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맘, 지니의 단상> 나의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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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은 좀처럼 없었기에 허술한 자신의 모습에 자존감마저 약간 흔들리기 시작했다. 현대인의 개인 라이브러리 같은 폰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운 건 말할 것도 없었다. 개인정보 유출, 폰 재발급의 복잡한 과정, 금전적 걱정까지 모든 일상의 도미노를 다시 세워야한다는 무게감이 끊임없이 밀려왔다.
걱정과 불안도 지치나보다. 갑자기 어딘가에 숨겨진 나만의 정신적 근력들이 하나씩 올라왔다: ‘서두르지 말고 시간을 두고 차분히 해결해보자. 방법은 분명 있으리라’ 라고, 불안한 상황의 틈을 비집고 올라오는 내 안의 자신감들.
감사일기를 시작한 지 90일을 지나 100일로 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외부 생활의 변화가 일어났냐고 물으면 정확히 답은 못하겠지만 분명한건 나 스스로의 내면의 움직임과 말의 변화이다.
바쁜 현실 속에서 나 또한 여느 사람들처럼 늘 빠진 퍼즐 조각을 완성하려 애써 왔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여태 맞춰 온 퍼즐 조각들은 내게 이토록 등한시 되고 있을까하는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 나름의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이었을까? 앞만 보고 끙끙대며 달려왔던 지난 시간에 대한 반향적 발상이었을까? 나로부터 소외되던 감사는 약 90여일간의 일상을 통해 켜켜이 내 맘의 알찬 세포와 근육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순간순간 감사를 느끼고 글로써 객관화시키며 일상이 감사로 환원되는 순간, 그 감사의 원자는 마음의 자산으로 두둑히 쌓여가는 풍요로움으로 확산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감사로 다져진 내 맘의 파동 탓이었을까? 다행히 폰을 찾았다. 둘째랑 들린 병원 간호사선생님께서 퇴근 후 자택에 보관하고 계시다가 언니의 전화를 우연히 받으셨고, 언니가 남편에게 전화해 함께 있던 아이의 폰으로 내게 연락이 왔다. 감사의 표시로 롤케잌 하나 사서 간호사선생님께 전해드리고 내 손을 떠났던 폰은 무려, 아니 고작 세 시간 만에 내 손 안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감사의 인력이 이 위급한 상황을 해결해주었다는 증명의 실마리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지만, 어느덧 감사가 나의 믿음으로 굳어져 가는 하루였다.
오늘의 감사는 나의 파랑새다. 늘 내 곁에서 돌아가는 일상의 조각조각들이 도시를 방황하는 비둘기가 아니라 늘 내게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파랑새임을.
오늘 하루도 파랑새를 볼 수 있는 나 자신이 감사합니다.
<땡큐 맘, 지니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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