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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제주 4·3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제주 4·3 특별전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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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04-15 04:58 조회 14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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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화해에 대한 기록" 

"기록 통해 진실 마주, 기억 통해 평화로운 미래 함께 모색하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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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특별전 개막식 테이프 커팅식에서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4월 11일 오전 6시 5분(프랑스 현지시간 10일 오후 11 시 5분),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 아카이브 (Revealing Truth : Jeju 4·3 Archives)'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 승인했다. 제주 4·3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으로, 당시 인구 30만 명 중 10%에 달하는 3만여 명의 민간인이 희생되었다. 오랫동안 침묵을 강요받았던 이 비극은 제주도민들의 끈질긴 진실 규명 노력으로 2000년 특별법 제정, 2003년 한국 정부의 공식 사과, 2022년 4·3발생 74년 만에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보상이 시작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용서와 화해를 통해 폭력없이 갈등을 극 복한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등재 소식에 앞선 4월 9일부터 15일까지 제주 4·3 기록물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파리 국제 대학촌 한국관에서 개최했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와중에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 등재 소식이 있었던 것이다. 


이번 전시는 행정안전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주최하고 국가유산청이 후원했다. 제주 4·3의 유네스코 기록 유산 등재를 기념하고 전 세계인들에게 제주 4·3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전시가 열렸던 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은 2023년 9월, 제주4·3을 다룬 한강 작가의 소설『Impossibles adieux(작별하지 않는다)』의 프랑스어판 출간 기념 행사가 개최된 곳이다. "진실과 화해에 관한 기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2023년 11월 UNESCO에 제출된 1만 4,673건의 기록물 중 핵심 사료들을 선보이고 있었고, ‘기억의 시작’부터 ‘희망의 미래’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제주 4·3의 역사와 화해의 과정을 보여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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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특별전 개막식에서


4월 11일 11시(현지 시각)부터 제주 4·3 특별전 개막식이 있었다. 진명기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김창범 제주 4·3 희생자유족회 회장, 제주 4.3를 그린 단편소설 <순이삼촌>의 저자인 현기영 작가와 제주시 관계자들, 이일열 문화원장, 엄의식 시도지사협의회 프랑스 사무소 소장, 김종희 프랑스 한인회장 및 한인 대표들, 현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제주 4·3의 유네스코 기록 유산 등재 소식을 알리고 기뻐하면서 개막식을 진행했다. 


전시장에 들어가니 숙연해졌다. 현기영의 <순이삼촌>과 그 불어판 번역본, 그리고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와 그 불어판 번역본 및 제주 4·3 관련 서적들이 전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4·3의 발단, 당시 군법회의 수형인 기록과 유족들의 증언, 그리고 진실규명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과 화해의 과 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여주고 있었고, 피해자의 기록서들이 전시장 한 면을 차지하 고 있었는데, 이름은 지운 채 경황과 사연들이 적혀있었다. 전시 공간 한 켠에는 제주의 유명 관광지이자 4·3 당시 학살 현장인 “정방폭포”를 배경으로 한 이명복 작가의 “기다리며(2015)”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4·3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도록 이명복 작가의 작품을 엽서로 제작해 관람객들에게 전달했고, 제주 4·3의 상징인 동백꽃 배지와 키링을 참석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개막식은 제주특별행정국 4·3 지원과의 홍호진 과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내빈 소개를 시작으로, 진명기 행정부지사의 개회사, 현영 작가, 김창범 제주 4·3희생자유족회 회장 및 제주 4·3 관계자들의 축사가 있었고, 그리 고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영상 축하 메시지가 있었다. 또한 이일열 문화원장의 축사 및 축하 케잌 커팅, 참석자들이 함께 참여했던 카드 퍼포먼스, 강혜명 소프라노의 축하 공연, 테이프 커팅 이후 참석한 이들은 전시 관계자의 자세 한 설명과 함께 전시 관람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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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사 중인 진명기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개막식을 시작하면서 홍호진 과장은 "제주 4·3 기록물이(어제)유네스코 기록 유산으로 등재됨"을 알렸고, 이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진명기 행정부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77 년전에 발생한 7년 7개월의 기록이 이제 드디어 세계적으로 인정 받게 되었다"고 하면 서, "수십 년간 말하지 못한 진실, 기억에서 조차 지워지기를 강요당했던 그날의 기억들이 마침내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이제 제주 4·3은 과거사 해결에 선도적 모델로서 세계가 함께 해야 할 기억이 되었다"고 하면서, "제주인의 정신이 인류의 기억으로 남을수 있도록 힘써 준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했으며, "제주 4·3 국제 특별전은 기록을 통해 진실을 마주하고, 기억을 통해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시작"임을 강조하며 전시 개막을 알렸다. 


현기영 작가, "제주 4·3 보다 더 두려운 것은 인류가 제주 4·3을 망각하는 것" 

소설 <순이삼촌>을 통해 제주 4·3의 진실을 알린 현기영 작가는 축사를 통해 "제주 4·3의 기억과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의미는 인류가 제주 4·3 을 통해서 전쟁과 국가 폭력의 잔혹함을 되새기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하면서 아우슈비츠 수용소 정문에 "아우슈비츠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인류가 아우슈비츠를 망각하는 것이라는 글귀가 있다"고 하면서, 여기에 제주 4·3 을 대입해서, "제주 4·3 보다 더 두려운 것은 인류가 제주 4·3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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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 중


이날 참석한 프랑스인은 제주 4·3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는 제주 4·3은 냉전 시대에 일어난 비극이라고 하면서 본인 같은 유럽인에게는 2차 대전 이후 다른 대륙에서 일어난 전쟁의 연장선 같다고 했다. 이탈리아인인 본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대전 직후에 겪었던 비참함과 같은 비슷한 감정이 느껴져서 감동적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이 비극을 잊지 않기 위해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모든 과정들은 "필요했고,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화해를 지향하는 전시 메시지에 감동" 

이날 전시 개막식에 참석한 이근혁 역사학자는 "오랜 침묵과 망각 속에 묻혀 있던 진실이 마침내 인류의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된 이 순간을 함께 축하할 수 있어 참으로 뜻깊다" 고 하면서, "소프라노 강혜명님의 깊은 울림이 있는 공연과, 진실을 드러내되 복수나 응징이 아닌 화해를 지향하는 전시의 메시지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그는 또한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직접 고초를 겪으셨던 <순이삼촌>의 현기영 선생님을 직접 뵐 수 있었던 점 또한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고, 제주 4·3은 이념과 진영 갈등이 첨예한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도 비극을 화해와 인권의 가치로 승화한 세계적 사례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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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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