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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거리 위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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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문화, 대중성과 예술성의 경계를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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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거리 위의 예술(L'art est dans la rue)> 전시에서                                                                                                   ©한지수


오르세 미술관에서 오는 7월 6일까지 열리는 특별전,〈거리 위의 예술(L'art est dans la rue)>은 19세기 말 파리의 거리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한다. 전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과의 협업으로 기획되었으며, 당대 포스터 거장들의 작품 230여 점을 비롯해 회화, 사진, 조각, 장식예술까지 아우른다. 파리 최초 의 포스터 중심 대규모 기획전으로, 예술과 일상이 거리에서 만났던 벨 에포크 풍경을 복원한다.


거리에서 피어난 예술의 황금기 

19세기 말 프랑스, ‘벨 에포크’라 불리던 시기는 찬란한 낭만 뒤에 숨은 도시의 양면성을 품고 있었다. 소비문화의 급부상과 함께 시각적 매체로 부상한 포스터는 도시의 빈 벽과 광고판을 점령하며 하나의 사회적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 전시는 쥘 셰레, 툴루 즈-로트렉, 알퐁스 무하 등 포스터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포스터가 단순한 광고를 넘어 예술 장르로 인정받기까지의 흐름을 펼쳐 보인다. 


욕망과 이념의 도시, 포스터가 말하다 

포스터는 단순한 광고를 넘어 시대의 욕망을 시각화 했다. 카바레 문화, 스포츠, 여성성이라는 주제는 억압에서 벗어난 도시의 환상을 그려냈고, 이는 거리 풍경 자체를 쇼윈도로 바꾸었다. 동시에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된 포스터는 거리를 하나의 아고라로 만들며 아나키스트, 노동조합 등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퍼뜨리는 도구가 되었다. 그렇게 대중 의식을 자극하는 선전 도구로 진화하며 사회 변화를 촉진시키는 근대적 삶의 표상으로 기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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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거리 위의 예술(L'art est dans la rue)> 전시에서                                                                                                   ©한지수



스타와 상품, 이미지의 탄생

포스터는 스타 마케팅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사라 베른하르트는 무하와 협업해 디바 이미지를 구축했고, 공연 포스터는 거리 곳곳을 문화적 리듬으로 가득 채웠다. 게다가 LU 과자처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브랜드의 기원을 담은 포스터 기록이 남아있어 관람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LU 과자 포스터 속 아이들의 순수한 표정은 상품 광고를 넘어, 관람객 기억 속 어린 시절과도 교차하게 만든다.


예술인가, 오염인가 

포스터는 밝은 이미지 이면에 식민주의적시선과 시각적 오염 논란을 동반했다. 이국적 타자들을 기이한 시선으로 소비하고, 무분별한 이미지의 범람은 도시 미관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나친 이미지의 과잉은 도시 미관을 해친다 는 비판을 받으며, 규제와 통제의 목소리도 자라났다. 그러나 포스터는 대중에게 열린 예술로서,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공예술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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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거리 위의 예술(L'art est dans la rue)> 전시에서                                                                                                   ©한지수


시선을 붙들다, 기억을 남기다 .

19세기 파리 거리를 수놓았던 포스터의 눈 부신 시각 언어를 통해 예술이 현실을 어떻게 꿰뚫고, 다시 어떻게 현실에 수렴되는지를 보여준다. 붙였다 떼는 광고물이었던 포스터가 예술로 인식되고, 수집되고, 때로는 차별과 지배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던 궤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상업과 예술, 일상과 환상의 경계에서, 한 장의 포스터가 담고 있는 문화적 밀도에 압도된다. 즉, 포스터는 시대의 욕망과 기억을 꾹 눌러 담은 인쇄물이자, 거리 위에 펼쳐진 시각적 유산이며 문화적 기록인 것이다. 이 전시를 보고 나면 거리의 벽에 붙은 낡은 종이 한 장도 함부로 지나치지 못하게 된다. 


전시 정보 

•기간: 2025년 3월 18일 – 7월 6일 

•장소: Musée d'orsay(Esplanade Valéry Giscard d'Estaing, 75007 Paris) 

•요금: 일반 16€/할인 13€ (18-25세, 학생) 

•운영 시간: 9시 30분 - 18시 (월 휴무) 


<한지수 hanjisoo03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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