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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작가 <프로방스 여행> 연재(14) - 부야베스(Bouillabaisse), 생트로페(Saint-Trop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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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광장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재형 작가의 프랑스 르퓌 산티아고 순례길 저서

<프랑스를 걷다>와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연재 이후, 

<프로방스 여행-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연재합니다.

연재를 허락해 주신 이재형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부야베스(Bouillabaisse)

부야베스는 마르세유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지중해의 대표적인 생선요리다.우리식으로 생각하면 생선찌개를 떠올리면 될 듯하다(물론 생선 수프가 있기는 하나 생선 종류가 차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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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야베스(Bouillabaisse) 


여러가지 요리법이 있으나 몇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우선 생선의 신선도를 절대 엄수해야 한다. 생선의 다양한 종류와 품질 역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손님이 주문하고 난 뒤에 신선한 생선으로 요리를 시작해야 한다. 부야베스의 색과 향을 살려주는 향료 사프란은 이물질이 전혀 섞이지 않은 진짜를 사용해야 한다. 파프리카나 기타 프로방스 지역 향료를 써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생선은 반드시 손님 앞에서 잘라야 한다.


원래 부야베스는 어부들이 팔고 남거나 상품 가치가 없는 각종 생선을 바닷물에 회향,토마토 등을 넣고 뭉근한 불에 오랫동안 끓여먹던 음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요리법이 다양해져 바닷물에  끓이는대신 암초에서 사는 작은 생선들을 토마토와 양파,마늘,회향,사프란과 함께 끓여 체로 받친다. 부야베스에 들어가는 생선은 날개횟대, 붕장어,아구,성대,생태,농어,생피에르,쏨뱅이 등이다. 식당에 따라서는 투구게와 랍스터를 첨가하기도 한다.

 

생트로페(Saint-Tropez)

마르세유 생샤를(Saint-Charles)역에서 기차를 타고 툴롱(Toulon)까지 갔다. 툴롱 기차역 바로 옆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걸리는 생트로페까지 가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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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트로페(Saint-Tropez) 전경 


출발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으므로 근처 카페에 앉아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펼쳐 들었다. 이 작품에서 툴롱은 주인공 장 발장이 빵 한 조각을 훔쳤다는 죄로 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악명 높은 감옥이 있었던 곳이다. 그는 24601이라는 죄수 번호를 달고 복역하다가 다시 네 번이나 탈옥에 실패하면서 형기가 늘어나 무려 19년이나 이 감옥에 갇혀 있었다


굶주린 조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사람에게 5년 형을 선고하는 것이 과연 정의롭고 공정한 법 집행이었을까? 우리 사회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유전은 무죄이고 무전은 유죄일까?


툴롱을 떠난 버스는 지중해에 면한 휴양도시 예르(Hyères)와 라 롱드레모르(La Londe-les-Maures), 르 라방두(Le Lavandou), 라욜카나델쉬르메르(Rayol-Canadel-Sur-Mer), 라 크루아발메르(La Croix-Valmer)를 지나 2시간 만에 생트로페에 도착했다.


생트로페는 지금이야 전 세계 유명 인사와 백만장자들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모여들고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 등 고급 부티크들이 즐비하지만,  20세기 초만 해도 작고 한산한 어촌에 불과했다. 그러다 1956년 여기서 촬영된 브리지트 바르도 주연의 영화 〈신이…여자를 창조하셨다〉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어촌은 그 뒤로 예예족(춤과 노래로 소일하는 60년대 젊은이)과 누벨바그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 세계적인 휴양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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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트로페(Saint-Tropez) 항구 


내게 생트로페는 무엇보다도 프랑스에 큰 파문을 일으키며 프랑스 사회를 변화시킨 소설 《슬픔이여, 안녕》과 영화 〈신이…  여자를 창조하셨다〉의 배경이 된 마을이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온 18세 소녀의 소설

1954 3 15,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출간되었다. 그는 프랑수아즈 크와레라는 본명이 책 표지에 나오는 것을 반대한 아버지 때문에 가명을 쓰게 되었는데, 마침 들고 있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단 몇 분 만에 사강이라는 성을 찾아냈다.


사강은 대학교 1학년 때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1953년 여름에 끝냈다. 그리고는 원고를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콜레트 오드리에게 보냈고, 그는 원고를 되돌려 주며 결말 부분을 다시 써서 세 군데 출판사에 보내 보라고 조언했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결말 부분을 더 비극적으로 고쳐서 3부를 타자로 친 다음 1부는 쥘리아르 출판사에, 1부는 플롱 출판사에 보냈다. 원래는 나머지 1부를 갈리마르 출판사에 보내려고 했으나 이 출판사의 비서가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되었다. 다음 해 1,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쥘리아르 출판사가 그의 첫 작품을 출간하기로 한 것이었다.


1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슬픔이여, 안녕?》은 17세 소녀 세실의 이야기다. (다음 호에 계속)

 

<글 사진 : 이재형 작가 >



1, 이재형 작가와 함께 하는  "파리구석구석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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