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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루브르 박물관의 남다른 한지 사랑, 김민중 문화재 보존 복원가에게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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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4-12-17 06:42 조회 76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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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유네스코 인류 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한지 

김민중 복원가, 파리 한지 홍보관 계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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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중 문화재 보존 복원가


2017년 루브르 박물관 작품 복원에 우리 전통 한지가 사용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전에 일본의 화지만이 복원에 사용되었던 상황에서 루브르 박물관 측이 한지를 사용하게 된 데에는 김민중 복원가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김민중 복원가는 자신의 공을 인정하기 보다는 복원실 응용연구 담당인, 아리안 드 라 샤펠(Ariane de la Chapelle)의 ‘내일을 위한 어제의 종이 Un papier d’hier pour demain’ 라는 수록지 탐방 프로젝트와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진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아리 안 드 라 샤펠의 프로젝트와, 함께 했던 동료들이 없었으면 복원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민중 복원가는 2011년부터 한지에 대한 연구를 해 왔기에 이 프로젝트가 발의가 되었을 때 아리안 드 라 샤펠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그가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 년 기한으로 이루어진 장기 프로젝트다. 


우리 전통 한지가 루브르 박물관의 복원 재료로 사용되기 시작한지가 7년이 지났고, 2026년 유네스코 인류 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상황에서 <파리광장> 은 루브르 박물관 인근에서 김민중 복원가를 만나서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서 한지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 문화 자존심 강한 루브르 가 다른 나라의 문화재를 대하는 태도, 그동안 루브르와 우리 한지장들과의 교류, 그리고 우리 한지의 우수성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민중 복원가는 공학도였다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직지 대모, 故 박병선 박사의 영향을 받아 문화재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끼고, 故 박병선 박사 타계 후 복원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까다롭고 어려운 복원학을 공부하고 보수적인 루브르 박물관 복원팀에 합류 하면서 일본 화지로 복원하지 못하는 작품을 우리 전통 한지로 복원하게 만든 인재다. 


그가 루브르 복원팀에 한지를 제안했을 때는 화지와 한지에 대한 데이터 작업과 연구와 비교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김민중 복원가는 복원과 관련해 한지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아끼는 인재라고도 할 수 있다. 


 파리 리볼리가와 센강변을 사이에 길게 늘 어져 있는 루브르 박물관을 지날 때 김민중 복원가는 한 지점을 가르키며 ‘이곳에서 복원작업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주었다. 그곳은 콩코드 광장으로 향하는 루브르 박물관 끝부분으로 햇볕이 잘 들기 때문에 복원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식 쌍발 종이와 한국식 외발 종이 

루브르 박물관 복원 재료로 일본의 화지만을 이용하다가 어떻게 우리 전통 한지를 사용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이에 김민중 복원가는 국내에서 생산되어지는 두 종류의 종이 구분이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알려준다. 


  ‘쌍발 종이’라고 일본 방식으로 만들어진 종이와 한국 고유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외발 종이’가 있다. 종이를 만들 때 쓰이는 발을 지탱하는 양옆으로 줄이 두 개라서 쌍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줄이 중간에 하나라서 외 발이라고 부른다. 그 두 종류의 종이를 아이러니하게도 똑같이 ‘한지’라고 부르기는 하는데, 제작 기법은 완전히 다르다. 


현재 국내에서는 엄연히 완벽하게 다른 두 종이를 한지라는 범주 안에 집어 넣어 부르고 있다. 우리 외발 한지는 ‘쌍발 한지’와 다르게 좌우 위아래 섬유가 섬세하게 짜여지는 반면 ‘쌍발 한지’는 위아래로 섬유가 뻗어있다. 따라서 이러한 섬유 배성이 종이의 치수안성정에 영향을 끼치면 서 복원되는 문화재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루브르는 한국 종이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면서 복원에서 ‘쌍발 한지’ 내지는 일본 종이 대신 외발 한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지 보존을 위해 루브르가 나서서 권고 

당시 5년 정도면 계승자가 없기 때문에 종이(한지) 명맥이 끊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현재 한국 서울시 산하 사단법인인 <미래에서 온 종이> 협회는 루브르의 권고로 한국에서 설립되었고, 이 협회는 비종교적 및 비정치적 단체로, 종이 계승자를 장려하고 한지 관련 컨퍼런스 및 연구, 전시를 진행하는 단체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단체의 설립 후 수 많은 한지 관련 단체들이 생겼났다. 


명맥이 끊어질 위기의 종이를 루브르 복원에 사용하면서 다시 이어지게 되었고, 한지의 우수성을 안 루브르 박물관 측에서 협회를 만들 것을 권하면서 한지 전통의 영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우리 문화재(한지)는 우수하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보존, 개발해 나가는 부분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2017년 당시 한지 관련 컨퍼런스에 루브르 박물관 관장이 본인의 회의실을 내어주었고, 2019년 한국 쪽에서 컨퍼런스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 루브르가 협회 설립을 권해 주었다고 김민중 복원가는 이야기한다. 


김민중 복원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의 친형, 김성중 씨와 함께 한국에서 가서 발품을 팔면서 좋은 뜻을 가진 인물들을 찾아 다녔다. 그렇게 지금의 <미래에서 온 종이> 협회가 한국에 설립되게 된 것이다. 


루브르가 자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재도 귀히 여기지만, 특히 루브르의 한지 사랑은 남달랐다고 한다. 까다로운 복원도 우리 한지로 가능하다는 게 알려짐으로써 프랑스 복원가들과 한지장들과의 앞으로 교류는 더욱 활발할 수 있다고 김민중 복원가는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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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해서 복원팀을 만난 김춘호 한지 전수조교.

왼쪽부터 김민중 친형인 김성중 "미래에서온종이" 협회 이사, 김민중 문화재 복원가, 로랑스 케룩스 복원실장, 아리안 드 라 샤펠 응용연구 담당, 김춘호 문경전통 한지전수조교와 그의 가족들. 장소는 루브르 박물관 그래픽 아트부서 복원실, 안드레 르 프라트 스튜디오,  故 안드레 르 프라트 (1946-2022)는 복원실 창립자로 김민중 복원가의  한지 복원을 지지해주던 인물이었다.    사진: 김민중 복원가 제공


 최근 루브르와 우리 한지장과의 교류로는 2023년 9월 문경 전통한지 대표 김춘호(경상북도 무형문화재 한지 전수조교)가 루브르 박물관 보존실을 방 문하여 납품된 한지로 보존처리한 작품을 관람하고 앞으로 계획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김춘호 대표는 2017년 11월 루브르 박물관의 초청으로 열린 국제 학술회의에서 전통한지 의 제조 과정과 우수성을 발표한 바 있다. 


한지가 루브르 박물관 복원 재료 사용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민중 복원가는 일단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이같은 관심이 한 지 계승을 결심하게 된 큰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또한 김민중 복원가는 종이가 없어지고 있는 디지털화된 시대의 종이는 공업용 종이에 국한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용도가 다르고, 한지 같은 경우는 미술품과 같은 여러 타 입의 작품에 쓰이는 것이라 부여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김 복원가는 어찌보면 현재 공업용 종이는 본래 전통 종이의 일부 가치 영역를 침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면서 한지 연구는 전통 종이의 본 가치를 되찾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었다.


  "루브르 복원 작업에 한지 사용은 아직도 꿈만 같아" 

김민중 복원가는 확신이 없었던 상태에서 한지를 루브르 측에 제안하고 복원이 되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꿈만 같다고 한다. 그는 당시 루브르에서 복원 재료로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일본 화지를 체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기에 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화지와 우리 전통 종이 비교 연구를 해 오던 참이었다. 


한지로 복원한 첫 작품이 지금 루브르에 전시되어 있는데, 막시밀리언 2세의 책상으로 리슐리외(Richelieu)관 2층에 전시되어 있다. 거기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었다: 복원 종이 선별 과정에 참여했었는데, 당시 한국에서 병역 의무 중이었다. 하지만 특별 휴가 허가를 국방부 장관에게 받아 파리 루브르에 와서 복원에 필요한 종이 선별 작업을 하고 갔다. 4일 만에 다시 한국군대로 복귀하고 몇 달이 지나 우리 한지로 막시밀리언 2 세 책상이 복원이 되었다는 사실을 내무반에서 나오는 TV 통해 알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루브르에서 일본 화지도 사용을 하지만, 한지에 대한 점유율은 점점 더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한다. 


파리에 한지 홍보관 계획 중 

김민중 복원가는 한지를 한국 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알리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프랑스 루브르를 시작으로 전세계 유수의 박물관에서 한지를 통한 복원이 가능하도록 하게 하는 역할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복원 영역뿐만이 아니고 한지의 여러가지 응용 방법들에 대해 도움을 주고, 한지의 가치를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김민중 복원가는 현재 파리 마레 지구에 한지 홍보관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한국 고 유 방식으로 제작된 외발 한지를 사람들이 만져보고 ‘이게 정말 말로만 듣던 한국 종이 한지구나’ 라고 느껴볼 수 있는 장소, 그리고 사람들이 한지를 두고 서로 교류하는 장이 되었으면 하는 의도로 현재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민중 복원가는 루브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문화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본인 나라의 것도 아닌데 한지의 정체성을 고집하는데 감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유네스코 등재와 관련해서 한지를 다른 나라 종이와 비교할 필요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 것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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