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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 우크라이나 전쟁 및 프랑스와 유럽의 안보에 관한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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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 핵무기 억제력 » 중요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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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guerre en Ukraine)과 관련해 러시아의 침공(l'invasion russe)과 유럽 방위를 논의하기 위한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Conseil européen extraordinaire)를 앞둔 지난 5일 수요일 저녁(현지 시각), 엘리제궁(Elysée)에서 연설을 진행했다.


이번 연설은 미국이 유럽과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프랑스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répondre aux angoisses des Français)을 목표로 했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은 지난 수요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제로 한 TV 연설에서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 러시아는 이제 프랑스와 유럽에 대한 위협이 되었다."며, "러시아는 계속해서 재무장을 하고 있다. (…) 이런 상황에서 오늘날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멈출 것이라고 누가 믿을 수 있겠나?" 고 반문하며, 러시아의 « 공격성 »이 이제 « 국경을 넘어서 확산되고 있다 »고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미국이 우리편에 남아있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며, 유럽의 자체 국방력 증대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우크라이나, 프랑스인의 안전, 그리고 유럽인을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국가 수장으로서 특히, "새로운 예산 선택과 추가 투자"를 발표하면서, "세금을 인상하지 않고 민간 및 공공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뿐 아니라 군사정보 지원까지 중단하는 것(우회경로까지 공식 차단)’으로 확인되면서, 프랑스·독일 등이 스스로 방어할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다만, 미국CIA (중앙정보국)에 따르면, 정보 공유 중단 조치는 ‘잠정적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핵 억제력(dissuasion nucléaire française)*이 "우리(프랑스)를 보호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럽 동맹국 보호에 대한 전략적 논의를 개시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그는 "이러한 도전과 돌이킬 수 없는 변화에 직면하여 어떠한 극단적 상황에도 굴복해서는 안 된다. 프랑스는 오직 하나의 방향, 즉 평화와 자유를 향한 의지를 따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핵 억제력(dissuasion nucléaire)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그 존재만으로(또는 핵 보복의 위협을 통해)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나 다른 형태의 공격을 감행하지 않도록 하여, ‘상대방의 공격을 억제’하는 중요한 외교 및 군사적 전략이다.



어떤 국가들이 핵무기(l'arme nucléaire)를 보유하고 있을까? 

1945년 두 차례의 핵무기 사용 이후, 핵무기는 실제로 사용되지 않으면서도 억제 수단(outil de dissuasion)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어떤 국가들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까?


"핵무기는 억제력 무기(arme dissuasive)이며,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무기가 아니다." 이 발언은 2022년 당시 프랑스 국방부 장관이었던 플로랑스 파를리(Florence Parly)가 한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 국제적인 동맹과 갈등이 복잡하게 얽힌 긴장된 상황 속에서 이 문제는 여전히 논의되고 있다. 특히 지난 2 월 2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유럽을 보호하는 "핵우산(parapluie nucléaire)"**의 지속 가능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를 상대하는데 있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은 러시아를 비롯한 잠재적 위협에 직면해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논리다.


**핵우산(parapluie nucléaire)이란, 핵 보유국이 핵 공격으로부터 동맹국들을 보호해주는 군사 전략을 말한다. 유럽은 그동안 나토 틀안에서 사실상 미국의 핵우산으로 보호받았다. 르 피가로에 따르면 현재 나토의 유럽 5개 회원국(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 내 6개 나토 기지엔 약 100기의 미국 전술핵무기가 배치돼 있으며 최종 사용 권한은 미국에 있다. 때문에, 만에 하나 미국이 나토에서 빠져나갈 경우, 사라지게 될 ‘핵우산’을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두 나라가 미국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영국·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 숫자는 약 400개로, 러시아(1700여 개)에 현격히 못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outine)이 이끄는 러시아는 핵무기를 보유한 9개국 중 하나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누구도 우리나라(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파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과, 모든 잠재적 공격자에게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 세계에 약 13,000개의 핵폭탄 존재 

핵무기는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초강력 폭탄으로, 매우 먼 거리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최초의 핵무기 사용은 1945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Hiroshima)에 투하한 원자폭탄이었다. 이어서 나가사키(Nagasaki)에도 두 번째 폭탄이 떨어졌다. 이 두 차례의 핵 공격으로 3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고, 동시에 ‘핵 시대(Âge nucléaire)’의 서막을 열었다.


1945년부터 1964년까지, 핵무기의 확산과 규제

1945년부터 1964년 사이, 다섯 개 국가가 점점 더 강력한 핵폭탄을 개발하여 다른 국가들의 공격을 억제하려 했다. 하지만 핵무기의 위험성이 인류 전체에 너무나 치명적이었기 때문에, 1968년 거의 모든 국가가 국제적인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체결하였다. 이 조약은 서명한 국가들이 더 이상 핵무기를 보유, 개발을 하지 않으며, 제3국의 핵 개발을 지원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현재, 전 세계 핵탄두(핵탄의 수)는 약 13,000개로 추정되며, 이는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와 미국 과학자 연맹(FAS)의 2024년 자료에 기반한 핵무기 보유국과 그 보유량이다.


핵무기(arme nucléaire)를 보유한 9개국 및 핵탄두 개수(2024년 기준)

러시아 – 5,580개/ 미국 – 5,044개/ 중국 – 500개/ 프랑스 – 290개/ 영국 – 225개/  파키스탄 – 170개/ 인도 – 170개/ 이스라엘 – 90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음)/북한 – 50개 (추정치)


***1968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체결되었을 당시,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는 5개국에 불과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북한은 이 조약에 서명하지 않았고, 그 이후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또한, 다른 나라들은 핵동맹에 속해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일부 회원국들이 그렇다.


유럽 정상들, 유럽 재무장(再武裝) 시급, 프랑스의 ‘핵우산론’엔 이견

미국이 러시아와 화해하고 우크라이나와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려는 듯한 상황에서 유럽연합(EU) 정상들이 6일(현지시간) '재무장(再武裝)'에 의견을 모았다. 미 행정부는 유럽에 안보를 자체 해결하라고 압박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도 유럽을 사실상 배제하려는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EU 집행위원장은 ”각국 정상들에게 유럽 방위를 위해 약 8,000억 유로(1,229조 원)를 마련하는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을 제안했다“고 4일(현지 시각)에 이어, 6일(현지 시각) 언론 앞에서 거듭 밝혔다.


하지만, 유럽연합 내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억제력이 될 수 있다’며 옹호하는 쪽과 ‘이런 논의 자체가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발을 빼게 할 수 있다’는 의견이 통일되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유럽 재무장론'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 퇴임 예정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관련 질문에 "유럽은 (안보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는 ‘유럽 자체적인 논의가 미국의 유럽 안보 '퇴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친러시아 성향인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단호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 


현재, 나토 핵 공유 체제에 따라 5개 회원국(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튀르키예)에 미국 전술핵무기가 배치돼 있으며, 최종 사용 권한은 미국에 있다. 프랑스는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영국과는 달리 나토 측에 핵무기 접근권을 허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핵 방위 체계를 운용 중이다.


프랑스 내부의 정치적 반발  

한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은 "프랑스 핵전력은 국익을 위해 전용되어야 한다"며, 동맹국 지원 확대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027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여당의 지지율이 32%로 하락한 상황에서, 마크롱의 유럽주의 정책이 국내 정치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 역시 대두된다. 또한, 핵우산 확장에 따른 연간 45억 유로의 추가 방위비 증액과 이를 세금 인상 없이 조달해야 하는 등의 현실적인 난제가 산적해 있다.   


<현 경 기자 dongsimjeong@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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