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비평가 프랑수와즈 모낭과 권순철 화백의 만남 -2024 소나무 예술가협회 정기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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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파리 3구에 위치한 Espace 24 Beaubourg에서 소나무 예술가협회(회장 박수환) 정기전이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는 소나무협회 작가들 50여명이 참여해서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쟝르의 작품을 선보였다.
1992년 설립된 파리 소나무 예술가협회 (L'Association des Artistes SONAMOU)는 30여 년간 한국 예술의 세계화와 문화 교류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권순철, 이 배, 정재규, 곽수영 등 창립 멤버들을 포함한 현재 65명의 작가들은 회화, 조각, 사진, 설 치, 비디오, 도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정기전의 제목은 <보이는 것, 그 너머에 (Au-Delà du Visible)> 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시대에 살면서, 물질만능주의와 시각 중심의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을 간과하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맥락 속에서 가시성의 경계를 탐험하고, 비가시적 차원의 예술적 표현을 모색하는 전시라고 소나무 협회는 전해왔다.
1992년 파리 외곽 이씨레물리노의 Espace Artsenal SONAMOU에서 시작된 소나무 협회의 예술적 여정이 2024년 현재까지 이어지는 한-불 문화교류의 역사성을 담고 있다.
전시 끝 무렵에, 소나무 예술가협회를 공동 창립자이자 초대 회장을 지낸 권순철 화백과 협회 창립부터 함께 했던 프랑소와즈 모낭(Françoise Monnin) 비평가를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모낭 비평가는 한국의 미술에 대한 기사가 4페이지에 걸쳐 게재된 프랑스 예술 신문을 가지고 와서 작가들에 게 보여주면서 소나무협회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화가 난다며 농담을 건넨다.
2024 소나무 예술가협회 정기전에서
권순철 화백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프랑수와즈 모낭과 권순철 화백
소나무 협회의 뿌리이자,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은 작가에게 직접 혹은 진영선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했다.
권순철 화백은 1992년 이배, 정재규, 곽수영 작가와 함께 소나무 예술가협회를 창립했고,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30여 년간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권순철 화백은 두터운 마티에르, 거친 붓터치, 강렬한 색상들로 얼 굴, 넋, 산 등을 표현했다.
권순철 화백, 전쟁 반대의 메시지 담은 작품 전시 작가는 작품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표현하고, 그 작품은 시대를 반영한다. 권순철 화백은 때때로 철조망 같은 요소들을 사용함으로써 역사의 비극을 강조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소식들이 연일 미디어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 권순철 화백은 특유의 두터운 마티에르와 거친 붓터치로 전쟁을 반대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화폭의 한 부분에 는 전쟁의 상흔 같은 붉은 색이 거칠게 흩어 져 있었다.
오랜 시간 서울에 머물다가 이번에 파리에 와서 작업한 작품이라고 권 화백은 이야기 하면서 반전 메시지임을 밝혔다.
프랑수와즈 모낭(Françoise Monnin)은 역사가, 미술사가이자 예술잡지 "artension" 의 편집장이다. 1992년 소나무 협회에서 발행한 첫번 째 도록의 공동 저자로 참여하는 등 소나무 협회와는 오랜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 작품들 감상을 끝낸 프랑수와즈 모낭과 함께 소나무협회와 권순철 화백과의 인연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32년을 거슬러 올라간 소나무 협회와 모낭 비평가의 인연
프랑수와즈 모낭과 재불 한인 작가들과의 인연은 32년이 되었다. 모낭은 소나무 협회가 창립이 되고 첫 도록 작업에 8명의 기자 및 비평가들과 함께 참여했다.
당시 53명(절반은 한인작가, 나머지는 다른나라 작가)의 작가 작품을 다루었는데, 이름은 적지 않은 채 작가들의 작품 사진을 놓고 비평가들이 글을 쓰고 싶은 작가 5명씩 선택하는 시간이었다.
모낭 비평가가 선택한 5명의 작가들 중 권 순철 화백이 있었다고 회상한다. 권 화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바로 권 화백 작품을 선택했다고 하면서, 어떤 강함과 비극성, 특별한 빛이 느껴져서 끌렸다고 한다. 지난 32년 동안 권순철 화백과 프랑수와즈 모낭의 관계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2024 소나무 예술가협회 정기전에서
이를 두고 모낭은 권 화백은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고 하면서 웃는다. 권 화백은 전시가 있을 때 마다 모낭에게 연락해서 오라고 했고, 작가들을 만나고 그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덕분에 곽수영, 문창돈 작가를 알게 되었고, 2000 년대 초반에는 파리 몽파르나스 미 술관에서 한인 작 가들 전시를 기획 했으며, 같은 전시를 서울에서 개최했다고 전했다. 또한 프랑스 북동부 로렌 (Lorraine) 지역의 바르르뒥(Bar le duc)에서 한 인 작가들 전시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그 지역은 프랑수와즈 모낭의 고향이다.
재불 한인 작가들에게 대한 예술 비평 글을 자주 다루냐는 질문에서는 가끔씩 글을 적기는 한다고 답하면서, 특히 소나무 예술가 협회에 대한 글은 많이 적었다고 밝혔다. 작년에 소나무협회 도록이 발간이 되면서, 청년작가인 임지윤 작가에 대한 글을 쓰면서 모낭이 편집장으로 있는 예술잡지, 아르탕시 옹(Artension)에 게재했다고 한다.
그는 글쓰기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권순철 화백이라고 한다. 모낭은 30여 년 전부터 2년마다 만나 권 화백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그럼 모낭은 권 화백 작품의 변화를 30여 년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권순철 화백의 작품 변화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에 모낭은 동양의 깊이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면서, 물질을 사용해 정신을 표현하는데 매우 독특하다고 한다.
모낭은 권 화백이 처음에는 표현주의자라고 생각했지만, 이 같은 서구적 용어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하면서, 훨씬 더 미묘하고 영적이라고 했다. 그 점이 모낭이 권 화백 작품 에 흥미를 가진 이유라고 한다. 권 화백의 작품은 예전에 비해 천상으로(Celeste) 향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세잔과 권순철 "같은 산, 다른 기운의 작품"
또한 모낭은 한국에 가서, 권순철 화백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마산을 보고는 작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산과의 대화로 표현한 권 화백의 산은 남불의 생 빅투와르 산을 그린 세잔과는 다르다고 한다. 이를 모낭은 동서양의 차이로 해석하면서, 전혀 다른 기운이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한다.
세잔은 자신의 독특한 기법으로 산을 표현한 것에 비해 권순철 화백은 살아있는 산을 표현한 것으로 구분했다.
한인 작가들의 특별한 점에 대한 질문에, 보통 서양 작가들은 회화, 조각들만 전시를 하곤 하는데, 특히 젊은 한인 작가들이 프랑스에 도착하면 바로 현대적인 것을 시도해 본다고 하면서, 사진, 비디오, 설치 등 어떤 쟝르를 택하던 완벽한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노력과 정성이 깃든 작품을 보면 관객들은 존중 받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고 하면서, 거기에 독창성과 시적인 감성이 더해지면 좋지만 모든 면을 완벽하게 갖추기는 어렵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소나무협회 정기전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작년과 마찬가지로 작품 설치면에서는 아주 논리적이고, 잘 정리되어 있다고 평가하면서, 마치 작품 속에서 즐겁게 수영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소나무 협회의 전시 때 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예전부터 알던 작가가 그 사이 무언가를 깨닫고 발전된 작품을 전시한 것을 보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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