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는 가해자의 몫"- 마장(Mazan) 성폭행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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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펠리코의 남편에게 법정 최고 형량인 20년 구형
11월 26일, 지난 화요일 재판에서 나오면서
사람들의 박수에 인사하고 있는 지젤 펠리코 사진: 르 파리지앵(Le Parisien)
‘수치는 가해자의 몫’이라는 글귀를 만들어 낸, 마장(Mazan) 성폭행 사건 재판이 지난 주에 있었다.
51명의 피고인에게 4년에서 20년형의 구형이 내려졌다. 보크뤼즈(Vaucluse) 형사법원(Avignon,아비뇽)에서 진행 중인 성폭력 피해자 지젤 펠리코(Gisèle Pelicot) 사건과 관련해 지난 월요일(25일 현지 시각) 오전부터 시작된 재판은 수요일 오전 마무리 되었다.
공소 측 대표 중 한 명인 로르 샤보(Laure Chabaud) 검사는 “이번 판결로 인해 ‘평범한 강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확해질 것이다. ‘우발적이거나 의도치 않은 강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밝혀질 것이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지젤 펠리코에게서 ‘도난당한 인간성’을 일부 되찾아줄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또, “이 평결로 이 나라의 여성들에게는 강간을 겪는 것이 숙명이 아니라는 것을, 남성들에게 역시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이 숙명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게 될 것이다.
재판부의 판단은 우리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지침이 될 것이며, 변화는 교육을 통해 시작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월요일 재판을 시작하면서, 검찰 대표는 "피해자인 지젤 펠리코(Gisèle Pelicot)의 동의가 없었다(l’absence de consentement)는 점은 피고인들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엄중하게 경고했다.
검찰은 지젤 펠리코(Gisèle Pelicot)에 대한 성추행 혐의만으로 기소된 69세의 남성 조셉(Joseph C. 69세)에게는 최소형인 4년을 구형했고, 그의 전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 (Dominique Pelicot)에게는 법정 최대형인 20년이 구형되었다. 이들 피고 중 가장 높은 18년 형량을 받은 사람은 피해자의 집을 6번이나 방문해 성폭행을 저질렀다.
프랑스 평균 성폭행 처벌보다 엄중한 구형
이 형량은 2022년 프랑스에서의 평균 성폭행 처벌에 대한 형 량인 11.1년보다 상당히 엄중하게 처벌된 것으로 평가된다. ‘피해자의 동의가 없었다’는 점이 검찰의 주요 주장이다.
검찰은 "2024년 현 시대에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동의한 것이다'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지젤 펠리코 « 묵시적 동의 » (피해자의 침묵을 동의로 간주하는 것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음)나 ‘남편을 통한 « 대리 동의 »라는 변명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그는 피해자인 아내에게 항불안제(진정제) 를 투여하여 무력화한 뒤, 인터넷을 통해 모집한 생면부지의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가하게 한 주범이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형량은 10년에서 18년 사이로 구형되었다. 조셉 C.와 도미니크 펠리코 외에도 검찰은 11명의 피고에 대해 10년, 2명에 대해 11년, 13명에 대해 12년, 6명에 대해 13년, 6명에 대해 14년, 3명에 대해 15년, 4명에 대해 16 년, 3명에 대해 17년, 그리고 마지막 1명에게 18년형이 구형됐다.
«남성과 여성 사이의 관계 근본적인 변화» 필요
장 프랑수아 마예 부장 검사는 이 재판에서 "이번 사건의 '쟁점'은 단순히 형량에 그치지 않고, 남성과 여성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발언했다.
르 피가로 등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수요일 오전 10시경(현지 시각) 검찰의 구형이 내려진 이후, 재판은 오후까지 중단됐다. 이어서 도미니크 펠리코의 변호인 베아트리스 자바로(Béatrice Zavarro)의 첫 번째 변론이 시작되었다. 이번 재판에서 별도로 기소된 63세의 장 피에르 M.에 대한 변론도 연이어졌다.
장 피에르 M.은 51명의 피고 중 유일하게 지젤 펠리코에 대한 성폭행 혐의는 없지만, 자신의 멘토(Dominique Pelicot)와 함께 자신의 아내를 동일한 방식인 약물을 이용해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검찰은 그에게 17년형을 구형했다. 변호인들의 변론은 12월 13일까지 계속되며, 판결은 12월 20일까지 내려질 예정이다.
“나는 남편이 강간범이 아니라고 말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강간범의 모습은 우리가 늦은 밤 주차장에서
마주칠 수 있는 그런 강간범이 아니다.”
– 지젤 펠리코(Gisèle Pelicot)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요청하면 비공개 재판이 가능하다는 규정에 따라 한때 비공개 재판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지젤 펠리코는 “수치심이 가해자들에게로 옮겨가야 한다”고 말하며 공개 재판을 선택했다. 이 결정은 법정 내에서 즉각 큰 동요를 일으켰다. 지난 4개월간의 재판 동안, 강간이 발생했음을 입증하는 사진과 영상이 필연적으로 공개 되었기 때문이다. 공소 측은 이러한 공개가 "위험할 수 있다" 고 주장하며 사람들의 존엄성을 언급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쇼처럼 변할 위험"을 우려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인 지젤 펠리코 자신이 비공개 재판을 반대했기 때문에 비공개 재판 요청을 기각했다. 재판이 시작된 이후, 아비뇽 사법재판소는 미디어의 중심지가 되었다.
날마다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이 이 도시에 몰려들었다. 일부는 워싱턴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으며, 다른 이들은 통역사를 대동하고 언론 공간을 차지한다. 점점 늘어나는 대중은 중계실의 좌석에 빼곡히 자리 잡았다. 학생들부터 은퇴자들까지, 모두가 이제는 역사적인 이 재판을 지켜 보길 원하기 때문이다. 재판 초기 8주 동안의 논의는 성폭력 문제를 조명하며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인식을 촉진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All Men”이라는 구호에 대한 반응으로 #NotAllMen이 등장했지만, 지젤 펠리코의 발언이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증언을 위해 출석한 피고들의 배우자들은, 한때 자신의 남편을 “정말 멋진 남자”라고 묘사했다. 이에 지젤 펠리코는 "남편이 강간범이 아니라고 말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강간범의 모습은 우리가 늦은 밤 주차장에서 마주칠 법한 그런 강간범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26세에서 71세 사이인 50여명의 피고들은 간호사, 소방관, 기자, 은퇴자, 노동자, 또는 가장들이다. 이 사건을 확대해 살펴 보면, 강간범의 전형적인 프로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은 누구든 될 수 있다 는 현실을 반영한다.
성폭력은 단순한 성관계가 아닌 권력과 지배의 행위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법정에서 강간을 "성관계 장면"으로 간주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피해자의 성생활을 캐묻고, 피해자의 사적인 사진을 공개하며, "당신이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는 노출증적 성향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일도 빈번하다.
강간은 권력과 지배의 행위이지, 성적 표현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를 이런 방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피해자 탓하기의 일환이며, 범죄에 대한 진정한 책임과 본질을 흐리는 행위다.
다시 말해, 자유롭고 자발적인 성생활이 어떻게 강간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은 즉, 지적, 법적 관점 모두에서 의문을 제기한다. 강간은 피해자의 동의가 명백히 결여된 폭력적 행위다. 피해자의 합의된 성적 자유가 강간을 정당화하거나 이해시키는 논리로 사용될 수는 없다. 이는 결국 강간을 바라보는 관점의 왜곡을 드러내며, 근본적으로 강간과 성적 자유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임을 상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보클뤼즈 형사법정에서 검찰은 "전체 영상, 정확히 말하자면 모든 영상에서, 이 남성들은 [그] 여성이 의식이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젤 펠리코가 약물로 의식이 없는 상태일 때, 이 남성들이 그녀의 침실에 들어가면서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고,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들 중 일부는 도미니크 펠리코의 지시를 따라 자신들의 아내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했으며, 도미니크는 그들에게 진정제를 제공했다.
2023년 5월, 지젤 펠리코의 딸인 카롤린느 다리앙(Caroline Darian)은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공공 보건 관계자들의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M’endors pas"라는 단체를 창립했다. 지젤 펠리코는 "비공개 재판을 포기한 이유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하며, 지난 10월 23 일 "이건 용기가 아니라, 이 사회를 발전시키려는 결단력이다."라고 덧붙였다.
<파리광장/ 현 경(HK) dongsim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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