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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뷔통 재단, 데이비드 호크니 25년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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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다정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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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한지수, ⓒDavid Hockney


70년 예술 여정의 결정판

“지금까지 제 전시 중 가장 큽니다.”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이번 루이 뷔통 재단 전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총 400점이 넘는 작품이 소개되는 이번 회고전은 1955년부터 2025년까지, 70년에 이르는 그의 예술 여정을 되짚는다. 유화, 아크릴화, 잉크 드로잉부터 디지털 드로잉과 비디오 설치까지, 전통과 혁신을 넘나드는 작업 세계가 총망라되었다. 작가가 직접 기획에 깊이 관여한 이 전시는 그의 시선과 숨결이 전시 공간 전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전통에서 디지털까지, 변화를 껴안는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 )는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영국 작가로, 회화와 드로잉, 사진, 무대미술, 디지털 작업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실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붓과 유화같은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고수하면서도 아이패드 드로잉 등 새로운 기술을 적극 수용해 온 그는, 시각과 재현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며 동시대 예술의 지형을 끊임없이 넓혀왔다. 회화와 디지털 간의 묘한 긴장감이 존재하며, 이는 단순한 미술 기술을 넘어 시각적 사유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노르망디의 빛, 아이패드의 붓

전시의 중심에는 호크니가 노르망디에서 창작한 작품들이 자리한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아이패드로 제작한 〈220 for 2020〉 연작은 하루하루 변화하는 빛과 계절을 담은 감각적이고 따뜻한 기록으로 주목받는다. 디지털 기술을 사용했지만, 그 안에는 차가운 기계적 특성보다는 호크니의 따뜻한 시선이 녹아 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그 시기에, 그는 주변의 자연을 매일 관찰하고 기록하며 사람들과의 물리적 거리를 예술로 좁혔다. 그가 선택한 방식은 기술을 도구로 삼되, 그 뒤에 숨겨진 건 늘 살아 있는 감정과 다정한 관찰이었다. 이 작업은 결국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닌,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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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한지수, ⓒDavid Hockney


예술사와의 대화, 그리고 종합예술의 현장

호크니는 예술사 전체와 끊임없이 대화해왔다.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클로드 로랭(Claude Lorrain), 세잔(Cézanne), 반 고흐(Van Gogh), 피카소(Picasso) 등 그가 경외한 작가들의 형상과 구성이 자신의 캔버스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그래서 호크니의 예술은 단순히 회화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작품 세계는 무용, 음악, 오페라 무대와 깊은 연관을 맺으며, 시청각 설치 작업으로 확장된다. 이는 그가 각 매체의 특성을 넘나들며 예술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오페라 무대 디자인을 통해 음악과 시각이 조화를 이루는 감각적 예술을 창조하며, 이를 통해 그의 작업은 감각적인 종합예술로 승화된다.


하나의 연대기로 펼쳐진 거장의 시선

이번 데이비드 호크니 회고전은 오랜 세월 전 세계 미술관에서 조각조각 마주했던 그의 작품들이 마침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 만나는 자리였다. 각기 다른 시공간에 흩어져 있던 장면들이 한데 모여 그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드문 기회였고, 그 자체로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익숙한 색채와 선율이 낯선 작품들과 어우러져 관람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호크니의 그림이 계속해서 조명되며, 거대한 가치를 부여받는 것은 단지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대중성이나 스타성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는 그저 그려낸 것이 아니라, 바라본 것을 고스란히 옮겨낸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의 시각적 언어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우리 내면 깊은 곳을 흔드는 힘을 지닌다.



전시 정보

• 전시 기간:  2025년 4월 9일 – 8월 31일

• 위치: Fondation Louis Vuitton (8 Av. du Mahatma Gandhi, 75116 Paris)

• 요금: 일반 16€/할인 10€ (18-25세, 학생)

• 운영 시간: 10시-20시



<한지수 hanjisoo03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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