mann)과 함께 하는 예일학파로서의 학술활동은 유명하다. 그의 기호학이론은 오늘날 세계 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학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움베르토 에코는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기도 하다. 에코는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비판한 프랑스 여배우에 대해 ‘파시스트’라고 비판하며, 개고기를 먹는 것은 한국의 문화로서 존중해줘야 하는 « 인류학적 문제 » 라는 입장을 피력한바 있다. (2002년 계간 ‘세계의 문학’ 여름호에 실린 김성동 고려대 언어학과 교수와의 대담). 에코는 « 한국인들 역시 자기네 프랑스 사람들처럼 개고기를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그녀는 파시스트로 밖에 볼 수 없다 » 며 « 어떤 동물을 잡아먹느냐의 문제는 인류학적인 문제다. 그런 면에서 바르도는 한 마디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우둔함의 극치 » 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해서 그는 또한 « 상이한 문화권에서 서로 다른 관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 » 이라고 강조하며 « 감수할 수 있는 것과 감수할 수 없는 것 사이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잣대는 상식 » 이라고 강조했다.
< 파리광장 / 현 경, dongsimij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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