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은방울 꽃과 노동절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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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보통 노동절, 근로자의 날이라고 알고 있는5월 1일에 프랑스인들 손에는 하얀 꽃뭉치가 들려있는 것을 보게 된다. 뮈게(Muguet), 일명 은방울꽂이라는 불리며, 겨울을 이겨낸 봄의 승리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프랑스에서 기원은 르네상스 시대로 올라간다.
1560년 샤를르 9세 왕은 그의 어머니인 까뜨린 메디치와 함께 드론 지방을 방문했는데, 루이드지라르 기사가 그의 정원에서 따온 뮈게를 왕에게 선사한다. 왕은 1561년 5월 1일부터 ‘’매년 이렇게 한다면’’이라고 하면서 궁궐의 여인들에게 뮈게를 주면서 전통이 시작되었다.
이후 뮈게는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 1895년 5월1일, 툴롱 출신의 가수, 펠릭스 마욜이 파리에 도착한다. 그의 친구인 제니 쿡이 그에게 은방울꽃을 주게 되고, 그 꽃을 달고 그날 밤 첫 파리 공연을 하는데, 성공적이었다. 그후 마욜은 뮈게와 떨어지지 않았다. 뮈게가 그의 상징이 된 것이다.
1900년 5월1일, 파리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축제를 조직하면서, 참석한 모든 여성들에게 뮈게를 주게 된다. 디자이너들의 이같은 생각에 매혹되어 매년 이날 고객들에게 뮈게를 선사하는게 전통이 되었고,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뮈게를 그의 아뜰리에의 상징으로 삼았다.
하지만 은방울꽃이 노동절과 함께 하면서 슬픈 사연이 있다. 노동절은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 노동자들이 노동착취에 대항하기 위해 단체를 결성하고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때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제2인터내셔널 설립대회에서 미국의 이런 노동 상황을 보고받은 뒤 1890년 5월 1일을 ‘노동자 단결의 날’로 지정했다. 1891년 제 2차 노동절 행사가 있었던 프랑스 북부의 소도시 푸르미(Fourmies)에서 프랑스 정부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였고, 10명이 사망했는데, 쓰러진 이들 중 어떤 여인의 팔에 은방울꽃이 가득 있었다고 한다.
2016년 5월 1일 프랑스 내무부 집계에 의하면, 전국에서 282개 시위에, 8천 4백명이 참가했다. 지난 3월부터 계속되었던 노동법 개혁안 반대가 주된 이슈였고, 파리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얼룩졌다. 한편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당은 매년 노동절에 오페라 거리에서 행사를 하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에 페미니스트 행동가 단체인 페멘Femen은 반나신으로 국민전선당이 심어놓은 ‘증오’를 닦는다는 의미로 빗자루를 가지고 나와 오페라 거리를 청소했고, 국민전선당의 노동절 연회가 열리는 회의장앞에서 또한 상의를 탈의한채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파리광장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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