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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한국 웹툰을 프랑스에 알리고 있는 청년, 김형래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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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리광장편집부 작성일 23-01-10 07:47 조회 4,20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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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Lille에 거점을 두고 있는 유럽 최초 웹툰 플랫폼 델리툰에서 


6bea52eb113a68eb7f1f5199b274ac8c_1673304186_9586.jpg              김형래 씨       

                                                   

2016 1월 세계적인 만화 축제인 프랑스 앙굴렘 페스티벌에서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한국 웹툰 전시가 기획되었다. 특히 1 29()에는 프랑스 웹툰 플랫폼 업체인 델리툰(Delitoon)과 함께 ‘한국 웹툰의 날’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이날을 계기로 웹툰 플랫폼 ‘탑툰’의 자회사인 ‘다우기술’과 프랑스 ‘델리툰’ 간 투자 조인식이 체결되어 한국과 프랑스 웹툰에 민간 투자 확대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로부터 5개월뒤 프랑스 북부 도시, 릴에 있는 델리툰을 찾았다.

한국 웹툰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한 델리툰 회사에는 한국인 청년이 있었다. 출판 만화와 일본 망가가 대세인 프랑스에서 과감히 한국 웹툰을 알리고 있는 청년, 김형래 씨(23).

파리 도핀 대학 경영학 석사 과정에 있는 그가 일하고 있는 곳은 한국 웹툰에서 영감을 받아, 프랑스에 웹툰 사이트인 델리툰을 2011년 창설해서 운영해오고 있는 디디에 보르그 씨의 회사다. 델리툰은 지난해 12월 한국의 다우기술과 프랑스 북부 릴에 위치한 인큐베이터의 투자를 받았고, 현재 델리툰에서 한국 웹툰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 웹툰의 94%가 한국 웹툰이라고 한다.

인터넷 시대를 넘어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지금 웹툰은 또다른 만화의 한 쟝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델리툰 사장, 디디에 보르그 씨와 야심찬 청년, 김형래 씨를 만나기 위해 릴로 향했다. 노동법 개정 반대로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그들을 만나기 위해 몸을 싣은 TGV는 아무 문제 없이 릴로 데려다 주었다.

웃을때 양볼에 보조개 우물이 깊이 패이는 귀여운 인상의 김형래 씨는 한눈에 박학다식한 청년이라는 것을 감지할수 있었고, 델리툰 사장, 디디에 씨는 프랑스의 유명한 카스테르만(Casterman) 출판사에서 오랫동안 편집장을 지닌 경험있는 이답게 진중한 모습이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디디에 씨는 파업으로 인해 오는데 불편하지 않았냐면서 인사를 하고는, 날씨가 좋아 테라스로 가자고 했다. 먼저 프랑스 웹툰, 델리툰의 사장인 디디에 씨와 몇마디 나누었다.


한국 언론에 나온 디디에 씨 기사들을 읽어보았어요. 델리툰, 그러니깐 프랑스에서 웹툰을 시작한게 한국 웹툰에서 영감을 받아서였다고요 ?

디디에 보르그 : 원래 저는 만화 출판사 편집장이었어요. 그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었죠. 10년동안 만화를 출판했어요. 그전에 티비, 음악, 영화쪽에서 일하면서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았어요. 그러면서 어떻게 만화가 첨단 기술과 함께 변화할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죠.  그것을 찾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녔어요. 일본과 미국에도 갔었는데, 그러다가 한국 웹툰 이야기를 듣고 가보게 되었어요. 그건 나에게는 혁명이었어요. 왜냐하면 한국 웹툰에서 창의성속에서 역동성, 그리고 첨단기술속에서 재능적인 면을 발견했거든요. 시대와 완전히 맞다고 생각했어요. 영감을 이야기했는데, 한국 웹툰에서 강하게 받은거죠.


프랑스는 아직은 출판 만화가 대세이지 않습니까 ? 웹툰이 발전할수 있다고 보는지요 ?

디디에 보르그 : 프랑스의 출판 만화 애독자들은 이중의 기쁨을 가지고 있어요. 읽고, 그리고 책장에 좋은 물건처럼 간직하는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웹툰은 같은 차원의 독자들에게 어필하기는 힘들다고 봐요. 웹툰은 다른 독자들을 향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젊은이들, 그리고 첨단 기술, 즉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겠죠. 그렇다고 출판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젊은이가 아니고 첨단 기술을 모른다고는 할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쪽으로 좀더 열려있는 이들에게, 즉 다른 차원의 독자들에게 웹툰이 다가갈수 있다고 봅니다.  


프랑스 청소년들에게는 아직도 망가가 유행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델리툰이 망가를 잠식할수 있다고 보세요 ?

디디에 보르그 : 그건 나의 신념이에요.(웃음) 그것을 두가지로 나누어볼수 있어요. 웹툰은 어디서든지 핸드폰으로 볼수 있어요. 그것만해도 국경을 불문하고 충분히 세계화 될수 있어요. 그렇기에 모든 것을 초월할수 있다고 봐요. 그다음 나라마다 문화 차이는 있죠. 그리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요, 이런 것들을 어우러질수 있게 하는게 웹툰이라고 봅니다. 웹툰이 망가를 따라잡을수 있는지 아닌지 보다는 웹툰 자체가 다른 문화들을 아우르면서 세계화가 될수 있다고 봅니다.  


두분(디디에 보르그와 김형래)은 어떻게 알게 되었어요 ?

디디에 보르그 : 수년전부터 웹툰 일을 해왔는데요, 웹툰이 한국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한국과 소통을 해야되는데, 한국말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고요, 한국어 공부를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한국과 일하는데 의사소통이 필요했어요. 한 에이전시와 일하면서 번역 작업 등을 하고는 했는데 한계가 있었어요. 웹툰에 대해 잘아는 한국 사람이 필요했죠. 인터넷을 통해서 찾았어요. 형래를 만나기까지 수년을 기다린거에요. 한국어와 불어를 완벽하게 구사할수 있고, 웹툰을 잘아는 이가 바로 형래였어요. 처음에는 번역만 부탁을 했는데, 알고보니 웹툰에 대해 잘알고 있었어요. 주저하지 않고 바로 나와 일해보자고 했죠. 우리는 서로 찾고 있던 사람들이었어요.


델리툰에서 한국 웹툰의 반응은 어떤가요 ?

디디에 보르그 : 괜찮아요. 이제 시작인데요.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웹툰이라, 이런게 있다는 것을 아는, 즉 발견 단계입니다. 델리툰 사이트를 100% 스마트폰으로 접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기분 좋은 발견이었어요. 그래서 앱 버전을 만들었죠. 6월 중순즈음에 앱 버전이 나갈겁니다.

잠시 인터뷰와 사진 촬영에 응해준 디디에 사장은 사무실로 들어가고 김형래 씨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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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툰 사장, 디디에 보르그 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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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부 도시, 릴에 있는 델리툰 사무실에서

 


본인 소개 좀 해주세요

저는 만6살 때 부모님을 따라 프랑스에 오게 되었어요. 그이후로 프랑스에서 계속 학교를 다녔고요. 지금 석사 과정중에 있는데요, 내년에 마칠겁니다. 마케팅과 경영학 공부를 했어요.


어떻게 웹툰 일을 하게 되었나요 ?

예전부터 한국을 어떻게 프랑스에 알릴수 있을까 생각을 해왔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에 프랑스 문화속에 들어가려면 책 혹은 만화 같이 읽을수 있는 것이겠더라고요. 지금 프랑스 만화 시장은 일본의 망가가 반을 차지하고 있어요. 망가가 프랑스로 들어온게 20년전인데요. 그전에 일본 만화를 보던 사람들이 지금 망가를 보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 한국 만화가 충분히 영향력이 있는데 어떻게 프랑스에 들어올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웹툰이 제일 좋을것 같더라고요인터넷 속도가 빨라지고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는 등, 첨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웹툰이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 5, 6년전부터 어떠한 방법으로 이것을 들여올까 생각을 해봤는데요, 그때가 대학 들어갔을때였어요. 그런데 너무 이른것 같았어요. 출판 분야고, 이 부분에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저 또한 찾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디디에씨와 연결이 되면서 시작을 하게 되었어요.   


언제부터 델리툰에서 일했나요 ?

2년전에 디디에씨와 처음 접촉하게 되었는데요, 본격적으로 일하게 된건 1년쯤 되었어요. 델리툰이 투자를 받고 사업이 구체화되면서부터에요.


델리툰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

한국의 파트너 회사들과의 관계를 조율하고 있고요, 번역, 식자 작업을 총괄하고 있어요.


번역은 한국인이 하는건가요 ?

번역이 민감한 부분인데요, 한국 것을 프랑스로 들여올때는 프랑스 사람이 하는게 좋고요, 반대로 프랑스 것이 한국쪽으로 갈때는 한국 사람이 번역하는게 좋아요.


그럼 프랑스 사람이 한국 웹툰을 불어로 번역을 하는거겠네요. 프랑스 정서와 맞기 때문인가요 ?

만화는 기본적으로 대화의 연속이쟎아요. 그러니까 프랑스 사람들이 평상시에 하는 말을 살려야 돼요. 한국인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어릴때부터 만화를 좋아했나요 ?

프랑스에 있다 보니 전통적인 한국 종이 만화는 접하지는 못했고요. 인터넷으로 웹툰을 봤어요. 그사이 웹툰만 400여 작품을 읽었어요. 방학때 밤을 새고 읽곤 했어요. 작품 선정에 관여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특히 중요했던 것 같아요. 스펙트럼을 넓게 보고 상업성이 됐던, 작품성이 됐던, 그것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델리툰에서 서비스하는 웹툰의 94%가 한국 것이라면서요 ?

. 한 작품 빼고 모두 한국 웹툰이에요. 한국쪽에서 작품 리스트를 보내줘요. 그래서 그것을 보고 상의해서 선정하죠. 프랑스인들 기호에 맞추어야 하니깐, 줄거리와 함께 시각적인 효과도 보는거죠.


이 일을 하면서 느낀 보람이라면요 ?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한국 협력사와 만나면서 많이 배웠고요. 무엇보다 한국 웹툰을 프랑스에 알리고 있다는데에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웹툰은 줄거리가 있쟎아요. 이것을 통해 단순히 만화만 알리는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미생> 같은 작품만 봐도 한국의 사회 생활 특히 회사 생활이 어떤지, 젊은이들의 생활이 어떤지 볼수 있는거고요. 학원물은 한국의 학교 생활에 대해 알릴수 있는거고요, 또한 <식객>을 통해 한국 음식에 대해 알릴수 있는거죠. 만화가 하나의 매개체가 되어, 전반적인 한국 문화를 알릴수 있어요.


웹툰 일하면서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희 작품중에 <보통남자> (M. Tout-le-monde)라는게 있는데요.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요. 한국의 보통 남자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프랑스 남자들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결혼생활, 연애, 회사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난 일화들을 엮어낸 작품인데,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문화적인 차이가 있을것 같은데, 이런 접합점들도 있더라고요 (웃음)


한국 웹툰, K툰이 제 2의 한류가 될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2의 한류보다는 그냥 한류에 들어간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만화라는 가벼운 쟝르를 통해 한국 문화를 프랑스 사람들에게 좀 더 깊이있게 다가갈수 있다고 봐요.


조금전 <보통남자> 이야기를 프랑스인들도 공감했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프랑스의 정서와 취향이 다르기에 작품 선정하는데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보통남자>는 아주 한국적이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다만, 한국의 역사를 다루는 사극은 힘들겠죠.

사극은 역사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만화로 설명을 하려면 길어지고, 따로 설명을 해야하거든요. 그런 부분에는 델리툰이 좀 더 발전을 하게 되면, 프랑스 독자들이 한국 만화나 문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들여올수 있는거고요. 지금으로서는 공감할수 있는 것들을 들여오고 있어요. 프랑스가 좋은게 문화에 대해서 많이 열려있어요.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어요. 일단 한번 해보고 마음에 안들면 그만두는거지, 시도는 꼭 해보거든요. 일단 일본 망가를 받아들인거 보면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고 보면 돼요.


델리툰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는데요. 인기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게 다 한국 웹툰이겠네요.

지금 <자이언트> (Giant) <살아있다> (Alive)가 프랑스인들에게 인기가 있어요.  


유료와 무료가 있더라고요. 저도 그렇지만 웹툰을 돈을 내고 본다는게 잘 인식이 되지 않아요.

아무래도 유료가 작품성이 있죠. 책은 사잖아요. 그런데 왜 웹툰은 무료로만 생각을 하는지웹툰 작품 뒤에는 여러 사람들의 노동이 있고프랑스 사람들은 좋아하면 사거든요. 한국인과 프랑스인들의 인식의 차이 같아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

한국에서 만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프랑스에서는 만화를 9번째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예술로 보기에 창작자들도 돕고,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요. 앙굴렘 국제 만화 축제만 봐도 알수 있죠. 세계에서 제일 큰 만화 페스티벌이에요. 거기는 주로 출판 만화쪽이기는 하지만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

델리툰의 발전을 위해 계속 일할거고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웹툰의 장점이 그것으로 여러가지를 파생시킬수 있다는거에요. 캐릭터 사업을 할수 있고요, 드라마나 만화 영화로도 나올수 있거든요. 강풀 작가 같은 경우는 그의 웹툰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여러편이 있죠웹툰이 원천 컨텐츠가 되어서 다른쪽으로 나갈수 있어요. 지금 델리툰 시장은 프랑스지만, 세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거든요. 그 길에 함께 할수 있으면 좋겠어요. 


<​파리광장 편집부>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3-01-20 18:13:12 인터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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