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트, 노트르-담-데-렁드(Notre-Dame-des-Landes) 신 공항 건설 분쟁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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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세기 묵은 갈등, 주민투표로 마침표 찍나?
이번 달 26일, 루와르 아틀렁띠끄 (Loire-Atlantique) 지역 주민들은 중요한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바로 노트르-담-데-렁드(Notre-Dame-des-Landes)지역의 신공항 건설 찬반 투표이다. 이 공항 건설 계획에 관련된 분쟁은 약 50년간 지속되어 온 것으로, 그만큼 그 갈등의 골이 깊다.
렉스프레스(L’Expresse)에 의하면, 지난 4월 환경부 장관인 세골렌-루아얄(Ségolène Royal)은 국영 라디오 방송인 프랑스 앵포(France Info)에 출연하여 « (투표일은) 6월 26일이다. 해당 지역 주민 여러분들은 각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시길 바란다 »고 밝혔다.
찬성 및 반대의 이유
현재 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쪽은 정부, Pays de la Loire 레지옹(région), 도의회, 낭트 시, 건설사 측이다. 이들에 의하면, 새로 지을 공항에서는 에어버스 A 380과 같은 초대형 기종의 여객기도 운항가능하기 때문에 아메리카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허브공항이 될 수 있다. 이 공항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낭트-아뜰렁티크 공항을 대체, 여행객 수요 증가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적어도 3년간 4천 개 이상, 간접적으로는 9천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일단 기존의 낭트-아뜰렁티크 공항이 한 해 4백만명의 이용객을 수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용객 수는 3백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새로운 공항을 지을 필요 자체가 없다는 주장이다. 몇몇 전문가들 역시 휘발유값 인상과 경제위기 등을 고려한다면 향후 몇 년간은 항공운항이 국제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게다가 5억 유로(한화 약 6천 7백억원)에 달하는 높은 건설 비용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공항보다는 기존의 공항을 개선, 보수하여 사용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이들은 또한 신공항을 통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예를 들면, 이전 공항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신공항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공항건설로 인해 파괴되는 일자리까지 고려한다면 생각만큼 많은 새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농경지 및 습지 파괴 등 환경문제도 민감한 사안이다.
분쟁의 역사
이 새로운 공항은 1963년에 처음으로 구상되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수도인 파리에만 집중되어있는 경제발전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자 광역도시 여덟군데를 선정했는데 낭트-생-나제르(Nantes - Saint-Nazaire)도 여기에 포함되었다. 그러면서 입지 조건이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된 (낭트 북쪽으로부터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노트르-담-데-렁드 지역이 공항 부지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974년 해당 지역은 개발예정지구(ZAD: zone d’aménagement différé)로 분류되었으나 석유파동 및 공항 이용자 수의 정체 등의 이유로 향후 20여년간 방치되게 된다.
다시 신공항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한 것은 1999년 국도환경정비장관이었던 도미니크 부아네(Dominique Voynet)가 발의한 부아네 법안(loi Voynet)이 통과된 이후부터였다. 그는 파리에 있는 공항들이 포화상태임을 지적하면서, 신공항 건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개발예정지구’(zone d’aménagement différé)의 약자인 ZAD가 반대자들에 의해 ‘보호 구역’(zone à défendre)으로 바뀌어 불리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ADECA1, ACIPA2, Copain3등 여러 반대모임들이 조직되었다. 농지에는 « 공항, No! » 모양의 인간띠가 만들어지고(사진 참조) 파리까지 자전거, 트랙터를 몰고 왔으며, 심지어 가축들까지 데리고 와서 시위를 했다. 단식투쟁에 들어간 농부들도 있었다. 아예 현장에 텐트를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도 등장했다.
최근 상황
작년 여름, 법원은 공항 건설 찬성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총리 마뉘엘 발스(Manuel Valls) 역시 공사 재개를 지시했다. 그러나 현장에 살고 있는 열 한 가구와 네 명의 농장경영자들은 여전히 이 추방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다.
정부 장관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자 올랑드 대통령은 올해 초 주민투표를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오는 6월 26일로 예정된 주민투표 자체의 합법성 등을 둘러싼 잡음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반세기 가까이 이어져온 갈등을 풀어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참고
1 ADECA: Association de Défense des Exploitants Concernés par l'Aéroport (신공항 개발 반대모임)
2 ACIPA: Association Citoyenne des Populations Concernées par le Projet d’Aéroport (신공항 프로젝트 관련 시민모임)
3 Copain: Collectif des Organisations Professionnelles Agricoles Indignées par le Projet d’Aéroport (신공항 프로젝트에 분노하는 농민단체연합)
<파리광장 / 김연수 rachelle.kim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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