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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맘 지니의 단상> 오월의 어느 멋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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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아래 흔들리는 나무 끄트머리를 보는 순간, 팔랑이는 무언가가 초록 동박새의 평온한 날개짓인지 플라타너스 나뭇잎인지 내 눈을 의심하게 했다. 물론 도심속 가로수잎의 고요한 흔들림이었다. 5월의 아침 바람은 내 눈을 속일 만큼 보들보들하다. 고대 로마에서는 3월을 시작으로 10개의 달을 1년으로 보았지만 율리우스 시저가 겨울에 해당하는 두개의 달을 넣어 총 열 두달을 만들었다고 한다. 고대 로마 달력대로 10개의 달을 데칼코마니 마냥 살포시 접어보면 5월과 10월은 나비의 점처럼 대칭점을 찍는다. 가을의 정수가 시월이라면 단연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다. 찬란한 태양의 열정이 지나가 성숙이란 결정체를 만들어내는 계절이 시월이라면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며 싱그럽게 물이 오른 계절이 5월이다. 수필가 피천득이 '5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라고 했던것 처럼, 무성한 여름을 향해 가는 앳된 푸름 속에 풀냄새 꽃냄새 산소 냄새로 한땀 한땀 채워진 산들함이 5월이다.

나 또한 대자연(mother nature)의 생태계 속 일부이고 자연의 자식이기에 5월의 신록의 기운이 내 온몸을 감쌀 때면    자신도 자연에 동화되어  산소향기로 현실의 복잡함을 잠시나마  씻어내고 싶은 기분이다. 자연스럽다는건  신비스런 아름다움이다. 그 어떤 명품 향수가 5월의 녹음 향기를 대신하고 그 어떤 고가 물감이 이 계절의 꽃 색깔을 대신할 수 있을까? 아무리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 내려 애써도 자연의 신비스러운 위력 앞에선 숙연해지고 고개 숙이게 되는건 이 또한 큰 우주의 순리이고 진리의 힘인듯 하다. 자연은 수십억 년의 나이를 가진 지구와 백억년 넘는 우주의 심연의 향기를 담고 지혜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메신저다. 시간을 견디고 섭리대로 만들어진 소산물을 가림막 없이 드러내는 자연의 본성을 이 세상 모든 유기체들은 각자의 이야기로 말하고 있다.

5월은 의연한 자연계의 야속한 모습이 아니라 한결 같고 굳건함 속에서 나오는 따스한 친절인 것 같다. 감사의 달에 그 어떤 감사함보다 대자연이 주는 관대함에 감사하다. 물론 즐거움도 힘듬도 시간의 명령 하에선 한없이 작은 말단 병사이기에 5월의 녹원이 지나면 작열하는 태양이 시험하듯 기다리고 있는 것 또한 순리이다. 지금의 기쁨을 만끽한 후 잘 간직해 둔다면 불볕 더위도 좀 견디기 쉬워질까. 5월을 여름의 위로약으로 챙겨본다.

<땡큐맘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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