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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암의 시와 시작 노트] 구름감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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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감별사 

                                                                  -이종암


예순도 안 되어 다니던 직장도 작파하고 

세상 떠돌며 세월 따라 잘도 놀고 있는데 

일흔을 훌쩍 넘긴 이남미 큰누부야는 

다른 일자리라도 새로 알아보라 성화지만 


다시 돈 벌려고 노동하고 싶지는 않네 

굳이 일자리 하나 알아본다면 저 하늘의 

구름관찰사나 구름감별사는 어떨까 몰라 


시간이나 장소, 보수에도 연연하지 않는 

서로 시시때때로 뭉쳤다 흩어졌다 하면서 

별별 모양으로 빚어지는 기찬 구름들과 

온종일 놀기만 하는 구름관찰사보다는 

땅 위 개별 꽃들에게, 동물과 인간들 품에 

잘 어울리는 구름 짝지어주는 그런 일의 

구름감별사면 다시 이력서를 써볼까도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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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2025년 올해로 환갑(還甲)의 나이다. 58세 되던 2월말, 만 31년간 근무했던 교직을 명예퇴직하고 자유인이 되었으니 올해 4 년째다. 퇴직 후 루틴으로 하고 있는 것은 매일 아침 식사 후 2시간 가량 온천 사우나와 헬스 운동이고, 토요일과 일요일 새벽 조기축구회 운동, 한 달에 두세 차례 선후배 시인들, 인접 예술인들과 가까운 곳에 소풍을 다녀오는 것이다. 일주일에 서너 번 지역 도서관에 가서 책 읽기와 글쓰기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산야와 절간을 찾아다니며 구름관찰사가 되고 꽃나무들의 이름들 호명하는 일, 간혹 대웅전이나 극락전에 조용히 앉아 내면으로 나를 만나는 명상하기도 퇴직 후의 내 루틴에 해당하는 일이다. 위 시는 퇴직 후, 선배 시인들과 어울려 놀러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내게로 건너온 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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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종암(mulgasarang@hanmail.net) 

1999년 동인지《푸른시99》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집으로《물이 살다 간 자리》로 등단. 발간한 시집은《저, 쉼표들》,《몸꽃》,《꽃과 별과 총》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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