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작가,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 연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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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아름다운 야외 예술품들, 두 번째
본지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재형 작가의 프랑스 르퓌 산티아고 순례길 연재를 마치고,
이재형 작가의 파리 저서,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 2022년 디이니셔티브 출판)를 연재합니다.
이 모든 것을 허락해 주신 이재형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3. 프레데릭 바롱(Frédéric Baron), 클레르 키토(Claire Kito), 다니엘 불로뉴(Daniel Boulogne), , 아베스 광장.
전 세계의 연인들이 모여드는 이 40m2 넓이의 벽에는 유약을 입힌 타일 612개가 붙어 있으며, 이 타일에 250개 언어로 쓰인 311개의 "당신을 사랑해"가 쓰여 있다. 여기저기 붉은색 파편이 보이는데, 이것은 인간의 상처난 마음을 의미한다. <사랑해의 벽>은 이 상처난 마음이 치유되기를 기원한다.
4. 앙리 드 밀러(Henri de Miller, 1953-1999), <듣기>, 르네 카셍 광장.
1532년에 건설된 고색창연한 생외슈타슈 성당 앞에 놓여있는 이 조각상은 귀에 손을 갖다 대고 무슨 소리인가를 듣고 있다.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바다 소리를 듣겠다며 조개를 귀에 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손은 타인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이 조각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인간을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르고뉴산 사암으로 되어 있으며 무게가 70톤에 달하는 밀러의 <듣기>는 타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타인을 이해하라는 호소다.
5. 아른 켕즈(Arne Quinze, 1971 - ), <아름다운 몽상가>, 포르트 드 베르사유.
빌딩숲 사이에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우리는 자연과의 대화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아무 관심이 가지 않는 우중충한 공공장소가 만들어졌다. 내가 <아름다운 몽상가>라는 작품을 설치한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착하여 도시로 가져옴으로써 그것의 매혹적인 다양성을 상기하기 위해서다."
6. 아르망(Armand, 1928 - 2005), <모두의 시간>과 <수화물 보관소>, 생라자르 기차역 광장.
시계와 가방을 쌓아놓은 이 두 청동작품은 1985년에 생라자르 역 앞에 설치되었으며 2014년에 복원되었다. 도시의 표지이자 만남의 장소인 이 두 작품은 여행자들을 기차역으로 안내하는 랜드마크다. 흐르는 시간을 표시해주는 시계는 모든 기차역에 존재하며 여행자들이 자기가 어디 있는지 알게 해주는 실용적인 도구다. 쌓아올려진 시계는 여행 시간의 일부인 오랜 기다림을 상기시킨다. "모두의 시간"이라는 제목은 이 작품의 보편적 차원을 상징한다.
<수화물 보관소>는 가방을 쌓아 올려놓은 작품이다. 일상용품이며 여행의 상징인 가방은 출발과 복귀, 재회를 상징한다. 아르망에 따르면 이 작품들은 "현실에 대한 새로운 지각적 접근"이며 "도시와 산업, 광고의 시적(詩的)재활용"이다.
7. 세자르(César, 1921-1998)<켄타우로스>, 미셀 드브레 광장.
"대리석은 너무 비쌌다. 고철이 여기저기 굴러다녔다. 나는 가난했기 때문에 조각가가 되었다."
그는 쓰레기 하치장에서 쇠와 나사, 너트 등 일상생활에서 쓰는 물건들을 찾아내 자르고 용접하여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냈다. "확장"과"압축"으로 작품세계가 요약되는 조각가, 세자르의 <켄타우로스>는 피카소에 대한 오마주다.
세자르는 피카소가 죽고 나서 10년 후인1983년부터 이 작품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이켄타우로스의 얼굴은 세자르의 얼굴이지만, 피카소의 얼굴 모습을 한 가면이 그의 얼굴에 연결되어 하늘을 향하고 있다. 피카소는 켄타우로스와 반대되는 모습(인간의 몸에 동물의 얼굴)을 한 미노타우로스에 대해 열렬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조각상에서는 피카소가 품고 있던 평화의 이상을 상징하는 많은 상징들을 볼 수 있다. 켄타우로스의 손에 비둘기가 있고, 그의 머리 뒤쪽에 월계수가 있으며, 작은 자유의 여신상이 그의 갑옷 속에 숨겨져 있다.
이 작품의 축소된 복제품은 몽파르나스 묘지에 있는 세자르의 무덤에도 서 있다. 이 켄타우로스에는 너트와 수도꼭지, 가리비조개, 바이올린의 꼬리 부분, 드라이버 손잡이 부분 등이 압축되어 있다.
8. 프랑크 스퀴르티(Franck Scurti, 1965- ), <제 4의 사과>, 클리쉬 거리.
프랑스 조각가인 프랑크 스퀴르티의 <제 4의 사과>는 프랑스의 위대한 공상적 사회주의 철학자 샤를푸리에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런데 왜 "제 4의 사과"일까?
푸리에는 어느날 파리의 어느 고급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그때 먹은 사과 한 알의 가격이 그날 아침 지방도시 루앙의 시장에서 사먹은 사과 한 알보다 백 배나 비싼 것을 보고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즉 이 같은 가격 격차는 완전히 부당하며, 사회가 가격교환과 경쟁에 기반해 있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것이었다. 푸리에는 같은 나라에서 사과 가격이 이처럼 크게 차이나는 것은 중간상인들의 농간과 상인들의 협잡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사회의 조화 원칙이라는 이론을 정립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인류의 역사가 네 개의 사과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이브가 아담에게 준 사과, 두 번째는 파리스가 비너스에게 준 사과, 세 번째는 뉴튼의 사과, 그리고 네 번째는 그에게 중간상인들이 농간을 부리고상인들이 사기를 친다는 사실을 알려준 그 자신의 사과다.
이 작품이 설치된 장소에는 원래 푸리에의 동상이 있었다. 2차 대전 당시, 비시 정권에 의해 이 동상은 기단 부분만 남기고 철거되었다. 이 기단 위에 설치된 이 제 4의 사과는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어서 주변의 집들과 하늘을 반사한다.
9. 제프 쿤즈(Jeff Koons, 1955 - ), <튤립 꽃다발>, 프티 팔레 공원
열한 개의 튤립으로 이루어진 이 거대한 기념물은 2015년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에 희생된 파리 시민들을 추억하고, 지지하기 위해 지난 2019년 파리의 프티 팔레 공원에 설치되었다. 이 작품은 높이 12.62미터에 너비 8.35 미터, 무게 34톤이며, 손 하나가 여러 색깔의 튤립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작가는 이 횃불을 들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의 손을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덧붙인다.
"나는 미국 국민과 프랑스 국민이 지지와 우애 관계로 맺어지기를 바랬다. 꽃은 일반적으로 낙관주의와 부활, 자연의 활력, 생명의 주기와 연관된다. 꽃은 계속되는 삶을 상징한다."
오랜 논쟁의 당사자인 제프 쿤즈는 자신의 팝 스타일에 충실하게 청동에 여러 가지 색의 알루미늄을 입혀 열한 개의 튤립을 만들었다. 이 밝은 색 작품은 거울 효과를 발휘하여 파리 하늘에 눈부신 빛을 발한다.
<글 사진 이재형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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