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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작가 <프로방스 여행> 연재(13)-《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 이프성(지난 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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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광장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재형 작가의 프랑스 르퓌 산티아고 순례길 저서

<프랑스를 걷다>와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연재 이후, 

<프로방스 여행-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연재합니다.

연재를 허락해 주신 이재형 작가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당테스는 숨이 막힐 정도로 멍한 상태였지만 겨우 정신을 차려 숨을 참았다.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으므로 그는 오른손으로 칼을 꽉 쥐고 재빨리 부대를 찢은 다음, 팔에 이어 머리를 빼내고 발에 매달려 있는 무거운 공을 들어 올리려 했다. 하지만 몸이 계속해서 끌려가는 듯 느껴졌다. 그는 몸을 웅크리고 다리를 묶은 끈을 찾다가 숨이 막히려는 순간, 있는 힘을 다해 그걸 잘랐다. 그리고 힘차게 발길질을 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은 하마터면 그의 수의가 될 뻔한 그 거친 천을 매단 채 바닷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당테스는 숨을 한번 들이마신 다음, 다시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다. 절대 사람들 눈에 띄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을 때 그는 처음 떨어졌던 곳에서 최소한 쉰 걸음은 떨어진 곳에 와 있었다. 그의 머리 위로 폭풍이 불려는 듯 검은 하늘이 보였고, 별 하나가 반짝이는 그 푸른 하늘에서 바람이 구름을 몇 조각 빠르게 몰고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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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테스는 파리아 신부가 장소를 알려준 몽테크리스토섬에 감추어져 있던 보물을 찾아내 복수를 시작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이프 감옥은 계속해서 신교도들(낭트 칙령이 폐지된 이후에)과 혁명가들, 권력에 맞선 사람들을 맞아들였다.

지금도 감방 벽에는 죄수들이 남긴 낙서가 남아있다. 1914년 마지막 죄수가 이프성을 떠났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군이 이 섬을 점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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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 코르뷔지에의 공동주택단지(Unité d’habitation) 

 

르 코르뷔지에의 행복주택단지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마르세유는 부족한 주택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만 했다. 그러자 현대건축의 창시자로 손꼽히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그의 건축 원칙(1. 필로티 2. 옥상정원 3. 가로로 긴 창 4. 자유로운 평면 5. 자유로운 파사드)을 적용하여수직 마을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주택단지(Unité d’habitation)를 건설하였다.


키가 1m 83cm이고 팔을 올리면 2m 26cm인 인체에 근거하여 아름다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조정 시스템인 모뒬로르 원칙에 따라 건축된 이 건물은 공간을 잡아먹는 수평 형태가 아니라 수직으로 지어졌다.


콘크리트 말뚝 위에 놓인 이 공동주택은 테라스가 있고 긴 유리창이 나 있으며 2채씩 붙어 있고 내부 통행로로 연결되는 337채의 복층 아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이 아파트는 미국식 부엌과 분쇄식 싱크대, 전자레인지, 빨아올리는 연도(煙道), 요리를 내보내는 창구, 쓰레기 투입구 등을 갖추고 있어서 그 당시로서는 가히 혁신적이었다. 게다가 지붕에는 수영장과 예배당(나중에 운동 시설로 바뀌었다), 유치원까지 있었다. 또한 건물 내부에 슈퍼마켓과 상업 시설, 영화관까지 갖추었다. 한 건물 안에서 거의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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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의 행복주택단지


하지만 이런 형태의 주거용 건물에 익숙하지 않았던 마르세유 시민들은 처음에는 이 건물을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며파다의 집이라고 불렀다. ‘파다란 머리가 좀 돌거나 모자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주택단지는 지은 지 7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단지가 건축될 당시만 해도 이 동네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이었으나 지금은 지하철이 들어서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상업 시설을 이용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매우 넓은 지붕 겸 테라스에서는 정기적으로 문화 행사가 열린다. 요컨대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이 공동주택은행복주택 단지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 건축물은 2016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사람이 살고 있는)으로 지정되었다. 매년 전 세계 6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다.


<글 사진: 이재형 작가>


1, 이재형 작가와 함께 하는  "파리구석구석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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