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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파리 필하모니에서 선보이는 '라벨: 볼레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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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04-08 04:10 조회 1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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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이래 가장 사랑받는 현대적 감각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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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


2024년 12월 3일부터 프랑스 현대 음악의 거장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 1937)의 대표작 '볼레로'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회가 파리 19구에 위치한 파리 필하모니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새로운 형식의 오케스트라를 창조한 혁신적인 음악가 라벨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다. 


볼레로의 기원과 라벨의 재해석 

볼레로(Boléro)는 원래 18세기 스페인에서 유래한 3박자의 느린 춤곡이다. 캐스터네트의 반주와 함께 춤추는 이 전통 춤은 한 명 또는 한 쌍의 무용수가 복잡한 발동작과 우아한 손동작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라벨은 스페인 전통 볼레로의 리듬적 특성은 유지하면서도, 곡의 구조와 악기 편성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주었다. 볼레로가 지닌 민속적 요소를 현대적 오케스트라의 언어로 번역해 낸 문화적 융합은 라벨이 바스크 지방 출신의 어머니를 통해 스페인 문화에 영 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볼레로: 모리스 라벨을 상징하는 이유 

볼레로가 라벨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단순함과 복잡함의 절묘한 균형이 만 들어내는 음악적 하모니와 형식의 기계적 정밀함에 있다. 겉보기에는 두 개의 멜로디와 스네어 드럼이 이어나가는 단순한 리듬이 반복되지만, 그 안에는 정교한 오케스트라의 문법을 구성하는 점진적인 크레셴도의 진행 이 돋보인다. 1928년 볼레로 작곡 당시 라벨은 미국 뉴욕과 뉴올리언스를 여행하며 재즈 음악에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색소폰이 볼레로에 오케스트라 악기로 편성된 것은 파격적인 일이다. 색소폰은 전통적인 클래식 오케스트라에서는 흔치 않은 악기지만, 1920년대 재즈 음악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악기이다. 라벨은 당시 미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행하던 재즈 사운드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반영해 볼레로에서 색소폰 솔로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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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반복적인 리듬 패턴과 점진적인 악기 추가 방식도 재즈적 요소로 볼 수 있다. 재즈에서는 반복적인 리듬 패턴 위에 즉흥 연주가 더해지면서 곡이 점점 고조되는 방식이 흔한데, 볼레로도 한 가지 리듬 패턴이 지속되면서 악기가 추가되고 점점 강렬해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맨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폭발하는 소리는 우리가 익숙해 하는 재즈적인 선율로, 오늘날 영화음악 OST의 오케스 트라 연주로 들릴 정도로 현대적인 감각을 선보인다. 이러한 선구적인 시도는 볼레로가 발표된지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클래식 연주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이유이기도 하다. 


볼레로는 프랑스인들이 특히 자랑스러워하는 작품으로, 형식과 구성의 차이와 반복을 통해 정확하고 절제된 프랑스적 미학과 동시에 대담한 실험 정신을 동시에 보여준다. 라벨은 이 작품을 통해 오케스트라를 하나의 거대한 음향 기계로 변화시켰으며, 볼 레로는 1920년대부터 지금까지 시대를 초월한 동시대의 음악으로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전시장에는 라벨이 실제로 살았던 몽포 르-라모리(Montfort-l'Amaury)의 집에서 가져온 다양한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라벨의 작업실에 있던 책상과 필기구, 그가 즐겨 읽던 책과 악보들은 그가 한 작업들의 영감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그가 수집한 정교한 시계 장치, 음악 상자, 퍼즐, 기계 장난감들은 그의 음악적 세계관을 형성한 중요한 요소였다. 이러한 기계적 정밀함에 대한 집착은 볼레로의 수학적으로 정확한 구조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놓치지 말아야 할 볼레로 오케스트라 영상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매 정각마다 상영되는 볼레로만을 위한 특별 오케스트라 연주 영상이다. 이 독특한 시각적 경험은 볼레로의 음악적 구조를 시각화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상법을 제시한다. 중심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스네어 드럼의 리듬과 그 주위를 맴돌면서 전체적인 구성과 각 악기들의 점진적인 하모니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은 라벨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영상에서는 오스티나토(저음의 단순한 반복적 리듬이 계속되는 부분)와 두 개의 멜로디를 연주하는 악기들의 앙상블이 붉은색과 파란색으로 구별되며, 각 악기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한다. 이번 '라벨: 볼레로' 전시는 라벨이 단순한 인상주의 작곡가가 아닌, 현대적 감각의 혁신가였음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의 기계적 정밀함에 대한 관심과 음악적 실험 정신은 프랑스 음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음악가들에게 피아노 연주, 무용, 재즈 음악식 편곡부터 살바도르 달리의 ‘라벨의 볼레로’까지 다양한 분야의 음악과 예술분야에 영감을 주고 있다. 


본 전시는 올해 6월 15일까지 파리 필하모니에서 관람할 수 있다. 



<조연화 yeonphil7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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